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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_창간준비 5호] 한국판 '점령운동', 쌍용차 희망텐트촌 건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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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점령운동',

 

쌍용차 희망텐트촌 건설을 위하여

 

 

 

 

  2011년 12월 7일, 19명의 쌍용차 희생자들의 합동위령제 개최와 함께 개시된 쌍용차 희망텐트촌 투쟁은 12월 23~24일 1박2일의 희망텐트촌 1차 공장포위의 날 집중투쟁으로 결실을 맺으며 이어질 투쟁의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열악한 환경과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1,000여명이 모여 텐트를 세우고 “죽음의 공장을 점령하라!” 라고 외치며 투쟁의 결의를 모아냈다. 작년 한 해를 대중투쟁으로 뜨겁게 달구었던 희망버스에 이어 한국판 점령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한국판 점령운동이 시작됐다.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적 경제위기는 헤어날 기미는커녕 공황으로 더욱 빠져들며 각국  의 노동자 민중들을 위기의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다. 깊어가는 세계경제 대공황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급대중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자본의 공격은 세계적 규모의 아래로부터 대중투쟁과 체제 도전적 반자본주의투쟁을 촉발하고 있다. 이 투쟁들은 서로에게 영감과 영향을 주면서 세계적으로 빠르게 전파되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민중혁명으로, 남유럽에선 대규모 시위와 노동자 정치총파업으로, 자본주의 체제의 심장부인 미국에선 “1%에 맞선 99%의 저항” 점령운동 이라는 대안적 투쟁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양상은 차이가 있지만 한국에서도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희망버스라는 자발적 연대투쟁으로 나타났다. 쌍차 동지들이 패배의 아픔을 딛고 다시금 투쟁에 나설 수 있도록 추동한 것은 19명의 죽음과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도 작용했지만, 그보다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국가와 자본에 맞선 대중 직접행동인 ‘점령하라’ 운동의 자극과 희망버스운동이 보여준 사회적 연대의 힘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점령운동과 희망버스운동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대중의 직접행동과 사회적 연대투쟁이다.

 

 

반자본주의 투쟁

 

  희망텐트투쟁에 돌입하며 쌍차지부 동지들은 “희망버스운동이 한진의 정리해고 문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하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정리해고 자체를 만들어내는 체제에 대한 문제 제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며 올바르게 진단한다. 이어서 “정리해고를 만드는 구조와 체제의 문제를 제기하는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 라며 체제에 도전하는 투쟁의 방향과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희망버스운동이 대중들의 자발적 연대를 이끌어 내며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문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 한 것은 중요한 성과이다. 하지만 야권연대 세력의 준동과 이들에 기대어 문제를 해결 해보려는 금속노조 상층부의 기만성을 막아내지 못하면서 기만적인 국회권고안 마련의 길을 터 준 점, 기만적인 국회권고안이 제시되었을 때 단호하게 거부하지 못하고 투쟁으로 돌파하지 못한 점, 이후 정리해고 철회, 원직복직이 아닌 기만적인 국회권고안에 따른 1년 내 재고용안을 받아들이고, 김진숙 동지가 내려오면서 결국 한진문제 해결로 투쟁이 종결된 점 등은, 쌍차동지들이 올바르게 지적했듯이, 이 투쟁을 정리해고를 만든 체제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밀고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계급대중들의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 열망을 표현하는 반자본주의 투쟁 전망을 제시하지 못했던 것이다. 계급대중들은 투쟁을 통하여 고양된 자신들의 혁명적 힘을 믿기보다 야권연대 세력과 이에 편승한 금속 상층부에 기대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이러한 위험은 희망텐트 투쟁 앞에도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지금이야 쌍차 문제가 표로 연결하기엔 아직 뜨거운 감자라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2012년 총대선을 앞두고 어떤 식으로든 반MB 야권연대/선거심판론 세력의 준동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 이다.
  이들은  희망텐트운동이 고양되면 어김없이 나타나서 이미 폐기된 8.6 합의를 슬그머니 꺼내놓고 투쟁을 분열시키며 기세를 잠재우려고 할 게 뻔하다. 이를 분쇄하기 위해서는 반자본주의 투쟁의 전망을 확고히 하고 비타협적으로 투쟁해 나가야 한다. 그럴 때만이 다시는 이들의 입 밖에서 8.6합의가 이야기가 안 나올 것이다.

 

 

희망텐트 노동자 참가단

 

  1%에 맞선 99%의 저항으로 일컬어지는 점령운동은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정치운동이고 반자본주의운동이다. 한편으론 수평적이고 열려진 투쟁공간을 전제한다. 꼭 물리적 공간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1% 자본 독재에 반대하는 99%들이 다양한 요구를 내걸고 수평적으로 연결되어 자발적인 투쟁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이다. 관료적이고 박제화된 노조의 수직적인 지침에 의해 움직이는 것과 대비된다. 희망텐트투쟁이 내포한 함의가 바로 이것이다. 이런 점에서 “쌍용차 희망텐트 노동자참가단”의 활동과 투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중총회

 

  다음은 노동자 참가단 블로그 참여 안내 글 인용이다.

“쌍용차 희망텐트 노동자 참가단은 단순히 노동조합의 지침을 수행하는 수준의 운동을 뛰어넘어, 대중 스스로의 자발적 행동을 추동하고 조직하는 활동을 지향합니다. 대중들의 민주적인 총회(집단 토론)으로 결정하고 실천하는 직접행동을 지향합니다.”

