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➄ 남원 보절하우스미술제 총평과 이후의 전망

-김해곤 예술총감독에게 들어보는 미술제 전후 이야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회화는 오랜 세월 동안 제1 예술로 자리매김해 오고 있는 예술 장르다. 여러 세기에 걸쳐 생산돼 왔고 그 중 시대를 뛰어넘는 걸작들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수많은 영감과 감동을 안겨왔다. 인류는 그림 또는 예술작품들을 수용하며 대리만족을 해왔고 때로는 신앙과 철학적 사고를 고양시키는 매개체로 기능해 왔다. 나아가 어떤 작품들은 이념과 사상을 전파시키는 도구로 사용됐는가 하면 거대한 담론 형성에도 기여해 왔다. 예컨대 세기를 초월하여 문화적 비전을 제시하기까지 한 작품들은 정말 많았다고 할 수 있다.

16세기 초로 가본다. 가톨릭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명을 받아 제작된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화를 보자. 미켈란젤로가 그린 천정화 ‘천지창조’는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기독교 교리의 첫 페이지를 보여줌으로써 나이, 세대, 귀천을 막론하고 창조주 하느님의 위대함을 마주하게 한다. 이를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미켈란젤로는 천정에 그려진 340여개의 인물상 중 <아담의 탄생>에서 인간인 아담을 신의 크기와 동일하게 그려놓아 신(神) 중심 사고에서 인간중심의 사고로 옮겨간 르네상스의 특징을 보여준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은 아들 예수의 주검을 무릎위에 앉히고 비통해 하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통하여 ‘사랑’이라는 기독교 교리를 인류 보편적인 모성으로 치환하여 보여준 걸작이다. 이는 섣부른 지식으로 계량할 수 없는 예술의 위대한 가치를 일깨워주는 하나의 바로미터가 된다.

또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모나리자’를 통하여 여인의 미소를 매력적이고도 신비하게 표현하면서 르네상스 회화기준을 새롭게 정립하기에 이른다. 그는 윤곽선을 강조하여 배경과 물체를 분리했던 이전 화가들과는 달리 경계선을 흐릿하게 표현하는 스푸마토 기법을 사용하여 안개 속에 있는 듯한 효과를 주고 있으며 눈앞의 형상을 3차원적으로 제시한다. 기존의 ​원근감과 명암대조법 또는 피라미드형 구조로 일관하던 도식적인 기법을 무너뜨리고 정확한 해부학적 인체묘사 방식으로 르네상스 이전의 그림들에 비해서 기법에 있어서도 혁신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이밖에도 프랑스의 ‘스페인침공’을 주제로 한 프란시스 고야의 ‘1808년 5월 3일의 학살’은 프랑스 측의 스페인 시민의 무차별 학살을 고발하고 있다. 이어 1830년 7월 28 파리에서 일어난 3일간의 시민혁명을 작품화한 당시 32세인 들라크루아의 ‘자유의 여신’은 자유에 대한 민중의 염원을 선도하는 장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피카소의 게르니카도 유명하다. 게르니카는 스페인 내전 때 독일군에게 폭격 당한 게르니카 지역의 참상을 고발한 작품이다.

이처럼 위대한 작품들은 때마다 고유의 무게감과 감동을 안겨주면서 민중의 각성을 견인해왔다. 하여 회화를 비롯한 수많은 미술 작품을 통해 발휘되는 시대정신과 비전은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가치로 기능(機能)한다. 장르, 기법, 소재의 다양성 등에서 차이는 있지만, 예술로 통칭되는 넓은 의미의 미술은 남원의 보절아트페어에서도 유용하다 하겠다. 이에 ‘초.중.고생들의 2024년도 그림공모를 비롯하여 앞에서 미처 질문을 다하지 못한 점들에 대해서 김해곤 감독을 통해서 이어가 본다.

 

-2024년도 초.중.고 생 그림공모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지난해(제2회 그림.글 공모전)는 전라북도를 대상으로 공모를 시작하였는데, 올해는 전국으로 확산해 공모를 할 계획이다. 전국단위의 공모가 이루어진다면 장관상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고, 장르와 형식은 기존의 종이, 화선지, 천 등 평면 방식으로 이루어진 작품과 컴퓨터를 활용한 그림도 병행해서 공모할 계획이다. 현대는 폭넓은 IT시대다. 한국은 자랑스럽게도 IT 강국이다. 선배 화가들은 그들이 어떤 도구 어떤 매개체를 활용하여 작품을 생산하든 불필요한 제약을 둬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응모작 중 선정된 작품이 받는 특혜는?

