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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삭빠르게 산다는 거!
세상에는 약게 사는 사람이 가끔 있다. 아주 자그마한 것이라도 꼼꼼하게 이득이 되는 쪽으로만 살펴보고, 그것만을 추구한다. 이익이 되는 쪽으로만 가다보니, 일관성도 없고 말바꾸기도 부지기수다. 이렇게 사는 것이 궁극적으로 더 많은 실속을 챙기는지에 대해선 잘 모른다. 그런데, 어른분들 말씀 들어보면 어느정도 통하지 않았나 싶다. 나도 몇번 어른들에게 ‘너도, 약게 살아라. 니건 챙기면서 다른 사람도 챙겨야지. 그런다고 누가 알아주냐’ 하고 핀잔을 들은적이 있는걸 보면 말이다.
그런데, 가끔 이렇게 약게 산 사람들이 거꾸로 당했을 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아마도, 속으로 고소하다 싶어서 그런지 더 빠르게 입을 타고 전해지는가 싶다.
노동운동내에도 이런 사람들도 분명 있게 마련이고, 그중에서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사례가 하나 있다.
바로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신화적 존재였고, 민주노총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권용묵씨의 경우다.
그가 어느날 갑자기, DJ의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했다. 그러나 그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 절치부심하던 그는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대세론의 중심이었던 이인제후보진영에 가담했다. 사람들은 그의 정체성에 비춰의아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나, 대세론은 꺽이고 노무현 후보의 돌풍이 시작됐다. 경선은 그렇게 끝났다.
그런데, 그는 여기서 갑자기 정몽준 지지를 선언하고 그의 선거캠프로 합류했다. 이건 너무나 의외였다.
현대그룹 노동운동의 신화와 그 탄압의 중심에 선 회장님의 아들... 언제나 대립의 끝점에서 서로 마주보았던 두사람. 그러나 결과는 싱거웠다. 사상 초유의 후보단일화 여론조사 경선에서 정몽준씨가 물을 먹으면서 그렇게 끝났다. 그리고 그는 그와 동시에 떠났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화려한 변신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리고 그의 인생험로를 안주거리로 씹으면서 그의 퇴장을 지켜봤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2006년인가! 갑자기 ‘신노동연합’(뉴라이트노동연합)을 들고 나타나더니, 현대엔진 위원장 시절 자신을 해고시켰던 이명박씨의 품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 변신은 아직 결과가 나오진 않았으니 그의 약은 선택이 성공할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노동운동을 한지가 꼭 올해로 10년째다. 돌이켜보면 매번 그때마다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래도 지금이 더 힘들다. 어느것 하나 만만한 것도 없고, 생활고도 여전하다. 나이는 먹는데 이룩해놓은것도 별로 없어 초조해진다. 지은 죄가 많아서인지 전과는 늘어나고, 여차하면 징역살이를 해야할 처지다.
약게 산다는 건 뭘까!
오늘, 뉴스에 현대자동차 노조 위원장이자 민주노동당의 힘으로 울산 북구청장을 역임했던 이상범씨가 갑자기 손학규씨 품으로 들어갔다. 약삭빠르게 산다는거 그거, 본인은 좋을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 한숨만 늘리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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