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2일 국방부 앞, 이천시민들로 구성된 비대위가 주최한 군부대 이전 반대 집회에서 일어난 '아기돼지 능지처참' 사건과 관련하여 신문에 성명서가 발표되었다.
“돼지 능지처참 사건! 찢겨져 죽임을 당한 것은 바로 우리들의 양심과 도덕성입니다!”라는 헤드라인으로 시작되는 이 성명서는 6월 18일자 한겨레신문 여론면에 게재되었다. 성명서의 신문 게재는 188명의 시민들이 광고비 후원에 동참함으로써 이루어졌다.
그동안 동물보호단체들은 사건 직후에 관련자와 책임자들을 동물학대와 직무유기 등으로 고발하였고, 이후 돼지가 참살 당한 국방부 앞에서 천도제도 갖고, 이천시청 앞에서 위령제와 시장과의 면담 요구 및 항의시위도 가졌다.
네티즌들에 의해 책임자의 처벌촉구 등을 요구하는 카페도 두 개나 생기고 그들이 주도하는 주말 도심 서명운동도 이뤄지고 있다. 각 단체들과 카페, 포탈사이트의 인터넷 서명란 등 여기저기서 많은 서명이 이뤄지고 있어 그 수를 집계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또한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이천시 소재 시민단체와 양심적인 시민분들께 호소문도 보내고, 한나라당 소속 이규택 의원, 조병돈 이천시장, 비대위 위원장인 김태일 시의회 의장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도 하였다.
▲ 돼지들은 평생 만원버스 같은 곳에서, 혹은 몸을 일으키기도 힘든 공간에 갇혀 살다가...
ⓒ factoryfarming.com
▲ 자기들을 강제로 억압함으로써 유지되는 산업의 이권을 위한 시위에 종종 동원되어 왔다. 지난 2월 12일 한미FTA 반대 시위 현장.
ⓒ 오마이뉴스 남소연
▲ 돼지는 고기일 뿐 생명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분노의 표현을 위해 ‘찢어발기는 소품’이 될 수도 있었다...
ⓒ 다음블로그뉴스 몽구
다음은 동물보호시민단체 KARA의 운영위원인 김문수씨의 말이다.
"더 이상 동물의 고통은 고통으로 여기지 않는 생명경시 풍조가 계속 되서는 안 되며, 동물들도 우리가 바르게 관계를 맺어가야 할 지구가족의 하나라는 인식이 자라나도록 우리 모두가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낍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얇은 지갑을 털어 이렇게 성명서 게재에 동참해주신 거지요.”
이 성명서에는 ‘각계에서 뜻을 함께 하는 분들’이라 하여, 각 시민단체의 대표, 국회의원 등의 저명인사로부터 반찬가게 주방장, 전업주부, 학생에 이르기까지 각계의 다양한 시민들 64명이 서명에 참여한 수많은 시민들을 대표하여 연명하였다.
▲ 6월 18일자 한겨레신문에 실린 돼지 능지처참 규탄 성명서. (위의 이미지를 클릭하면 커다란 원본 이미지를 볼 수 있다.)
ⓒ 동물보호시민단체 KARA
다음은 성명서 전문
돼지 능지처참 사건! 찢겨져 죽임을 당한 것은 바로 우리들의 양심과 도덕성입니다!
지난 5월 22일, ‘군부대이전반대이천시비상대책위원회’는 이천시로의 군부대 이전 반대를 위한 시위에서 돼지의 사지를 밧줄로 묶어 찢어 죽이는 ‘돼지 능지처참’ 퍼포먼스를 연출하였습니다. 지자체의 수장과 국회의원, 1500여명의 시민들이 있었지만, 무고한 어린 돼지가 끌려나와 사지가 찢어지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것을 보고도 누구 하나 말리는 이가 없었습니다. 이를 접한 국민들은 물론, 국내외 여러 언론들도 경악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그간 동물들이 시위에 동원되어 이용된 사례는 이번만이 아닙니다. 낙농진흥회는 1개월 된 송아지들을 서울 도심의 혼잡한 도로에 풀어놓았으며, 전국토종닭연합회는 살아있는 닭들을 콘크리트 바닥에 마구 내동댕이쳤고, FTA 반대 시위 때는 돼지와 염소들이 혼잡한 시위대 사이로 질질 끌려 다니기도 했습니다. 또한 지난 삼일절에는 전 한국특수부대 요원들이 개의 머리 다섯 개를 가져다 입에 칼을 꽂아놓고 반일 시위를 벌이는 엽기적인 일까지 있었습니다.
축산동물은 사람들을 위해 평생 좁고 열악한 공간에 가둬키워지다가 죽습니다. 그들에게 최소한 미안한 마음이라도 갖고 고통을 줄여주려고 노력해야함에도, 집회나 시위의 도구로 이용하고 공개적으로 찢어 죽이기까지 하는 행위는 우리들 마음속의 연민과 온정을 짓밟고, 생명존중이라는 인류공통의 가치를 저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항할 수 없는 약한 생명에 대한 만행과 이에 대한 사회적 용인은 우리 사회의 폭력성 심화로 이어져 결국 나와 내 가족에게 돌아옵니다. 이러한 생명경시 풍조는 축산동물의 복지대책 수립은커녕 수백만의 동물들을 생매장해온 정부가 조장한 측면도 있다 할 것입니다.
인정과 자비로 약자를 배려하며 나아가 말 못하는 동물들의 고통까지도 보살피는 생명존중의 사회를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우리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 땅에서 다시는 이처럼 비인도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또한 음으로 만연된 동물학대의 관행이 사라지도록 국민 여러분들의 진심어린 관심과 도움을 호소합니다. 그리고 돼지 능지처참 사건의 당사자들은 물론, 관련 책임자들이 하루속히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성의 있는 태도로 스스로 해결을 모색하기를 촉구합니다!
관련 요구사항 :
1. 이번 사건 관련자 전원 처벌과 이천시장과 이규택 의원의 대국민 사과문 발표 2. 동물보호법 시행령 또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에 ‘동물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한 시위에 동물을 동원해서는 안된다’는 규정 삽입 3. 실질적인 동물보호가 가능하도록 동물보호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
(사)대한수의사회/동물보호시민단체 KARA /동물자유연대/동물학대방지연합/(사)한국동물복지협회
아기돼지는 얼마나 아팠을까요? 아직도 그의 비명이 우리들의 귓전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돼지참살을 규탄하고 관련자 처벌을 촉구하는 서명에 참여해주세요. 가족, 친구들과 함께 많이 서명해주세요. 아기돼지가 비명을 멈추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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