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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학교를 마친 충북민언련회원분들께

<금속노조의 파업이 끝이났다. 그리고 신문을 보라! 지난한주 무슨일이 벌여졌는가를!>

 


언론학교가 잘 끝났다 하니 다행이군요. 그런데 불행은 한번도 회원으로서 한번도 참여하지 못했다는 것이구요. 그리고 만행은 칼럼란에 한달이상 글을 채우지 못한 저의 게으름이구요.

 

이수희 사무국장님과 다른 회원님들께 진심을 사과 드립니다.(철판을 깔고 애길 하자면 세달 육아휴직을 보내고 6월 1일 부터 복귀를 했는데 정말로 장난이 아니라는 겁니다. 장난이 아닐 정도로 바빴다는 거죠. 하필이면 비정규사업을 맡아서 복귀했는데 터지는게 온통 비정규노동자들의 아우성이였어요)

 

그래도 사과는 진심으로 해야겠지요. 죄송합니다.

 

지난 한주, 금속노동조합의 반fta 파업에 대한 언론의 보도, 아니 이것은 보도가 아니죠.

언론을 보는 것이 무섭고, 인터넷을 보는 것 자체가 공포가 될 정도의 야수의 찌라시였죠.

2006년도 3월 달에 철도노동자들이 ktx 여성 비정규노동자들의 정규직화 문제로 파업할때 였죠. 그때 아래의 글을 썻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들 언론이라고 불리워지는 자본의 찌라시들은 항상 그래왔습니다. 2003년의 파업에도, 04년의 파업에도 05년의 파업에도 작년의 파업에도 올해 금속의 파업에도 그래왔지요.

 

이를 두고 진중권씨는 찌라시들의 행태를 다음과 같이 애기합니다. (아래의 글은 레디앙, 이창우의 그림만평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 다음 -

진중권의 [미학오딧세이 3권 '가상과 현실' 매트릭스 중에 있는 귀절을 재인용해 보겠습니다.

 

"파업이 일어났다. 우리의 신문은 이를 제시하는 선험적 틀을 갖고 있다.

 

1면 톱뉴스 <노조, 파업돌입. 수출차질 우려>
사설 <불법 파업, 단호히 대처해야>
칼럼 <가뭄으로 멍든 농심 파업으로 또 멍드나>
사회면 <기업탐방, 무노조의 신화>
경제면 <노조천국, 기업이 떠나고 있다>
긴급 인터뷰 <파업왕국, 투자 매력 상실>
해외면 <중국이 쫓아온다>
특파원 기고 <영국, 노조병 어떻게 치유했나>
석학에게 듣는다 <평등의 허상>
휴지통 <화염병의 역사>
만평 <귀족이 따로있나>

세계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민언련 회원 여러분. 그리고 이수희 사무국장님.

 

하종강 선생님의 강의가 감명깊었다 하니, 위의 진중권님의 지적이 어떻게 보이시나요?

 

우리 민언련이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겠지요.

 

작년에 썻던 글을 아래에 첨부하면서, 인사와 사과를 마칩니다.

 

첨언입니다. 아래나오는 내용중 '철도노조'를 '금속노조'로, '복귀율'을 '파업참가율'로 바꾸서 읽어보세요. 그리고 조중동 메이저 지난주 신물을 펴보세요.

 

<철도파업과 언론에 대한 나의 감탄> 2006. 3. 17

철도파업이 끝났다. 그것도 그냥 끝난 것이 아니다. 조합원들은 찜질방에서 옷도 못입은채 현행범으로 연행된채, 일부는 경찰을 피해 깊은 산속에서 추위에 떠는 그 와중에 파업은 끝났다. 이뿐이랴! 대한민국 언론으로부터 온갖 비난(사실, 비난이라기보단 욕에 가까웠다.)을 덤으로 안은채 무기력하게 끝났다.

 

이번 철도 파업에도 우리나라의 위대한 언론이 보여주는 “파업보도 공식”이 여지없이 등장했다. 일명 “ 1단계 : 고립, 2단계 : 분열, 3단계 : 섬멸”이라는 3단계 보도가 여의없이 등장했다. 철도 파업과 관련해서 단계별로 보자!

 

우선 1단계인 “고립” 단계이다.

 

언론은 철도노조가 왜 파업에 들어가는지 설명 없이, 곧바로 철도파업으로 인한 국민고통만을 부각시킨다. 파업 며칠전부터 철도 파업으로 인한 운행률 예상 및 국민불편 가중보도가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파업에 돌입하자마자, 지하철 이용객들이 짐짝처런 실린 모습과 불만 섞인 인터뷰가 쏟아져 나온다. TV, 신문등 매체 구분 필요없고, 한겨레/조선일보등 수구/진보 매체 구분도 없이 완전 일색이다. 이로서 국민들은 싸늘한 시선으로 철도노조 파업을 바라본다. 하다못해 당장 철도를 이용할 일도 없는 청주의 초등학생도 철도노조를 욕하게 만들 정도다.

 

두 번째 단계인 “분열” 단계이다.

 

비난여론을 통일한 위대한 언론은 복귀율을 언급한다. 복귀율이 몇%가 넘었느니 집중보도하며 철도조합원들의 내부분열을 이용한다. 복귀를 종용하는 과정에서의 비인권적인 행위는 안중에도 없다. 복귀율의 진실성도 관심없이 오직 철도공사가 불러주는 복귀율을 부각시키며 조합원들의 내부분열을 유도한다.

마직막 단계인 “섬멸”단계다. 이제는 간단하다. “파업을 통해 무엇을 얻었나?”라는 질문을 통해 이미 고개숙인 철도노조에 다시한번 “확인사살”의 축배를 든다.

 

노동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일관되게 적대적인 논조를 일관해온 보수언론, 아니 이땅의 모든 언론은 이 전가의 3단계 보도 전술을 철도파업에 구사했고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정말로 대단한 언론이다.

 

여기서 다소 생뚱맞은 첨언 하나! 그런데 이번 철도파업엔 “귀족노조” 전략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철도노조가 파업을 하면서 내건 요구는 “비정규직 철폐”와 “철도 공공성 사수”였고, 세부내용은 “장애인,노약자등 철도 할인제 유지”,“KTX 여승무원 정규직화”등이었다. 예전 같으면 비정규직 문제 외면하는 귀족노조라고 공격할 법 했는데, 그래도 위대한 언론은 잘 참아주었다.

 

위대한 언론의 인내심에 경탄하면서, 노조에 대한 역사적 적개심의 산물인 “고립, 분열, 섬멸”의 일관된 원칙을 지켜준 위대한 언론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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