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길에서 상대 죽이기-⑥

<총선 후 잡설>정치의 길에서 상대 죽이기-⑥

-손학규에서 정세균에 이어 친노패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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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례 기자=‘김대중 지지자들과 그의 후예들이 당을 나간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은 누구인가?’를 물으며 글을 시작한다. 기자에게 가해올 유무형의 압력을 의식하지만 않는다면 이에 답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그 어떤 사안이나 인물에 대해서 아는 만큼 느끼는 만큼 피력하면 되니까.

그런데 미국의 홈런왕 베이비루스는 “홈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1루,2루,3루를 차례대로 모두 밟아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그는 또 “내가 714개의 홈런을 칠 수 있었던 것은 1330번이나 삼진아웃을 당했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한다. 이는 얼핏 들으면 무척이나 평범한 말 같지만, 전자는 경기에 참가하는 모든 주체들이 승리의 영광을 얻기 위해서 지켜야 하는 원칙과 절차에 관한 것을 말하고 있다. 이에 비해 후자는 좌절과 굴욕을 견디고 이겨낸 총체적인 결과가 곧 홈런왕이었음을 말하고 있다.

정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모든 운동선수들에게 있어 체력은 선수를 지탱해주는 힘이고, 기술은 경기를 펼쳐나갈 내용이자 실력과 전략이 될 진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정치를 하기위한 뚝심이 어느 정도이고 경륜을 펼치기 위한 실력은 또 얼마나 되는지(...)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말했지만 어떤 사람은 역사를 되돌리기도 하고 후퇴시키기도 했다. 우리 역사에는 쿠데타와 계엄령과 위수령 같은 독재수단을 사용하여 통치기간을 이어오고, 12.12사태와 5.18 광주시민학살과 같이 헌법을 유린한 대가로 정권을 잡은 군부독재 기간이 총 30년 세월이다. 더구나 88년 13대 총선은 1여 3야 시대로서 국민이 만들어준 구도로 독재시대에는 엄두에도 못 내던, 협상과 협치로 의회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기회였지만 이를 일거에 무위로 돌려버린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김영삼의 3당 합당이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서는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거나 자신이 한일은 ‘구국의 결단’이라며 40여 년 동안 머물던 진영을 하루아침에 배신하고, 독재권력과 야합하기 위한 당위성을 단 두 마디로 얼버무린 것이 전부였다.

이러한 김영삼의 전철에 버금가는 일을 한 사람이 노무현이었다. 한나라당과 ‘연정을 하자’고 들이댔으니 그의 정치 직계 선배 김영삼이나 후배 노무현이 도진개진이었던 셈이다. 헌법유린과 국기문란, 군부독재로 인한 비정상적인 통치행위가 오랫동안 관행처럼 이어진 탓에 양심이 마비됐던 모양이다. 비정상에 대한 내성이 고질병이 되어 정치도의상 해서는 안 될 행위마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시도할 수 있는 현실이 개탄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배덕자들은 그렇게 탄생했다. 자기를 90% 이상의 지지로 대통령을 만들어준 표심을 유린한 어처구니없는 일, 자기를 낳아준 부모(父母) 당(黨)에 총질하는 일에서다.

 

한국 정치에서 정당이란 선거 때 내편이 돼서 싸워줄 집단으로서의 패거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정당이란 정치적인 주의나 주장이 같은 사람들이 모인 결사체로서 이상(理想)을 펼치기 위해 조직된 단체일진대 정당의 가치가 전도된 오늘의 현실, 이런 일을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정치인들이었다. 때마다 패거리정신으로 무장하고 남이 이룬 가치를 낚아채는 자들 또한 정치인들이다. 그들은 ‘뻐꾸기가 탁란(托卵)하듯이’ 인간 뻐꾸기가 되어 공동체를 몰락의 길에 이르게 한다. 그 유형은 다음과 같다.