“심사를 거쳐 수상작으로 선정되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보절아트페스타 행사의 일환인 특별전에 초대받아 전시 될 거다. 가능하다면 홈페이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온라인 전시판도 만들어볼 계획이다. 또 1회 2회 때 판매된 학생들의 그림도 있었는데, 3회 때는 조금 더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해볼 계획이다.”

 

-출품료 없이 응모작품을 받고 있다. 이에 따르는 고충도 있을 것 같다.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다. 우리 미술제엔 출품료가 없다. 입상작들은 전시를 위한 액자와 상장 제작, 작품 포장 및 운송까지 무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꽤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있지만 올해도 그렇게 할 계획이다. 아동 청소년들의 응모작을 소중하게 취급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일이고 그들의 발걸음에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또한 “기업들의 상품 협찬과 지원 역시 참가 학생들에게 큰 격려와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농촌작품의 특성을 말씀하셨는데 농촌작품의 기준과 특성은 무엇인가?

“현대미술의 장르는 매우 다양하다. 경계 없고, 복합적이고 격식파괴, 이런 특징이 있다. 이런 기조 안에서 우리만의 정체성이나 차별성을 갖는다는 것은 중요한 요소가 된다. 미술제를 위해서도 우리 모두를 위해서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다. 이를 기획자의 안목이라 해두자. 우리 보절아트페스타의 특성이라 하자. 농촌만의 분명한 특이점이 아직은 뚜렷하게 형성되어 있진 않지만 가능한 한 그런 작품을 선보이고 싶은 꿈마저 버릴 순 없다. 자연과 생명, 기후변화와 환경, 보절의 논과 밭, 빈 집과 빈 점포, 농민들의 삶과 토속적인 이야기 등, 지역정서를 잘 담아서 표현한다면 독창적인 미술제가 되리라고 기대한다. 도시에서 볼 수 없는 미술작품, 타 미술관에서 만날 수 없는 주제와 소재 등을 피아가 잘 풀어내는 의욕이 팔팔하게 번득였으면 한다.”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농촌작품과 구독자들이 바라보는 농촌작품에 대한 접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한강에서 볼 수 있는 작품과 시골의 논과 밭, 비닐하우스 속에서 바라보는 작품이 같을 거라고 믿는 것은 안이한 생각이다. 이는 기획자나 작가들 양쪽 다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구독자나 관람객들은 보절이기에 가능한 그림이 특정될 때 공감도가 상승할 것이다. 예술의 가장 큰 가치는 생명력이고 감동이라 할 수 있는데 감동은 마음의 움직임이고 영감은 창의.창조의 가장 강력한 동기다. 우리 미술제가 감동과 영감을 낚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됐으면 한다. 실력 있는 작가들이 모이는 아트페어라면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그런 기운이 따뜻하게 흘러야 한다고 믿는다.”

 

-아트페어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중요할 것 같다. 궁극적인 목표나 지향점은?

“첫째는 궁색하지 않게, 풍성하게 작품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 둘째는 관객들이 미술작품을 이해하도록 돕는, 안내 작업이 중요하다고 본다. 다음으로는 되도록 작품 구매자가 쇄도하는 아트페어가 되길 지향한다. 솔직히 말해서 보절은 아트페어를 치루기에 아직은 시기상조일수도 있다. 그러나 남원에 가면 ‘보절아트페어라는 미술시장이 열리고 프로의식이 강한 사람들이 많고 작품이 풍성해서 좋다.’는 입소문 가득한 미술제를 목표로 가고 있다.”

김 감독은 이어 중저가 작품들과 관객들이 선호하는 그림들을 전시하면서 사회적 붐을 일으켜보고 싶고, 차츰 미술시장이 형성되도록 만들어보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더해서 내방객들이 저마다 지역농산물에 곁들여 그림까지 한 가득 담아가는 진풍경을 만들어볼 예정이라고 한다.

 

-갑진년 새해다. 현 상황에서 보절미술제는 감독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보절아트페스타는 전북 남원시 보절면이라는 작은 농촌의 이야기가 아니다. 소멸되어가는 한국의 농촌의 현실을 어떻게 재창조해 살릴 것인가에 대한 실험적 장소이자 대표적인 농촌예술제라고 인식해줬으면 좋겠다.”

