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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1/03
    [동아일보] 오픈소스운동, 인터넷지식은 '만인의것'
    두더지-1
  2. 2006/01/03
    '지재권’ 자본 횡포와 유쾌한 반란
    두더지-1
  3. 2006/01/03
    비상식적인 ‘아동인터넷보호법’
    두더지-1
  4. 2006/01/03
    MS 리눅스 펭귄 ‘목죄기’
    두더지-1
  5. 2006/01/03
    공포 산업 부추기는 사회
    두더지-1
  6. 2006/01/03
    MS ‘신뢰’ 불신의 덫으로
    두더지-1

[동아일보] 오픈소스운동, 인터넷지식은 '만인의것'

[매트릭스 라이프-인터넷 10년,이렇게 바뀌었다] <5>오픈소스운동, 인터넷지식은 '만인의것' [동아일보]2004-01-26 41판 18면 2533자 문화 기획,연재 최근 인터넷에는 ‘오픈콜라(Open Cola)’란 말이 떠돌았다. 콜라 음료의 제조법에 대해 서로 정보를 나누고 틀린 부분을 수정하고 새 지식을 더해나가다 보면 최상의 맛을 가진 콜라 제조법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네티즌들의 지식공유 움직임이 ‘오픈콜라’였다.지난해 말 문화개혁시민연대, 사이버문화연구소 등 6개 시민 사회단체는 ‘정보트러스트 운동’(http://www.infotrust.or.kr/)을 출범시켰다. 인터넷에서 사라져가는 우리의 디지털 역사와 정보를 복원하고 시민의 자산으로 공공화하자는 것이다. 소멸 위기에 처한 자연이나 명승지를 시민들이 사들여 국가에 위탁하는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의 사이버 버전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이 운동의 취지. 네티즌들의 자유로운 참여에 의해 인터넷연표를 정리하는가 하면, 우리나라에 웹이 처음 소개된 것은 1993년 ‘KRNET93’ 대회에서의 포항공대 이재용 교수의 강의라는 등 가치 있는 디지털 정보와 기록을 정리하는 것이 주요 활동이다. 이처럼 ‘공유의 철학’을 언론, 법, 디자인, 교육 등으로 확산해 사회적 자원의 기초로 삼으려는 네티즌들의 노력이 늘고 있다. ● ‘지식독점’ 버리고 ‘지식공유’ 촉구 과거에 지식 또는 정보는 개인 또는 소수의 배타적 작업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었다. 그들이 생산하는 ‘지식의 부가가치’는 돈을 받고 판매됐다. 그러나 이제 네티즌들은 소수가 ‘저작권’을 기초로 지식을 독점하고 그 지식이 창출하는 부를 독점하는 현실을 거부한다. 저작권 체제에 맞서 각자 지닌 것에 발을 달아 평등하게 서로(P2P) 나누고, 닫힌 소스 코드를 공개(오픈소스)해 이용자 공동의 자산으로 삼자는 것. ‘오픈소스’ 운동의 출발점이자 최대 성과인 오퍼레이팅 시스템(OS) 리눅스는 1991년 소스 코드를 무료로 공개한 이래 전 세계 500만명이 넘는 자발적인 프로그램 개발자 그룹을 확보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흔히 쓰는 OS인 MS사의 윈도 외에 리눅스와 매킨토시까지 지원하지 못하는 컴퓨터 환경은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고 도태될지도 모른다. 지난해 한국의 곽동수 교수(한국사이버대 컴퓨터정보통신학부)는 ‘프리뱅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윈도뿐 아니라 리눅스와 매킨토시를 OS로 사용하는 모든 개인용 컴퓨터가 인터넷 뱅킹을 할 수 있도록 은행들이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요구다. 이 프로젝트는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20만명에 가까운 리눅스와 매킨토시 유저들을 주류 세계로 편입시켰다. ● 시장의 반격 이처럼 지적 자원을 공유하고 무수히 번성시키려는 사이버 ‘코뮌’의 철학이 크게 기를 펴는 듯 보이지만 시장의 역공 또한 만만치 않다. 저작권자의 인센티브를 고무하는 것이 목적인 각종 지적재산권은 역으로 정보 이용자들의 숨통을 막기 십상이다. 일례로 앞으로는 축구경기장에서 저작권료를 내지 않고 애국가를 틀기도 어려워질지 모른다. ‘애국가’도 저작권료 징수 대상이기 때문이다. 저작권 위반의 시비 대상에서 이젠 서비스업자뿐만 아니라 그 이용자들도 안전하지 않다. 지난해 12월 P2P 음악서비스인 ‘소리바다’의 이용자 50명이 한국음반산업협회에 의해 저작권 위반혐의로 고소당했다. 지난해 9월 미국에서 P2P 이용자 261명이 무작위로 고소당한 선례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고소 고발로 저작권을 배타적으로 수호하는 것보다는, 오픈소스 운동이 지닌 공유의 가치를 거세한 채 기존의 운동을 상업화하는 독점업체들의 논리가 아무래도 한 수 위다. 미국의 P2P 음악서비스 ‘냅스터’는 지난해 파산 후 11월 600만달러의 자본을 수혈받아 온라인 유료 음악서비스인 ‘냅스터 2.0’으로 탈바꿈했다. ‘소리바다’도 3월부터 유료로 전환한다고 한다. 영리한 자본의 생리야 그렇다 쳐도, 그로 인해 인터넷의 자유정신까지 화폐의 굴레를 온전히 뒤집어쓰는 현실은 문제다. 오픈소스 운동에 대해 각국 정부들이 ‘시민의 공공영역 확대’보다는 ‘경제적 비용 절감과 시장부양 효과’에만 열광하고, 지식정보 이용자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공유문화를 오로지 상술로 가둔다면, 인터넷이 만들어온 ‘공유 철학’의 사회적 비전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이광석 뉴미디어평론가·웹진 ‘네트워커’ 편집위원 ▼용어설명 ▼ ●자원공유의 사회 모델 핀란드의 철학자 페카 하이마넨 박사(31)가 저서 ‘해커 윤리’(The Hacker Ethic·2001년)에서 제시한 개념. 그는 스페인의 사이버 이론가 마뉴엘 카스텔(저서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과 더불어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유와 나눔의 철학을 전 사회적인 복지모델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이마넨 박사는 이를 위해 필요한 인터넷 시대의 생활자세는 마치 어린 아이처럼 편견을 갖지 않고 사물을 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P2P 일대일 파일공유(Peer-to-Peer file sharing)를 뜻한다. 기존 컴퓨터 정보교환이 ‘서버에서 클라이언트’로 중앙 집중적인 형태를 띠었다면 P2P는 개인 컴퓨터끼리 직접 연결하고 모든 참여자가 공급자인 동시에 수요자가 되는 평등형 정보교환 형태. 1999년 당시 고교생이었던 숀 패닝이 개발한 미국의 P2P 음악서비스 ‘냅스터’, 그의 한국형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소리바다’ 등이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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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재권’ 자본 횡포와 유쾌한 반란