  노동자 참가단은 전국순회투쟁을 통해 조직노동자들의 자발적 연대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150여명의 현장조합원을 노동자 참가단으로 조직했다. 쌍차 문제 해결을 주요 과제로 설정한 금속노조 지도부가 전국도 아닌 수도권 확대간부 참가 지침으로 300여명의 초라한 동원에 그친 것에 비하면 놀라운 숫자다. 중요한 건 머릿수보다도 지침에 의한 수동적 참가가 아닌 투쟁 의의에 공감한 아래로부터 적극적 연대라는 점이다. 이 점은 부문행사 일환으로 열린 대중총회 방식 “이야기 마당”에서 잘 드러났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적극적으로 자기의사를 표현하며 현장의 다양한 쟁점과 투쟁과제를 토론했다. 투쟁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민주적이고 대중적으로 총회에서 결정하는 것은 참여와 책임, 단결과 연대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지역의 노동자, 청년, 학생들이 모여 민주적인 대중총회를 통해 지역총파업을 결행하여 물류와 항만을 마비시켰던 미국 오클랜드의 경험이 이를 말해준다.

 

 

자본주의 체제 위기 정세

 

  노동자 참가단 블로그 글을 한 번 더 인용한다.

“쌍용차를 시작으로 투쟁하는 모든 노동자들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정리해고가 쌍용차에 그치지 않듯이, 쌍용차 투쟁은 전국 노동자의 투쟁과 맞물려 있습니다. 그렇기에 착취와 억압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전국 노동자의 투쟁에 몸과 마음으로 결합하며, 노동운동에 활력을 제공하고 계급투쟁 전선을 확대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희망텐트투쟁이 점령운동을 표방한 이상 반자본주의 지향을 띨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장단기적 전망과 목표 속에서 실천적 투쟁을 만들어 가야 한다. 어차피 쌍용차 희망텐트투쟁의 요구는 단시간에 물리적인 타격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쌍용차 희망텐트투쟁의 확대를 위해 대중총회에서 다양한 요구를 수렴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착취당하고 억압받는 모든 노동자 민중들은 자신들의 현장과 공장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투쟁요구를 갖고 만나야 한다. 2012년 정세는 자본주의 체제 위기가 더욱 심화되며 이에 조응한 대중 직접행동은 더 큰 규모로 확산될 것이다.
  2008년 세계대공황 초입부터 공황을 벗어나기 위해 지배계급이 써왔던 구제금융이나 양적완화 같은 정책 수단은 효력이 끝났다. 구제금융은 재정위기만 불러올 뿐이다. 2차례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외교마찰만 불러올 뿐 위기는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더 이상의 정책 수단이 없는 가운데 최악의 상황을 피하면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 지배계급이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노동자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것밖에 없다. 그것도 더욱 적나라하게 말이다. 대규모 구조조정과 복지, 임금삭감 공격이 몰아칠 것이다. 이에 맞서 노동자들의 목숨 건 대규모 저항이 곧 뒤 따를 것이다.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조금 늦추어졌을 뿐이다. 예상되는 정세가 이러함에도 노조 지도부들과 개량주의 노동자 정당들은 여전히 야권연대/ 선거심판론을 들먹이며 모든 문제 해결을 2012년 선거로 몰아가고 있다.

 

 

야권연대/선거심판론을 딛고 99%들의 직접행동으로!

 

  공황기엔 설사 개량주의 노동자 정당들이 집권한다 해도 개량을 줄 수 없다. 오히려 자본의 위기 전가에 앞장 서 노동자들을 공격한다. 사민주의 정당이 집권하고 있는 그리스는 재정위기로 자본의 위기 전가에 앞장섰다가 대규모 총파업 등 노동자들의 저항에 부닥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결국은 총리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선거에 대한 기대나 환상을 걷어내자. 우리의 요구를 직접행동으로 쟁취하자.
  다가오는 정세국면은 쌍용차 희망텐트투쟁 같은 자발적인 아래로부터의 대중 직접행동이 솟구쳐 오를 것이다. 현재 해고자 원직복직, 단협 원상복귀를 요구하며 1,480여 일째 천막농성투쟁을 하고 있는 재능 지부동지들이 있고, 대법원 불법파견 판결을 받아내고도 오히려 사측의 탄압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지회동지들이 있다. “밤엔 잠 좀 자자”는 정당한 요구도 오히려 해고와 가압류, 노조 파괴, 구속 등 탄압으로 일관하는 사측에 맞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유성기업 동지들이 있다. 그 외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 생활임금쟁취, 민주노조 사수, 노동시간 단축, 민영화 반대 등 다양한 요구를 내걸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나아가 등록금 문제, 실업문제, 주택 및 노점 철거 문제 등 소외되고 억압 받는 학생, 청년, 철거민, 노점상 들이 있다. 이들의 모든 요구를 내걸고 함께 투쟁하자. 곳곳에 희망텐트촌을 건설하자. 선거에 목숨 거는 개량주의 의회주의 세력들을 제끼고, 99% 직접행동 10대 요구를 가지고 투쟁에 나서자.

 

99% 직접행동 10대 요구

△ 일체의 해고 금지! 정리해고제 폐지!

△ 비정규직 철폐! 노동3권 보장!

△ 노동조건 저하 없는 1일 6시간 노동제를 통한 실업 해소!

△ 1%만을 위한 한미FTA 폐기!

△ 물가 폭등에 따른 생활임금 보장! 무상주거!

△ 등록금 폐지, 대학 무상교육 전면 실시!

△ 집회·시위·결사·표현의 자유! 완전한 파업권 쟁취! 노동악법 철폐!

△ 은행 및 금융사 몰수 국유화! 노동자통제!

△ 재벌 몰수 국유화! 노동자통제!

△ 자본가 정당과 단절하라! 민주대연합이 아니라 노동자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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