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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만 하는 청주대 청소 아주머니들!

울기만 하는 청주대 청소 아주머니들!

 

 

이제 내 나이도 불혹(不惑)이 저만치 앞에서,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때가 되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내가 아는게 요만큼이라도 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지난 한주도 그랬다. 장마비가 올때쯤이란 건, 일기예보를 굳이 보지 않아도 알수는 있었다 싶었는데, 난생처음 지독한 장마비를 맞고 나니 그깟 세월을 통해 얻은 직관이 있으랴 싶다.

 

정말로 지독한 장마비였다. ‘제발 짜르지만 마세요. 네! 총장님. 우리 지금까지 일 잘 해왔잖아요. 그렇게 지내면 안되나요.’ 청주대 아주머니들은 청주대 총장을 보았을 때 울었다. 노동부 관계자를 만나도 울고, 청주대학교 사무처장을 봐도 울었다. 그런데 그 눈물이 너무 굵다. 그 어떤 장마비보다 굵었다.

손에서 피가 쏟아지고서야, 아니 잔인한 세상의 기억과 잠시 이별한 후에야 울음소리를 그쳤던 분회장 아주머니. 119 구급차에 실려가고 나서야, 장마비가 그쳤음을 느끼게 해준 분회장 아주머니.

청주대학교 본관이라는 자그마한 또 하나의 우주, 또 하나의 지구속에서 난 가장 지독한 장마비를 맞으며 지난 한주를 보냈다.

 

비정규법이 뭔지도 모르고, ‘사용자성’, ‘불법파견’ 이런 딱딱한 용어는 관심도 없는 아주머니들을 앞에두고, 세상은 근엄하게 대법전을 들고 나온다. “울고 있는 아주머니의 눈물을 닦아줄라치면,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성’이 인정돼 아무것도 할수 없습니다.”라고  근엄하게 말씀하시는 청주대학교의 높으신 관계자.

 

“아주머니들, 불법파업으로 손실을 입었으니까 손해배상 청구할꺼에요.”라고 말하는, 일년동안 아무것도 한게 없이, 아주머니들의 노동의 대가에 기대어 소개비조로 기천만원을 가져갔을 법한 용역업체 사장님.

울고있는 아주머니들 사이에 갖혀 잠시동안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된 대학교 높으신 양반을 두고 “저러다가 저양반 쓰러지면 어떻게 하냐”고 아주머니들의 불법행위를 눈감을수 없다는 경찰 아저씨.

 

총장실 앞에서 울고 있는 아주머니를 끌어내려고 와서는, “여기는 우리 직장이에요. 당신들(아주머니들) 나가세요”라고 힘주어 외치는 민주노총조합원 자격의 청주대 아저씨들.

 

이쯤되면 그 어떤 수해방지대책도 무용지물이겠지. 과학기술이 발전해서 그 어떤 수리공법이 등장한다 해도 아주머니들의 눈물로 쏟아진 장마비앞에선 허접쓰레기겠지.

 

청주대 본관을 나오니, 장마비가 늘 그렇듯이 오다 마다, ‘쏟아졌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그러나, 지금도 청주대 본관 안에는 그치지 않고, 장마비가 쏟아진다. 오늘도 아주머니들은 뭐가 그리 서러운지 사람만 보면 운다. 노동부 아저씨를 봐도 울고, 청주대 높은신 아저씨를 봐도 울고, 연대온 작업복 입은 노동자를 봐도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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