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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소니아와 나이키, 방광염 걸린 아주머니와 홈에버

다섯 살 소니아와 나이키, 방광염 걸린 아주머니와 홈에버

 

 

2002년 월드컵 열기가 한창일 때 인도의 한 소녀가 한국을 찾았다. 그녀의 이름은  소니아, 당시 15살이었다. 소니아의 어머니는 아파서 병원에 있었고 그녀는 5살 때부터 축구공 꿰매는 일을 집에서 했다. 시력이 안 좋았던 소냐는 어두운 환경에서 일을 하면서 점차 시력을 잃어 7살 때 시력을 완전히 잃었고 손의 감촉만으로 공을 꿰맸다.

 

"공부하고 싶었지만 축구공을 꿰매야했어요. 싫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

소니아는 공 한 개를 만드는데 그나마 '후하게' 임금을 받아 7루피(27센트, 약 300원, 보통은 한 개에 150원을 받는다)를 받고 하루에 두 개를 만들었다. 그녀는 이렇게 하루 종일 일해서 공 두 개를 만들지만 우유 1리터도 살 수 없는 돈이었다.

 

그녀는 증언했다.

 

 "손가락 꿰맨 고통이 지금도 있습니다. 공을 만드는 것 말고도 많은 아동들이 일하고 있다는 걸 한국인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전세계 어디에서든 아이들이 일하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것은 진실이었다. 1996년 ‘라이프 매거진’에 나이키 가죽을 꿰매고 있는 파키스탄의 어느 소년의 사진이 실리기 이전부터 펼쳐진 진실이었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새로운 진실을 발견한것마냥 경악하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스포츠 용품회사인 나이키, 운동화 한컬레 광고에 모델료만 일천만 달러 이상을 쏟아붙고 있는 나이키의 이면에는 동남아시아에서의  '아동들의 노동'이라는 추악한 이면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경악했다.

 

그러나, 당시 소니아의 한국방문은 대한민국 월드컵 광풍앞에서 그냥 스쳐지나가듯 묻혀져 갔다.

 

이마트 불매운동에 나선 시민사회단체가 '착한 소비'라 이름붙였다. 나는 그 이전에 사무실에 같이 일하고 있는 동료로부터 ‘윤리적 소비’라는 운동이 있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 그의 아내가 ‘윤리적소비’ 운동을 한다는 것이다. 커피하나를 골라도, 그 커피회사가 커피를 재배하는 농민과 노동자에 대해서 제대로 처우를 하는지를 살펴보고, 대형마트를 이용하기 보다 재래시장을 이용하고, 유전자 조작식품을 배척하고 친환경적인 음식물고 기업의 상품을 골라서 소비한다는 것이 운동의 골자였다. 

 

바퀴달린 바구니에 가득 실린 물건을 하루종일 바코드를 찍으면서, 퉁퉁 부어버린 다리의 통증 조차도 터질 것 같은 방광의 고통조차도 ‘친절한 미소’로 밖에 표현할수 없었던 이랜드 그룹 홈에버 여성 캐셔노동자들!

 

그녀들은 79만원짜리, 바코드 찍는 방광염 걸린 기계였을 뿐이다.

 

지금 장마가 그치고 나면 파란 하늘과 화사한 햇살이 우리를 휘어감겠지!

 

감히 제안한다. 나이키 운동화를 고를 때 한번쯤 소니아의 아픔을 떠올려 보시라! 바퀴달린 바구니에 물건을 가득 실을 때 한번쯤 방광염 걸린 홈에버 여성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을 떠올려 보시라!

세상이 좀더 환하게, 보다 많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퍼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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