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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5 -- 영화 WTC 와 올리버 스톤

 

영화 WTC(월드 트레이드 센터)와 올리버 스톤


시사회에 갈 기회가 생겨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올리버 스톤 감독도 온다기에 내심 기대도 했었지요..


그런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영화 WTC는 2001. 9. 11. 발생한 세계무역센터 테러로 건물잔해에 매몰되어 있다가 기적같이 구출된 2명의 경찰관이야기입니다.


뭐 대단한 서술구조를 가진 영화도 아닙니다.

여느 요일과 같은 화요일 날 아침에 사고가 나고 평범한 경찰관이 구조하러 갔다가 매몰되고 평범한 가족들은 걱정을 하고 있다가 기적같이 구조되었습니다.


하지만 올리버 스톤은 대단한 감독입니다.

일단 본영화만 적어보면 플래툰, 월 스트리트, 7월4일생, 도어즈, JFK, 하늘과 땅, 내추럴 본 킬러...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불편한 질문을 던져왔고 정체성에 대해 관객에게 말걸기도 하면서 역사적 사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뭐..7월4일생같은 국가주의를 강조하는 영화도 있기는 합니다만.


영화 WTC가 실망스러운 점

1. 아무 죄없는 평범한 소시민이 누군가의 테러에 의해 목숨을 잃거나 다치고 혹은 구사일생으로 구조되는데 반대로 그 테러 혹은 음모에 대해선 전혀 서술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일방의 선함만을 강조하다보면 다른 일방에 대한 서술이 없다 하더라도 악함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매몰된 주인공이 생사의 기로에서 가족을 생각하며 좋았던 기억의 영상이 포그필터효과로 보여집니다.

상당히 식상한 효과로 다분히 의도적인 효과입니다.

이쯤 보고나면 테러를 일으킨 자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심에 타오릅니다.



2. 당시 정치상황과 지금의 정치상황이 다른데 영화속 정치상황은 당시 정치상황으로 정지되어 희생과 헌신과 국가주의를 강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시정부는 911테러 이후에 법을 새로 제정했고 국가안보와 관련된 강력한 기관을 새로 만들고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미국인들의 반정도가 911은 부시정권 때문에 발생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영화속에서 퇴역한 해병대원은 출입하기 어려운, 그리고 아무도 없는(?) 잔해속에서 매몰된 주인공을 찾고 구조대에 연락합니다.

나중에 영화가 끝나갈 무렵에 자막으로 충성심에 불타는 이 해병대원은 다시 해병대에 재입대를 하고 이라크전에 2번 참전했다고 합니다.



* 2001년 미국의 죄없는 평범한 소시민들은 어떤 자들로부터 테러를 당해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숨졌습니다.

2003년 이라크의 죄없는 평범한 민간인들은 미국의 군인들로부터 공격을 받아 3만-10만명의 사람들이 숨졌습니다.


영화 WTC를 만드는 중에 올리버 스톤은 이라크전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영화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두세가지 것들

1. 1995.6.29. 우리나라의 삼풍백화점이 붕괴되었습니다.

사망자만 520명이 발생한 큰 사고라서 각종 기관에서는 24시간 보름이상 구조작업을 했습니다.

영화 WTC에서는 발생 하루만에 밤이라고 사고현장에서 철수를 해버립니다.

그리고 나서 퇴역한 해병대원이 매몰된 주인공을 발견합니다.

돈 많고 사람 많은 그 미국이란 나라에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하더군요.


2. WTC가 무너질때 그 건물안에는 340여명의 소방대원이 있었고 그 1/10도 안되는 경찰대원이 같이 매몰되었습니다.

목숨걸고 구조작업을 하는 구조대원은 객체이고 매몰되었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경찰관이 주체입니다.

올리버스톤의 말처럼 영화 WTC는 다큐가 아니라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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