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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사장님! ‘문턱없는 밥집’에서 점심한끼 드셔보세요!

하이닉스 사장님! ‘문턱없는 밥집’에서 점심한끼 드셔보세요!

이게 얼마만인가! 달빛이외엔 의지할것이 아무것도 없는 밤길을 걷는 다는 것. 어두움으로 생긴 막연한 공포는 머리속을 말끔히 비워준다. 바람이 내몸을 감싸주니 몸도 가벼워졌다. 휴가기간동안 단 하루, 저 멀리 변산 공동체 마을로 내려가 보낸 하루가 그 어떤때의 휴가보다도 깊은 휴식이었다.

공동체 마을을 갈때마다 내 마음을 사로잡는 글귀가 있다. ‘밥은 하늘입니다. 하늘을 혼자 가질수 없듯이 밥은 나누는 것입니다.’
이 글귀를 볼때마다, 내가 처한 가난조차 부끄러워 지지만 그 부끄럼보다도 더 강렬한 것은 ‘나눔의 미학’에서 나오는 감동이다.
이 글귀 하나만으로 공동체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러워 진다.

이 분들이 서울에 밥집을 냈다한다. 이름은 ‘문턱없는 밥집’. 이 ‘문턱없는 밥집’의 점심값은 단돈 천원이다. 그런데 재료값은 오천원 정도가 들어간댄다. 왜냐면 재료가 비료하나 농약하나 들어가지 않은, 오로지 농부의 땀방울만 들어간 유기농산물이기 때문이다.

밥집을 낸 취지는 ‘가난한 사람들도 몸에 좋은 유기농산물로 잘 짜여진 밥 한그릇을 나누자’는 것이다. 공동체 마을에 쓰여진 그 글귀를 실천하는 거다. 세달전에 윤구병 선생님이 이 밥집을 여시겠다고 했는데, 청주에 와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벌써 수백개의 블로그에 '문턱없는 밥집'이 담겨져있다.

사무실에 한숨이 늘어간다. 우리 사무실 사람들의 한숨소리가 아니라, 하이닉스와 매그나칩의 옛 하청 조합원들의 한숨소리다.
이들을 한숨짓게 하는 것은 나눔이라곤 눈꼽만치도 모르는 거대기업의 탐욕이다. 이 거대기업은 우리 하청노동자들에게 투쟁을 포기하는 대가로 일자리를 나누기로 약속했던 적이 있다. 복직은 아니지만 회사안의 각종소모품과 자판기 사업을 운영하게 하는 일자리를 통해서 밥을 나누기로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약속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았다한다.

그래서, 한숨을 흘린다.

하이닉스는 정말로 큰 기업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큰다한들 하늘을 혼자 가질수는 없다. 공동체 마을 사람들은 가난하다. 입는 옷도 누더기고 가구당 월 소득도 몇십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공동체 마을 사람들은 하늘을 품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한다. 그 연장선에서 착한 소비자 운동같은 것도 생겨났다. 세상은 나누고자 하는 열망이 점점 커져간다. 빈 곳간의 쌀 한톨조차 나누려는 사람들도 있고, 곡식 가득한 곳간의 자물쇠가 늘어가는 기업도 있다. 작은 사람들은 하늘을 품으려 하고, 큰 사람들은 하늘을 혼자 가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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