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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_2호(통권10호)] 2호를 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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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호를 내며  


 

 

  오죽하면 개별 활동가들이 당 건설을 위해 나섰을까. “당 건설”을 말하는 정치조직들이 한 두 개가 아니라 적어도 두 자리 수가 되는 데도 오죽하면 개인들이 발 벗고 나서지 않으면 안 되었을까. 

 

  지금 무너진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고, 노동자운동에서 계급협조의 고리를 끊어내서 빼앗긴 계급적 독립을 되찾아야 하는 과제가 절박하게 걸려 있는 정세이기 때문에 개별 활동가들 차원에서라도 더 이상 그냥 앉아 있을 수 없어 나섰을 것이다. 당 건설을 주장하는 정치조직들이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조차 당 건설에 대한 계획과 전술로 책임 있게 나서지 못하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딱하고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치조직들이 그 동안 축적해 놓은 당 건설의 자원이 결코 적지 않을 텐데 정작 이 시점에 뭐 하나 명확하게 내걸고 나서지 못하다보니 당 건설을 모색하는 개별 활동가들의 논의가 완전히 원점에서부터 하나하나 다시 확인해야 하고 맨땅에서 새로 시작해야 하는 형국이다.
     
  이제라도, 노동자계급의 당 건설을 자임하는 정치조직이라면 책임 있게 그리고 공공연하게 자신의 계획과 전술을 계급 앞에 제출하고 검증하는 실천을 조직해야 한다. 개별 활동가들 뒤에 숨어 뒷꽁무니를 추수하며 아무 정치적 책임도 따르지 않는 배후정치로 도망가 버린다면, 그 동안 힘겹게 열어젖혀 온 사회주의운동의 전면화와 사회주의당 건설 운동을 다시 10년 뒤로 후퇴시키는 것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현 시기 통진당과 야권연대를 매개로 노동자계급이 자본가 정당의 꼬리로 전락하도록 강요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그 때문에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독립을 회복하고 다시 노동자 독자 정치세력화를 바로 세워야 할 엄중한 과제를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추수주의와 무책임한 배후정치로 숨어버리는 것은 지금 같은 바닥으로 처박힌 노동자운동의 정치지형을 재생산하는 데 일조하는 것만 될 것이다.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이 ‘가칭) 노동자 독자 정당 건설 공동행동’을 공개 제안하고 나선 데는 최소한 이런 상황이 지속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과 의지도 깔려 있다. 이미 온라인을 통해 발표한 제안문을 이번 2호에 싣는다. <혁명> 독자들과 많은 토론을 해야 할 쟁점이라고 본다. 이후 노혁추가 개최하는 토론회뿐만 아니라 7월 14일 대전에서 예정된 ‘변혁적 현장실천과 노동자 계급정당 건설을 위한 전국활동가모임’ 2차 토론회를 비롯하여 여러 당 건설 관련 공개토론회들이 열릴 것이다. 이런 자리들에서 충분히 토론할 수 있길 바라며, 나아가 독자들께서 활발한 토론 글을 보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자본가 정당과 단절하고 노동자 독자 정당을 건설하기 위한 투쟁이 어떤 별개의 영역에서 진행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 전개되고 있는 노동자투쟁들을 어떻게 계급적으로 전진시킬 것인가의 과제와 응당 긴밀한 연동 속에서 진행될 것이다.
  쌍용차 투쟁을 중심으로 정리해고 철폐 투쟁을 전면화해야 할 과제가 있다. ‘범국민적 운동’도 좋지만 자본가 정치권과 국회에 의존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정리해고 철폐!”로 올곧게 가지 못하고 “정리해고 요건 강화”로 구부려질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돼서는 결국 노동자들 사이에 ‘정리해고 철폐는 불가능한 것’이라는 체념과 패배의식만 만연시킬 것이다. 자본가 정당과 단절하는 과제는 노동자 독자 정당 건설 투쟁에서만이 아니라 이와 같이 더 이상 죽음의 행렬을 막고 정리해고를 철폐하는 투쟁에서도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의 과제다. 서로 다른 별개의 투쟁이 아니라 하나로 묶여야 하는 투쟁이기 때문이다.
  
  정리해고 • 비정규직 • 노조탄압 없는 세상을 쟁취하고 실질적인 총파업 돌입의 기운을 불러일으키고자 투쟁사업장들이 앞장서서 공동투쟁에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을 중심으로 한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화 투쟁, 사내하청 폐지 투쟁도 이제 본격적인 국면으로 돌입했다. 두 투쟁 모두 화물 • 건설 노동자들이 물꼬를 튼 7-8월 총파업과 하반기 정세를 가르는 주요한 투쟁이다. 장투사업장 문제나 비정규직 사내하청 문제나 대선을 앞둔 자본가 정당들, 특히 민주당과 야권연대 세력이 기만적인 해결책을 가지고 개입하고자 하는 투쟁이다. 이 투쟁들이 확대 강화되고 계급적 전진을 이루는 데서 ‘자본가 정당과 단절’의 문제는 초장부터 넘어야 할 과제로 제기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이번 <혁명> 2호는 쌍용차 투쟁과 투쟁사업장 공동투쟁, 그리고 현대차비정규직 투쟁에 관한 글과 함께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가 7~8월 투쟁에서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는 박점규 동지의 글을 각각 실었다. 노혁추는 이 투쟁들이 노혁추가 제안하는 노동자 독자 정당 건설투쟁과 어떤 구체적 고리를 통해 맞물려야 할지, 당 건설투쟁이 이러한 투쟁 과제들을 어떻게 자기 과제로 담아낼 것인지 그 길을 찾고자 했다. 각각 이 투쟁들에서 최일선에 있는 동지들이 기고와 대담을 통해 길을 열 실마리를 제공해주었다. 이 실마리를 가지고 <혁명> 독자들과 함께 풀어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3호에서는 보다 진전된 논의를 담아낼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뜨거운 7월, 동지들과 뜨거운 투쟁의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투쟁!         
 

                      
2012년 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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