 

①점잖은 척 국물 챙기는 형

②게릴라 성향을 가진 매향(賣鄕) 노(奴) 형 인간

③여론조작을 비롯한 이미지 형성을 기반으로 하는 뻐꾸기 형

 

먼저 김치 국물 형이다. 손학규는 2007년 대선을 앞둔 3월 19일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에 입당을 한다. 이어서 당내 대선후보 경선레이스에 참여 하게 되고, 탈락했지만 그 이듬해 1월 10일 당 중앙위원회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의 2대 대표로 선출된다. 물론 중앙위원회에 불만을 가지고 불참한 계파도 상당했다. 손학규가 대표에 선출되자 이해찬 등 친노들은 불만을 가지고 당을 탈당했기 때문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이해찬을 비롯한 친노들의 대통합민주신당 탈당은 떳떳한 것은 못되었다. 여기서 대선후보를 먹어 열우당 시즌 2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경선 판에 뛰어들었지만 뜻을 못 이루자 친노 이해찬과 유시민은 등은 곧바로 탈당 수순을 밟는다.

이 전 총리의 한 측근은 "손학규 체제가 참여정부책임론을 전제하고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당내에 남아있으면 이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내에 남아있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총선불출마를 선언하는 것도 참여정부실패와 대선패배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탈당을 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이해찬 탈당, 유시민도 고민중...친노 탈당 이어지나 2008년 1월10일 오마이뉴스)

아무튼 손학규는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표가 되자 18대 총선에서 실리를 챙기는데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혹자는 이 지점부터 본격적인 민주당의 몰락의 시작됐다고 말한다. 아래의 예문은 이 모 논객이 당내 사정을 잘 아는 범 친노에 속하는 경상도 출신의 3선 의원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민주당 잔혹사’의 한 부분이다. 이의 관전 포인트는 손학규에 이어 당대표가 된 정세균과 맞물리는 부분이고 그가 저지른 일들이다.

그러니까 민주당 몰락은 손학규부터 시작하여 정세균으로 이어지는데 이때 희생된 대표적인 인물은 동영이고, 김대중의 민주당도 함께 몰락에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정세균 당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다 좋다. ‘3부 요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개인과 가문엔 영광일 터이다. 이 모든 것이 정세균의 전리품이고 광영인지 모르겠으나 이에 비례해서 호남정치가 몰락하고 김대중의 민주당이 폭삭 망했다면 그에 가려진 그늘이 얼마나 짙은지 따져봐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3년 전 쯤, 김대중의 민주당이 몰락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글이 한 포털에 올라온 적이 있었다. 원 제목은 ‘민주당 잔혹사’였다. 먼저 손학규 더민당 고문에 관한 부분을 원문대로 인용해본다.

민주당 첫째 잔혹사는 “2007 대선패배 후 첫 대표 손학규는 과거 우리당의 상향식 공천을 한나라당식 하향식으로 바꾼다. 지역대의원을 지역위원장이 임명하고, 그 대의원들이 지역위원장을 뽑게 하는 우스운 당헌을 만든 후 박재승 공심위장을 앞세워서 친 손학규 인사 공천하기의 계파정치를 시작한 것”이고 두 번째는 “손학규 대표에 의해 공천된 지역위원장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지역대의원을 선임한 후, 그들에 의해 계속 그 지위를 이어갔다. 민주당의 계파정치는 손학규가 시작했다고 볼 수 있으나, 차기 당 대표가 되는 정세균처럼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이어 민주당 세 번째 잔혹사에 대해 말하기를 “손학규의 가장 큰 죄는 민주개혁 정당을 표방하면서, 한나라당 당헌보다 더 비민주적인(제왕적 대표가 가능한)당헌을 만들어, 민주당 계파정치의 원인을 제공한 데 있다. 만악(萬惡)의 근원은 손학규가 만든 민주당 당헌”이었다. 새누리당에서 넘어온 처지라서 겉으로는 신사인척 했지만 철저히 국물을 챙겨 마시는 쪽으로 당을 작동시키고, 인구보정이라는 방식으로 선거의 4원칙인 평등선거를 훼손하기 시작한다.

“네 시작은 미약했지만 네 나중은 창대하리라!” 이런 경구가 선 기능 쪽으로 작동됐더라면 좋았으련만....불행히도 김대중의 민주당을 부숴 이득을 취하려는 자들 앞에서는 이 모든 가치가 무력했다. ⑦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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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1 15:55 2016/06/1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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