'지재권’ 자본 횡포와 유쾌한 반란 [한겨레]2003-07-18 01판 21면 1430자 정보통신·과학 컬럼,논단

 

“내 나라는 자본에 영혼을 팔아넘겼고/ 소비주의는 종교로 등극했고/ 진정한 자유의 의미 또한 잊혀졌다.”

 

얼마전 〈뉴욕타임스〉에 실렸던 전면광고의 일부 문구다. 광고에는 주식시세표 위로 엄청나게 크고 시커먼 먹점이 반을 뒤덮고, 자본의 제국에서 나라를 구하자는 선언 문구가 나머지를 채우고 있다. 이 광고는 ‘애드버스터’란 좌파 디자인 집단이 최근 벌이고 있는 예술 운동의 일환이다. 이들 단체는 길거리에 넘쳐나는 거대 기업들의 상표나 관련 상징물에 시커먼 먹점을 매겨 자본에 대한 불신을 표현하고자 한다. 좌파 디자인집단 예술운동 최근 들어 예술가들의 이런 현실 개입은 지적 재산권에 대한 문제 제기로 확장되는 추세다. 특히 창작이 모방·인용·패러디 등을 통해 성장하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더 창작물 표현의 자유를 위해 지적 재산권의 횡포에 대한 맞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

