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재능투쟁] 7월 12일 투쟁문화제에 함께 해요

사상재판을 멈춰야 한다

사상재판을 멈춰야 한다

 

 사회주의자 재판 항소심 처음 진술

 

오세철( 가칭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 회원)

 

 

 2008년 8월26일 우리는 공안기관에 의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되었다. 그들은 우리를 대한민국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질서의 파괴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변란 선전선동 단체로 규정하고 쌍용 자동차, 현대 자동차, 이랜드, 뉴코아 등 노동자 투쟁, 용산 철거민 투쟁, 그리고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투쟁의 배후세력으로 지목하였다.
  

 

사노련 유죄판결은 사법부의 씻지 못할 오명
 

그러나 법원은 검찰의 두 번의 구속영장청구에 대해 명백하고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는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영장기각 판결을 내려, 검.경의 체포와 영장청구가 얼마나 무모하고 자의적인지를 만천하에 밝혀주었다. 그런데도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려야 할 사노련 사건을 기소했고, 1심 재판부도 공소기각 되어야 할 사건에 유죄판결을 내려 씻지 못할 오명을 남겼다.
 

▲  1심 판결 직후 오세철 명예교수의 모습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1심 처음 진술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발언을 했다.
 

“맑스주의자와 사회주의자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가장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노동자가 생산, 권력 그리고 역사의 주체가 되도록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맑스주의 운동과 노동자 운동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 절대 다수의 노동자가 고통 없이 행복하게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당연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다수인 노동자를 적으로 규정하고 이들과 함께 하는 운동과 세력을 법으로 다스리는 사회가 21세기 대명천지에 존재한다면, 이 사회와 이를 유지하려는 법은 존재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 맑스주의 사상과 실천을 법의 잣대로 재단하려는 시대착오적 행태를 끝장내는 역사적 재판이기를 바란다.”
 

1심 재판과정에서 검찰은 3만 쪽이 넘는 증거자료와 100명이 넘는 증인을 내세워 1년 가까이 지루한 재판을 끌고 나갔다.
 

그 과정에서 첫째, 노동자 투쟁의 배후세력으로 제시한 증거의 일부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전체적으로는 소명이 불충분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둘째, 여러 명의 맑스주의 연구자들과의 법정 논쟁에서 드러났듯이, 자본주의 위기, 자유 민주주의 본질, 역사적 사회주의에 대한 평가,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민주주의, 대중의 봉기와 투쟁 등에 대한 검찰의 이해 부족과 시대착오적 해석이 드러났다. 사상 재판의 부당함이 밝혀졌다.
 

셋째, 수 십 개국의 세계 맑스주의자들과 사회주의자들, 그리고 국내 500명이 넘는 진보적 학자들이 사노련 재판의 부당함과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하고 무죄 판결을 권고하는 서명과 운동이 벌어졌다. 이를 계기로 희대의 악법인 국가보안법의 존재와 이에 맞서는 사회주의 세력의 투쟁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한국은 세계적인 비난과 수모의 대상이 되었다.
 

 

맑스주의 운동과 사회주의 실천의 정당성
 

그러나 검찰은 우리들에게 법정최고형을 구형했다. 우리는 최후 진술에서 다시 한 번 맑스주의 운동과 사회주의 실천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은 요지의 주장을 펼쳤다.
 

첫째, 사상, 학문,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을 철폐할 것. 둘째, 생산, 권력, 역사의 주체인 노동자계급과 함께 투쟁할 것. 셋째, 자본주의를 철폐하고 자유로운 개인이 연합하는 노동해방 사회 건설을 위해 전 세계 노동자의 단결 등을 주장했다.
 

우리는 유죄 판결을 내린 1심 결과에 대해 법리적 해석을 넘어 다음과 같은 근본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재판과정에 제출된 수많은 증거 중에 오직 사노련이 발행한 기관지, 신문과 책자에 실린 글만이 판결의 대상이 되어 학교, 연구소 그리고 모든 사회운동 단체가 발간하는 출판물이 광범위하게 공안기관의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이는 사법부의 가장 잘못된 선례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둘째, 국가변란의 명백하고 실질적 위협이 된다는 증거를 입증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죄판결을 내림으로써 ‘국가보안법’ 취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최악의 판결 선례를 남겼다는 사실이다.
 

셋째, 글 하나하나를 유죄, 무죄로 재단함으로써 재판부의 자의적 판단이 판결의 잣대가 되었다. 학술지에 실리는 이론적 논문까지 유죄로 판결하는, 웃음거리 판결이다. 논문 심사가 된 희화화된 판결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 항소심 재판 과정의 첫머리에 서 있다.
 

