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결혼대신 ‘시민결합’으로 대체하자

“결혼대신 ‘시민결합’으로 대체하자”


 출처 : 인터넷 한겨레(http://www.hani.co.kr/section-005000000/2004/08/005000000200408191819167.html)


프랑스 철학자 데리다 ‘현행 일부일처제’ 비판

“세속 민법에서 ‘결혼’이란 단어를 없애고 ‘시민결합(union civil)’이란 말로 대체해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74)는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19일치에 실린 인터뷰에서 현행 일부일처제 결혼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좀더 유연한 시민결합을 대안으로 주장했다.

 

그는 “출산과 영원한 절개에 대한 맹세를 동반하는 결혼의 종교적, 이성애적 가치는 세속국가가 기독교 교회에 양보한 것”이라며 “결혼이라는 단어와 개념, 모호함이나 종교적 위선을 제거하고 섹스 파트너들 또는 강제되지 않은 여럿 사이에 보편화되고 정제된 유연한 계약인 ‘시민결합’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의 결혼제도로 결합하길 원하는 사람은 종교적 권위 앞에서 그렇게 하고 동성간 결혼을 종교적으로 인정하는 나라에서도 그리하면 될 것”이라며 “세속법이나 종교법중 한가지 방식 또는 두가지 방식 모두를 통해, 아니면 어느 것도 아닌 방식으로 서로 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만년의 사유 세계와 관련해 “나는 자신과 ‘싸움중’이고 이런 실제적인 긴장은 나를 만들어 내고 살아가게 하며 죽게 할 것”이라며 “이는 무섭고 고된 싸움이지만 이것이 바로 인생이라는 걸 안다. 나는 영원한 휴식 속에서만 평화를 찾게 될 것”이라며 죽음에 대한 담담함을 피력했다.

 

알제리에서 태어난 데리다는 구조주의 방법론을 철학에 도입하고 서구 해체 철학의 근간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동성애자 차별 철폐를 주장하는 등 현실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르몽드〉는 ‘대담(entretien)면’의 두쪽 전체에 걸쳐 게재한 이 인터뷰 기사에서 데리다를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가장 많이 해석되는 생존 프랑스 철학자”라고 소개했다.

파리/연합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