 

뉴욕·시카고를 거쳐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불법예술: 기업 지배하의 표현의 자유’ 전시회는 그 대표적 시도다. 그림 전시, 음악 시디와 디브이디 영화 편집 제작, 사이트(illegal-art.org) 개설 등 다방면에 걸쳐 저작물의 불법 사용이란 죄목으로 각종 소송 위협에 시달렸던 문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밧줄에 목맨 미키마우스, 허벅지를 드러내고 난쟁이를 유혹하는 백설공주, 매춘녀로 둔갑한 스타벅스 커피의 여신 이미지들, 포케몬 인형에 수음하는 강아지, 바비 인형에 빠져드는 한 남성의 행동, 텔레토비의 아기 해를 대신한 부시대통령이 눈에 광선을 뿜으며 텔레토비 동산을 초토화시키는 영화들, 그리고 다른 음원들을 무단 샘플링해 문제가 된 네거티브랜드, 비스티보이스, 퍼블릭에너미, 더 버브(The Verve) 등 유명 가수들의 관련 곡들을 개설된 사이트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창작물 모방이 창조로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한가지다. 순도 100%의 오리지널이라고 주장하는 창작물의 권리를 무단 도용한 혐의다. 하지만 표절, 모방, 복제의 낙인은 섣부르다. 사용된 다른 작가의 작품이나 기업 이미지 등은 패러디돼 주로 정치적 표현의 소구 장치로 쓰인다. 오만방자한 권력의 상징물들을 가져다 재해석한 죄밖엔 없는 것이다. 이는 국내 옴니버스 영화 〈묻지마 패밀리〉의 ‘내 나이키’ 마지막 대목과 비슷한 정서다. 나이키를 동경했지만 살 능력이 없던 한 아이가 결국은 나이키 상표를 복제하는 법을 깨쳐 집안 식구들 모두에게 나이키 상표를 붙여주던 영화의 마지막은 나이키 권력을 ‘엿먹이는’ 유쾌한 조롱이자 반란이었다. 갈수록 문화계의 패러디와 비판의 영역이 불법과 표절의 딱지로 취급되고 그 건강성이 위협받고 있다. 또 다른 창작을 위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보장 없이 어찌 문화와 예술의 질적 발전을 기대하겠는가. 사리분별 없이 사방에 흉기를 휘두르는 거대 자본들 아래에선 예술은 주눅들고 멍들 뿐이다.

 

이광석/〈네트워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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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식적인 ‘아동인터넷보호법’