긴급 체포 이후 3년을 지나는 동안 세계 자본주의의 총체적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고, 국가 부채로 인한 위기는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을 넘어 전 유럽으로, 그리고 동아시아, 남미를 넘어 미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긴축재정과 구조조정으로 표현되는 정리해고, 실업, 연금 삭감 등 전 세계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의 공격은 노동자의 삶을 야만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인간답게 살려는 노동자들의 몸부림은 계속되고 있고 이는 처절한 투쟁으로 솟아나고 있다.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에서, 이집트, 시리아, 예멘 등에서,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인도, 중국 등 아시아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현대 자동차 비정규직, 한진 중공업, 유성 기업, 재능 교육 등의 노동자 투쟁, 대학생의 반값 등록금 투쟁에 이르기까지 확산되고 있다.
 

 

사상재판을 멈춰야 한다
 

바로 이러한 세계정세와 우리나라의 정세 속에서 사노련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사노련은 1심 재판이 끝난 후 형식적으로 해산되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맑스주의자, 혁명적 사회주의자로서 자본주의 위기와 모순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그 필연적 쇠퇴와 폐지를 말과 글로 표현할 것이다. 노동자들이 역사의 주체가 되려는 몸부림과 투쟁에 함께 할 것이다.
 

이 재판은 앞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노동자들과 사회주의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위에서 1심 판결의 근본적 문제를 지적했지만, 항소심에서는 다시 한 번 사상재판을 멈추고 사상의 자유가 실현될 수 있는 역사적 재판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011년 7월8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리뷰 - 경향신문] ‘삼성반도체 백혈병’ 연상시키는 풍자극

가칭) 노동자혁명당(추)의 회원인 최철 동지가 작/연출한 연극 '반도체 소녀'를 리뷰한 기사를 옮겼다.

 

[리뷰 - 경향신문]

‘삼성반도체 백혈병’ 연상시키는 풍자극

 

연극 ‘반도체소녀’

2011년 이 땅의 노동현실을 아프면서도 해학적으로 표현한 무대다. 지난 23일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막 올린 연극 <반도체소녀>(작·연출 최철)(사진)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이숙영씨 등의 실화를 모티브로 열악한 노동환경과 비정규직 문제까지 들여다본 사회성 짙은 작품이다. 쌍용자동차 파업, 재능교육 노사분규가 등장하고, 대학 등록금 문제 등도 짚었다.

 

무대는 시종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전개된다. 마치 거울 너머 공간처럼 마주보고 있는 한쪽의 검은 방은 병실, 거리, 술집 등으로 변주되고 다른 한쪽인 흰 방은 정민·세운 남매와 정민의 약혼자인 동용이 사는 집이다. 연극은 이 두 공간에서 시간을 달리해 일어나는 일들을 번갈아 교차시키며 보여준다.

 

‘밤성반도체’에 다니다 백혈병에 걸린 반도체소녀 즉, 반소(김찬미)가 사망하자 반소를 간호해온 호스피스 간호사 정민(박해영)은 마음이 착잡하다. 정민은 자동차조립공장에 다니는 비정규직 동용(문호진)과 동거해 임신한 상태로, 반소의 영혼과 종종 대화를 나눈다. 함께 사는 남동생 세운(서민균)은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애쓰고, 세운의 여자친구 혜영(한다현)은 학습지 선생으로 일하다 해고된 후 거리에서 1인시위를 계속한다. 세운과 혜영은 가치관이 달라 심각한 갈등을 빚는다.

 

거울을 보듯 방진복 차림의 반소와 마주보며 면접시험을 준비하는 세운의 모습, 그리고 백혈병으로 죽은 반소와 과로에 의한 급성 심장병으로 사망하게 되는 동용이 마주보며 “살아서 존중받고 싶고, 행복하고 싶었다”고 주고받는 장면이 가슴을 할퀴며 오랜 잔상을 남긴다.

 

앞선 장면에서 세운은 “효율적인 기업경쟁력 극대화와 생산비용 절감, 생산 기간 단축을 통해 이룰 수 있는 생산성 증대가 가장 필요하다” 등 대기업이 원하는 답변을 준비한다. 맞은편 방진복 차림의 반소의 모습은 바로 그 결과가 노동자의 죽음임을 암묵적으로 보여준다.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는 근로복지공단의 주장과 죽은 반소의 증언도 초반부 선명히 대비시킨다.

 

무겁고 진지한 내용을 다루지만, 정색하며 들이대지만은 않은 것도 이 작품의 미덕이다. 해학과 유머 코드를 배합함으로써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택배직원, 의사, 근로복지공단 직원, 교회 장로, 도둑 등 1인 다역을 맡아 쉼없이 웃음을 유발하는 멀티배우 오주환의 활약이 돋보였다.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김호철의 ‘다시는 아프지 말자’ ‘선택’ 등 노동가요가 극의 실감과 분위기를 한층 북돋웠다. 7월17일까지1544-1555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출처 : 문화창작집단 '날'의 클럽  http://club.cyworld.com/munhwanal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