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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할 수 없는 인간들

부다페스트 살면서 용서할 수 없는 인간들

동유럽은 전쟁의 여파, 또 89년 장벽이 무너진 후 급격한 사회 변화로 인해 사람들이, 사람들이....

정말 이상하다. ㅠㅠ 나 정말 헝가리 사람들처럼 자기 나라 싫어하는 사람들 첨 봤고 (아, 핀란드도 있군)

저렇게 죽을상 하고 다니는 사람들도 처음 봤음. 근데 헝가리는 다른 동유럽 국가들과 또 다르다.

사람들이 꽤나 와일드하달까... 솔직함이 과해 무례하다. 사람들이 온몸 가득 분노를 달고 사는 것 같다.

자기 문제 스스로 해결 못하고 자기 똥 남한테 던지는 인간들이 너무 많아.

이거 근데 내가 주변 활동가들 위주로 얘기하고 극단적인 사람들의 사례를 들다보니

좀 심하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파시즘...

길거리에 머리 삭발하고, 과거 넓은 땅 차지하던 시절의 헝가리 지도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다닌다면

그대는 바로 파시스트 (민족주의자라고 말하고싶겠지)! '다른' 사람들 용납을 못한다. 'Antifa street'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있던 내 친구는 막 도망가기도 하고 그랬다.

주요 타겟은 로마 (소위 집시라 불리는), 게이들... 난 별로 나쁜 일 당한 적은없다.

 

나치 아줌마...

아.. 친구들과 이 집으로 이사온 첫날, 옆집 아주머니가 우릴 완전 째려본다. 헝가리인 플랏메이트가 가서

그 아주머니에게 얘기한다. '흠.. 너네 외국인이랑 살아? 좀 그런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집 앞 계단 사이 공간에 자전거 놔뒀더니 지랄지랄, 집 앞 복도에 옮겨놨더니 또 지랄지랄. 이유인 즉슨,

"이 건물은 역사적 유물이다, 자전거 계단 앞이나 복도에 두면 안된다.."

내가 "그럼 어따 둬요?"

아줌마 왈, "니네 집 안에 들여놔" 아줌마 또, "너넨 이 집에 사는 게 아냐"

내가 "나 이집 사는데요"

아줌마 "너네 세들어 사는거잖아. 너넨 그럴 권리가 없어. 너네 자꾸 이러면 건물 대표한테 다 얘기할거야"

걍 자전거 집 안으로 들여놨다. 불편해...ㅡㅜ (근데 나중에 아주 괜찮은 장소를 찾아서 거기 잘

두고 다닌다. ㅎ)

 

어느날은 친구 둘이서 바깥 복도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있었다. 밤 11시쯤..

아줌마 또 시비. "너네 너무 시끄럽잖아. 밤 10시가 넘었어. 그리고, 외국인은 이 건물 오면 안돼"

친구 "부인, 부인 민족주의자시네요"

아줌마 "그래, 나 민족주의자야. 내 나라 사랑한다 왜?" 헐...

 

집주인과 얘길 했다. 집주인 왈, "내가 전에도 말했지, 저 여자 미친 여자라고. 그래도 너네 참 착하다.

화도 안내고 잘 참네...허허"

 

그 후로 우린 저 아줌마를 나치 아줌마라고 부른다. 나치... 근데 저 여자 유태인임. ㅋ

우리가 사는 이 집은 동 하나 정도 크기의 유태인 구역에 있어서 유태인이 많이 살고있다.

유태인 식당도 꽤 있고..

 

하하, 어느날 같이 사는 친구가 집을 나가자마자 노크를 미친듯이 해댄다. 문을 열었더니

"나치 아줌마, 나치 아줌마 있어!" 또 다시 헝가리인 친구가 나가서 그 아줌마와 얘길 했다. 그때

우리가 감자가 물에 젖어 그걸 복도에 내놨었는데 그걸 가지고 또 꼬투리. 그거 내놓으면 안된다...

여긴 역사적 건물이다... 근데, 내 친구가 자길 나치라고 불러 완전 열받았다고 말함. ㅋㅋㅋㅋㅋㅋ

쌤통.

 

이 아줌마 정말 웃는 걸 본적이 없다. 표정이 늘 굳어있고, 키우는 강아지하고만 밖에 산책하러 나갔다

오고 그러는 게 생활의 전부인 듯.  근데 또 웃긴 건, 이 건물 다른 이웃들이다. 건물 회의했을 때

집주인 얘기론 그 나치 아줌마 말고도 다른 두집이 우리한테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 그럼

직접 와서 말을 하지, 정말 답답해...

우리집은 이 건물에서 완전 왕따. 사람도 많이 드나들고, 거기다 완전 외국인 천지, 거기다, 거기다

아시아인까지 있으니... 아 평소엔 웃으면서 인사 잘 하더니 저 나치 아줌마가 뭐라고 하면 그저

침묵으로 동조하거나 자기들도 불만을 토로하는 분위기.. 우리를 싫어하는 이유가 "애들이 너무 젋고

외국인도 있고, 시끄러워서"란다. 젊은 게 죄라니.... 아아아아 ㅠㅠㅠㅠ

 

주인이 계약 8월 이후로 연장 안하겠다고... 원래 8월 말이면 6개월 계약이 끝나는 지라 우린 연장할

생각 하고 있었는데 집주인이 재계약 안하겠다고. 자기도 저 나치 아줌마가 계속 전화해대는 거 피곤하고

그 아줌마가 허구헌 날 협박해대서 (확실하지도 않으면서 세금 안내려고 수 쓰는거 고발해버릴거야!

이런단다. 사실인지 확실하지도 않지만 다들 이렇게 하니까 찔러보는건데 집주인 사실 그렇게 하고있음)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근데 자기도 가만 있진 않겠다며 저 아줌마 어떻게 고소할지 변호사랑

협의중이란다. 그러던 집주인이 이틀 후에 다시 메일 보내서 하는 말이, 이웃들한테 편지 써서 "이 애들

나쁜 사람들 아니에요. 앞으로 규칙 잘 지킬테니 너그럽게 봐주세요" 이따위 말을 전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1년 재계약을 하자고.

우리 모두 거절했다. 저 미친 나치 아줌마를 1년간 더 봐야한다니 말도 안돼! 그리고 갑자기 태도 바꾼

집주인도 이상해.

근데 정말 억울하다.. 이럴거면 우리도 맨날 그 아줌마한테 가서 막 소리지르고 깽판 치고 올걸.

강아지라도 납치해버릴까 생각 많이 한다. ㅠ

 

내, 떠날 때

"안녕, 나치 아줌마. 아줌마 나치보다 더 나빠. 사람 미워할 줄밖에 모르는 당신 인생 불쌍해" 이렇게

써놓고 나가야지.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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