비상식적인 ‘아동인터넷보호법’ [한겨레]2003-07-04 01판 20면 1334자 정보통신·과학 컬럼,논단 지난달 23일 미국 연방 고등법원에서 불미스런 판결이 나왔다. 인터넷에서 어린이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표현과 정보 접근의 자유를 근원적으로 갉아먹을 수 있는 악법이 재차 옹호됐기 때문이다. 이 법은 각급 학교와 공공 도서관 컴퓨터들에 음란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하고, 만약 이를 따르지 않으면 연방 보조의 기금이나 할인 등 지원과 혜택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을 감수하도록 해놓았다. 이것이 2000년 12월 의회를 통과해 제정된 일명 ‘아동인터넷보호법’의 내용이다.자나깨나 질서 확립에 목숨 거는 정치인들과 일부 걱정 많은 학부모들의 궁합에 의해 태어난 이 법의 표적은, 인터넷에 떠도는 ‘음란’ ‘아동 포르노’ 혹은 인종 편견 등과 같은 ‘소수자들에게 해로운 정보’다. 자라나는 아이들을 음란 쓰레기 정보로부터 막아야 하는데 무슨 이견이 있겠는가? 하지만 방법이 어설프다. 그렇게 말 많고 온갖 결점들이 두루 거론된 필터링 기술이 고작 이 법이 내세우는 어린이보호의 핵심이다. 어처구니없는 판결이 있던 날 재미있는 보고서가 함께 나왔다. 온라인 인권단체 ‘전자프런티어재단’과 ‘온라인정책그룹’이 공동으로 바로 이 필터링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공립 학교들의 인터넷 정보 접근도를 상세히 살펴 주목을 받았다. 조사에는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노스캐롤라이나 3개 주의 의무 학습교재 내용을 검색의 기초자료로 활용했고, 대중화된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 ‘서프컨트롤’과 ‘베스’가 깔린 컴퓨터들에서 검색엔진 구글로 100만개의 검색 결과들을 분석했다. 결과는 이제까지 산발적으로 필터링 프로그램의 오류를 거론하던 수준을 넘어선다. 교육적으로 볼 만하거나 봐도 되는 정보를 막는 과잉 차단은 물론이요, 정말 막아야 할 것은 아예 방관하는 과소 차단도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프트웨어 차단 수위를 가장 엄격히 적용해도 음란정보 차단율이 최대 70%를 넘지 못하고, 그도 명확한 차단 범주들에 의거해 필터링이 진행된 결과는 고작 1%대다. 대개가 부정확한 근거에 의해 잘못 분류되고 봐야할 정보들을 마구잡이식으로 잘라냈다. 올바르게 쓰여야 할 필터링이 학생들의 정보 접근권과 교육 기회를 이렇듯 심각히 억압하고 사전검열의 잣대로 쓰인다면 정보보호법의 존립 근거는 없다. 이미 지난해 지방 법원에서의 승소로 인터넷보호법이 표현의 자유를 심각히 침해하는 위법임을 밝혔던 미 도서관협회나 관련 시민단체들 입장에서 보더라도, 이번 상급 법원의 결정은 한참 비상식이다. 그럼에도 재정난으로 허덕이는 대다수 지역 공공 도서관들이 연방 지원금을 버리느니 무식한 소프트웨어를 눈 딱 감고 선택할 수밖에 없는 불우한 현실이니 어쩌겠는가. 이광석/ 〈네트워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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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리눅스 펭귄 ‘목죄기’

MS 리눅스 펭귄 ‘목죄기’ [한겨레]2003-06-13 02판 20면 1368자 정보통신·과학 컬럼,논단 요새 미국 경제를 두고 ‘퍼드’(FUD)란 약어가 심심찮게 쓰인다. ‘두려움’(Fear), ‘불확실’(Uncertainty), ‘의심’(Doubt)이 신경제의 특징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퍼드 심리의 확산은 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하는 부작용도 있지만, 반대로 시장 위기는 기업마다 저비용, 고효율의 경제 수요를 늘리도록 독려한다.열린소스 프로그램의 대표격인 리눅스는 이런 경기 침체와 불안을 타고 오히려 수요가 급증한 경우다. 거의 공짜나 저가의 배포판으로 공급되는데다 보안까지 탁월하니 굳이 비싼 돈 들여 마이크로소프트(엠에스)의 프로그램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다. 그러자 얼마 전 엠에스의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는 자사 전직원들을 상대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리눅스가 엠에스의 미래를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이며, 특별히 아이비엠을 리눅스의 가장 큰 배후자로 꼽았다. 리눅스는 서버컴퓨터 시장의 13.7%를 차지하며 업계 2위로 오를 정도로 급상승했다. 게다가 몇 년 전부터 여러 정부들과 각급 비영리 기관들이 리눅스를 엠에스의 대안 모델로 찾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엠에스는 이대론 안되겠다 싶었던지 최근엔 리눅스 펭귄의 목을 아예 비틀며 압박해 들어온다. 일차로 남미, 아프리카, 중동, 인도, 중국 등 새로운 시장 잠재력을 지닌 정부와 교육기관을 겨냥한 프로그램 가격 할인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미국내 비영리단체들에 대한 프로그램 기부도 급증했다. 지난해만 2억7천만달러에 향후 3, 4년간 매년 10억달러어치 정도의 프로그램을 이들 단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할인과 기부의 합법적 시장 기제를 동원한다고 하나, 대규모 물량 공세는 상대를 아예 몰살시켜 독점을 영구화하는 법이다. 이미 리눅스를 쓰려던 비영리단체들이 엠에스 공짜 프로그램 공세에 녹아나는 현실은 이를 방증한다. 반열린소스 계열의 보스 구실도 앞장선다. 지난 3월 초 에스시오(SCO)란 기업은 자사 소유인 유닉스의 코드를 리눅스에 도둑맞았다며 아이비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95년에 소프트웨어 업체인 노벨로부터 저작권과 특허권의 이전 없이 오직 라이선스 권리만을 사들인 이 회사는 아이비엠을 비롯해 1500여개 기업들에 경고 편지까지 발송했다. 이 와중에 엠에스는 이 회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보란듯 체결하며 이 회사의 공갈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주 정통부 산하 한 단체 원장에 한국 엠에스 사장이 내정됐다고 한다. 유럽과 남미 등 여러 정부들이 리눅스 등 열린소스 프로그램들을 적극 고려하며 좀더 독립적인 소프트웨어 진흥의 백년대계를 세우려는 판이다. 이를 배우는 데 인색한 것도 모자라 그 미래를 이끌 수장의 자리마저 지나친 엠에스 편향을 보여서 되겠는가. 정부의 분별력이 아쉽다. 이광석/<네트워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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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산업 부추기는 사회

