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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회장 수련회에 대한 몇 가지 생각

지난 주말에는 4번째 참석하는 분회장 수련회가 있었다.

속리산 자락에 위치한 보람원수련원에서 있었는데, 초행길에

차를 몰고 가다가 경상도 상주로 넘어갈 뻔 했었다.

 

다행이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차를 멈추고 길가 조그만한 구멍가게에서

길을 물어 제대로 찾아 갈 수 있었다.

 

식사시간에 조금늦어 국 없이 밥을 먹었지만 시장이 반찬이라 잘 먹었다.

 

밥을 먹고 막 시작하려는 행사장을 둘러보고 오랜만에 만나는 전국에서 온

동지들과 인사도 나누고 행사내용도 살펴보았다.

 

그러나 행사내용은 꼭 들어야만 할 내용이 있어보이지 않아

중앙당에서 내려온 동지랑 의기투합해 술이나 몇 모금마셨다.

 

그러고 나서 다시 들어간 행사장에서는 이영희 최고가 무상교육, 무상의료에

관해 강연인지 교육인지 모를 형식으로 앞에 대형 파워포인트를 띄어 놓은 채

어두침침한 곳에서 열심히 책을 읽어내려 가며, 왜 불을 켜주지 않느냐고

연신 투덜대고 있었다.

 

저런저런, 어찌 담당 최고라는 사람이 저 모양일까?

내용을 제대로 알기는 한 건지. 한 숨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이어진 영상은 주최측이 의도한 듯한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찐빵 속 앙꼬+라면 속 계란이었다.

 

'한반도 전쟁 위기'라는 자막으로 시작하는 영상은

김정일과 부시의 얼굴이 교차되어 나타나고

한반도 전쟁을 암시하는 듯한 몇 몇 외국인사들의 인터뷰가 나오는가 싶더니

전투기 서너대가 하늘을 날아 북한의 어디인가 싶은 곳을 폭격하는 장면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되어 등장했다.

 

우와~, 이거 완전 코미디다.

 

무상교육, 무상의료가 나왔으니 다음은 사회적 빈곤문제를

이끌어 내면서 비정규직 문제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했던 나로서는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난데 없이 한반도 전쟁이라니!

 

수 십년 동안 군사독재정권과 보수우익들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써 먹던 전쟁설이 관점만 달리한 채 여전히 통용되는 현상.

이건 코미디지. 블랙코미디.

 

일반적으로 한국과 같은 분단국가에서 전쟁설이 나돌면 이익을 보는 것은

보수세력이다. 보수세력이 잘 나서가 아니라 사회구성원들이 보수화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역대 보수정권들, 군사정권들은 역 이용해 먹은 것이었다.

거꾸로 되짚어 보면 민주노동당이 전쟁설을 떠들어 대면(어떠한 이유에서건)

절대 이로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전쟁설을 떠들며 전쟁을 막아야 한다고 난리부르스를

추는 부류들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자국방위로 정당화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적들이 물고 늘어지는 것이 핵무기 보유여부인데 그걸 보유해야 한다고 하다니.

 

이번 분회장 수련회는 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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