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비정규 노동자대회

 

1호선 방학역에서 전철을 탔다. 얼마만인가? 서울역에 와 본 것이, 대학시절 서울행 장항선 열차를 타고 내린 이후 그야말로 십 수 년 만에 밟아보는 서울역이다. 오늘 전국 비정규직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바로 서울역 광장이다. 서울역은 또 이렇게 오늘의 나와 관계짓기가 되는 것인가. 개인의 역사나 국가나 노동자들의 역사도 서로서로 맞물리고서야 하나의 무늬가 되고 흔적이 된다.

 

 

공지된 대로 르포문학교실에서 현장워크샵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집결장소인 시계탑을 향해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부지런한 나? 아무도 안 보인다. 강곤씨에게 전화를 했다. 거의 다 왔다는 대답을 들으며 광장을 서성였다. 12시가 좀 못 된 서울역, 한켠에서는 급식차가 있고 그 주변을 에워싸고 수많은 사람들이 식판을 받아들고 서있다.

           

 

 먼저 받아 든 사람들은 삼삼오오 떼를 지어 맛있게 먹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저씨 아줌마! 식사는 앉아서 편히 하세요! 맘속으로 빌어보니 모두 점심식사에 한창이다. 어느 단체 어느 구호기관에서 나왔는가. 고맙기도 하지.. 노숙인들의 한끼 점심식사가 돼주기 위해 그들은 묵묵히 봉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삐리리~ 어디 계세요? 아 네 저 시계탑 쪽으로 갈께요. 강곤씨의 전화를 받으며 눈을 돌리니 일전에 인터뷰를 하고 르포를 썼던 ‘재능교육 선생님’들이 한켠에서 모금을 위한 일일 좌판을 펼치고 있었다. 반가웠다. “아, 대회에 나오셨네요. 있다가 저희 식구들하고 같이 와서 팔아 드릴게요.”

 

급히 인사를 하고서 르포문학 식구들을 찾아갔다. 어? 강의가 끝나면 바쁜 걸음으로 귀가를 재촉하는 사람인지라 모르는 얼굴이 눈에 띈다. 모자를 쓰고 양쪽 어깨에 가방을 둘러멘 후덕한 인상, 까페 닉네임은 이름하여 ‘읍면동'인 윤지미씨와 역시 닉네임이 야키다인 김은경씨와 인사를 나눴다. ’야키다‘는 어떻게 진 이름이에요? 그냥, 좋아하는 스웨덴의 여성벤드 이름이에요. 아 네 그렇군요. 각각 르포문학 6기와 4기인 읍면동과 야키다와 섞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김정란씨 등 꽤 많은 인원이 모였다.

 

                   

                                  

 

  잠시 시간을 두고 강곤씨가 르포  멤버들을 기륭전자 조합원들에게 인도했다. 그리고 인터뷰를 하기위해서 조용한 장소를 찾아 이동을 했다. 서울역 신청사는 쇼핑몰을 갖춘 건물로 변신해 있었다. 그곳 2층에 있는 로비를 찾아서 일행은 자리를 잡았다. 이제 막 각자의 소개가 끝나고 기륭전자에서 부당 해고를 당한 조합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지려고 할 때였다.

 

가슴에 ‘비정규직노동자대회’라는 표시를 달아서인가. 쇼핑몰 경비아저씨가 와서 장사에 지장이 있으니 나가 달란다. 한쪽에 동그랗게 둘러앉아서 담화를 나누는 것이 도대체 무슨 지장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보면 모든 것이 불편하고 마땅찮은 가보았다.

                                                                                                                                          

   

우리 일행은 하는 수 없이 자리를 이동할 채비를 차리지 않을 수 없었다. 자 가자 나그네 되어. 어디 마땅한 곳에 둥지를 틀기 위해 헤매는 유목민처럼 우리도 그렇게 다른 장소를 찾아 가자.

 

서울역 청사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또다시 쫒겨나지 않을 만한 장소가 어딜까 고심하면서.. 가방을 둘러맨 한 무리의 르포문학교실의 방랑자들이 잠시의 유랑을 거듭했다. 그리고 나서야 후미진, 아주 한적한 벽을 뒤로하고 둘러앉았다.

 

 

우리 르포팀 일행은 강곤, 송기역, 윤지미, 야키다, 김정은, 나, 송기역씨의 짝, 그리고 또 한분, 기륭 쪽은 김소연 분회장, 이인섭, 윤홍희, 박행란, 오석순 이상과 같이 다섯 분이었다. 법 없어도 살 것 같은 그야말로 착한 소시민일 수 밖에 없는 사람들(?) 무엇이 오늘 우리 모두를 비정규직노동자대회에 참석할 수 밖에 없는 이 현장으로 내몰았는가. 시대여 말하라!

 

현장 워크샵 르포 제 2탄은 위에

 

현장 워크샵 르포 제 3탄은

 

기륭전자  '김소연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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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3 22:38 2010/01/2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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