공포 산업 부추기는 사회 [한겨레]2003-05-28 01판 20면 1302자 정보통신·과학 컬럼,논단 미국 〈엔비시방송〉은 얼마 전부터 〈피어 팩터(fear factor)〉란 충격적인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 제목에서 풍기는 바대로 외부의 공포에 대한 인간의 극한을 시험해 이를 통과한 자가 이기는 리얼리티 쇼다. 수천마리의 바퀴벌레 속에 머리를 들이밀거나, 정체불명의 동물 내장을 입안 가득 삼키거나, 악어가 헤엄치는 물 속을 지나치거나, 수백마리 들쥐와 유리상자 안에서 동거하는 등 기괴한 공포 기법들이 고안되어 스턴트 지원자들을 강도 높게 실험한다. 대개 승리는 공포와 무관할 정도로 반쯤 미쳐야 가능하다.이 프로그램은 마치 9·11 동시다발테러 이후 외부의 가상 적으로부터 받는 심리적 공포에 대비해 전국민을 유격훈련시키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만큼 미국민들의 의식에는 소위 ‘두려움의 문화’가 체질화하고 있다. 게다가 국가는 날마다 테러 경고 지수로 전국민들을 일상적 공포 체제로 몰아넣는다. 이를 두고 한 논자는 “공산주의를 무서워하던 1950년대 정서는 지금의 공포 심리에 비할 바가 못 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일부 업자들은 그 흐름을 타고 침체된 디지털 경제의 주류로 득세한다. 최근 디지털 전문잡지 〈비즈니스 2.0〉은 두려움의 문화로 먹고사는 부류를 주목해 아예 ‘공포 사업’이라 칭한다. 잡지는 침체된 경제 상황에도 50여 굵직한 벤처자금이 유입될 정도로 외부 적에 대비한 보안·감시 관련 사업이 호황이라고 전한다. 중요한 점은 이들이 단기성 수요에 응할 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 기술 발전의 중장기적 흐름을 새로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포 산업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대대적인 자금 지원 등을 고려하면, 이것이 그저 반짝 특수나 열풍만은 아니란 추측이다. 실리콘밸리 새흐름 주도 공포 사업의 종목은 테러대비 공항 보안 장치, 각종 모니터·위성 감시 장비, 독가스 등 맹독성 화학물질 식별기, 벌과 식물 등을 이용한 폭발물 감별, 컴퓨터 보안 체계 및 네트워크 구축 등 수없이 많다. 가상의 적을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인권 침해와 일상 감시의 첨단 방식들이 대거 고안된다. 9·11 이전에 민간용 기술 개발을 하던 업체들이 경기 침체를 맞아 필사적으로 벤처 자금 마련을 위해 공포 기술 분야로 업종을 바꾸는 일도 흔하다. 그러나, 두려움과 공포의 문화는 끊임없이 적을 주조해 근거 없는 불신과 적대를 조장하고 끝내는 책임 못 질 파국을 스스로 재촉한다. 집밖의 불안과 공포를 막겠다며 총기를 소유한 미국인들이 오히려 더 큰 대가를 치르고 있듯, 또 한번 공포 기술은 외부 세계의 적보다 그들 스스로를 옥죄는 무서운 흉기들로 돌변할 공산이 크다. 이광석/ 뉴미디어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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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신뢰’ 불신의 덫으로

