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스케이트보드

오늘 승준이에게 스케이트보드를 사줬다. 아카데미에 들러 가격대비 좀 좋은 놈으로 골랐다. 이제까지 지 나이보다 어린 애들이 타는 작은 보드로 노니 잘 나가지도 않았다. 동네에 보드 잘 타는 지보다 나이많은 형뻘되는 애들을 홍주랑 매일 졸졸 쫓아다닌 것을 또한 봐와서 잘 안다. 마치 꼬봉처럼 그저 걔네들 뒤꽁무니 쫓아다니며 심부름하는 것만으로도 황송하고, 보드 잘 타는 애들에게서 뭔가 비법이라도 전수받으려는 그 마음을 안다. 게다 그녀석들이 보드 타고 죽죽 나가면, 승준이와 홍주는 열심히 발로 그들을 쫓아 뛰었다.  내가 그러지말래도 그게 좋다니 어찌하랴..   내 한창 고딩 날날이 시절, 브레이크댄스를 그리하면서 배웠던 것을 생각하면, 그도 이해가 간다.

그저 이제 나이 사십줄이 다가오면서 보면 초등학생들 보드 잘타는 것이 뭐 그리 부러워할 일도 아니요, 춤잘추는 것도 시샘할 일도 아닌데, 그 당시엔 뭘 그리 춤도 추고 학교에서 놀았었는지 참 이해못할 일이다.

그래도 승준이가 현재 가장 부러워하는 일은 보드 잘 타는 동네 애들 모습이다. 요새 그림 그리는 일도 보드에 새겨진 마크들을 그리는데 전념하고 있다. 헬멧을 쓰고, 동네를 홍주, 알렉스와 함께 하루종일 누비며 다닌다. 오늘 보드를 사줬으니, 아마 다리에 알이 배기도록 열심히 타고 다닐 것이다.

보드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열심히 타는 것을 보니 나를 보는 듯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