MS ‘신뢰’ 불신의 덫으로 [한겨레]2003-05-14 01판 20면 1317자 정보통신·과학 컬럼,논단 지난해 초 마이크로소프트(엠에스)의 빌 게이츠 회장은 새로운 기술 개발보다 보안 강화 쪽으로 기업 전략을 수정하겠다며 ‘신뢰의 컴퓨팅’이란 말을 지어냈다. ‘코드 레드’ 바이러스에 초토화된 엠에스 프로그램들을 보며 그의 억장이 무너졌던 사연이 있던 터였다. 하지만 그의 큰 다짐이 무안하게도 올해 초 엠에스의 취약한 서버들이 국내 ‘컴퓨터대란’의 주역을 떠맡고, 최근엔 ‘패스포드’ 인터넷 서비스 이용자 2억명의 비밀번호가 외부에 노출돼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윈도 보안에 ‘구멍’ 비상 엠에스는 윈도 보안 관련 투자만 지금까지 2억달러에다, 약 8500여명의 프로그래머들에게 별도의 보안 코딩 훈련을 시켜왔다. 그럼에도 지난해 2500건의 각종 ‘치명적’ 결함들이 프로그램에서 발견됐고, 그것도 2001년에 비해 82%나 증가한 수치라 한다. 보안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우를 부른다. 지난해 6월 ‘펄레이디엄’에서 시작해 올 2월 ‘차세대 보안 컴퓨팅 기반’으로 이름을 바꾸고, 이달 초 업계 모임에서 최초 시연을 한 바 있는 엠에스 보안 기술의 개발 과정은 겉과 달리 그 안에 괴물을 키우고 있는 듯하다. 인터넷 이용자들의 정당한 파일 교환을 막고 이들의 컴퓨터를 통제하는 저작물 관리용 기술 개발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정보 자유의 전도사라 불리는 리처드 스톨먼은 빌 게이츠의 이 괴물 기획을 조롱하며 ‘불신의 컴퓨팅’이라 되받았다. 컴퓨터는 항상 ‘신뢰’의 절차를 받아야 하고, 한번 ‘신뢰’받은 컴퓨터에서 내려받거나 작업한 파일들은 외부 컴퓨터와 애플리케이션에선 무용지물이 된다. 게다가 펄레이디엄 기획의 하드웨어 약점을 보완한 차세대 보안 컴퓨팅 기반이란 것도 컴퓨터를 식별하는 보안 칩을 이용해야 완전해지는 까닭에 심각한 인권 침해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 결국, 엠에스가 꾸미는 ‘신뢰’의 차세대 보안이 실은 이용자들을 움치지 못하게 하는 불신의 덫으로 둔갑한다. 더구나 2005년 출시 예정인 윈도 다음판 ‘롱혼’에 이 믿을 수 없는 기술이 완전히 합체될 예정이라 한다. 뭐든 한번 삼키면 토하는 법이 없는 엠에스가, 외부의 적으로부터 트로이를 지켜주었다는 ‘팔라스 아테나’ 여신상 이름을 딴 펄레이디엄에 대한 상표권을 과감히 내버리고 새 이름으로 고쳐 쓴 정황이 이제 감잡힌다. 기술개발 이상한 방향 보안기술 개발의 진로 수정에 따른 명칭 변경은 그저 보이는 면이다. 실은 가뜩이나 보안 무능력을 의심받는 마당에 비현실의 신화를 끌어들여 두고두고 불신의 빌미를 줄 바에야, 무미건조하고 기억하기 어려운 기술 용어를 선택하는 것이 천번만번 속 편할 것이란 판단이 섰을 게다. 이광석/뉴미디어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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