 

-최종적으로 어떻게 자리 매김 됐으면 하는가?

“정치적 논리와 지역이나 내 고장 발전만이 최선이라는 소아적인 셈법을 떠나 농촌의 현실을 직시하길 바란다. 제 개인적으로는 보절아트페스타가 농촌재생으로 성공하는 첫 단초가 되도록 영혼과 정신, 노력과 지혜를 주저 없이 갈아 넣을 예정이다. 보절미술제 혹은 보절아트페아라 부르는 이들 프로젝트를 기필코 성공시키고 싶다.”

 

글쓴이/박정례 선임기자.르포작가.칼럼니스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4/02/12 16:11 2024/02/12 16:11
트랙백 주소 : https://blog.jinbo.net/8434pjr/trackback/614

전 삼민투 위원장 함운경의 586 직격

-이권에 기반 한 운동권 특권정치 깨야 나라 발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상을 바꿉시다!’ 공화주의 솔루션 저자 함운경 씨가 요즘 자주 외치는 슬로건이다. 그는 함운경 Tv의 유튜브 방송을 시작할 때는 물론 방송 말미에서도 ‘세상을 바꿉시다!’라는 말로 끝을 맺고 있다. 이번 총선이 5.86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할 소중한 기회라고 주장하면서다.

그 자신 정치 참여를 위한 지평을 넓히기 위한 시도로도 보인다. 그런데 이 같은 함 위원장의 태도는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것 같지는 않다. 오래전 조경(造景) 식재 업을 거쳐 작금에는 횟집을 겸한 수산업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함 회장이다. 이런 그가 정치, 사회, 경제적인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은 생업 현장에서 체득한 신념에서 출발한 면이 적지 않다. 함운경 씨의 주장은 그래서 현실적인 근거와 상식에 입각한 소리라 할 수 있다. 함운경의 발언 시점도 이를 뒷받침해주고도 있다.

지난해 6월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문제로 사회적인 이슈가 되어 논란이 일자 ”지금의 후쿠시마 처리수를 바다에 넣으면 1조 분의 1로 희석되는데 방류와 관련한 괴담이 내 밥상을 엎어버리니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라는 입장이 발언의 시작점이다. 그러면서 586 운동권 특권정치의 폐해를 여러모로 직격하고 나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먼저 586운동권 세력의 과도한 대표성이다. 1980년대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열에 두 명이 채 안 되는 수준이었다. 그중 1% 정도가 운동권이었다고 한다. 1% 밖에 안 되는 운동권 중에서도 극히 일부가 정치권에 진입해 있다. 아무튼 운동권 전체 세력들은 사회 도처에서 길게는 3~40년을 군림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을 타고 2004년도 제17대 국회의원으로 입성한 이른바 ‘탄돌이’라 불리고 있는 운동권 정치인들이 문제다. 무려 20여 년을 기득권 정치인으로 존재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들은 민주당 의원 163명 중 70여 명에 이르고 비율로는 40%쯤 된다. 심각할 정도로 과다 대표돼 있는 전형적인 사례라 하겠다.

둘째 586운동권들의 특권층화다. 이들은 20대였을 때에는 아스팔트 위에서 민주화를 외치고 사회 곳곳으로 하방을 한다. 한때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발언도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30대가 되자 시민운동의 경험치를 가지고 기업에서 노조 투쟁을 시작한다. 이게 90년대의 일이다. 그 결과 4.50대가 됐을 때는 정규직 노조의 상층부로서 귀족노조를 형성하게 된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상위 10%는 이들이 차지하고 있다.

또 586운동권은 진영을 위한 투쟁 집단이다. 사회 전체적인 시각에서 세대별 특징을 짚어보면, 60대 후반과 70.80세대들은 우리나라가 후진국이던 때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이어 4.50대는 한국이 개발도상국일 때 태어난 인물들이다. 때는 중진국 시대를 향해 달려가던 시대였다. 반면에 2030 젊은이들은 반공 민주주의나 개발도상국이었을 적 사람들과는 다른 위치에 서게 된다. 이른바 자유를 만끽하고 풍요를 누리며 자란 세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586운동권 세력의 진영을 위한 이익투쟁은 미래세대들과 이해가 상충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발전과 미래세대를 가로막는 몽니요 어깃장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에 대해서이다.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세계 유수의 무역대국이자 선진국이다. 1987년 이후 직선제를 관철시켜 대통령을 직접 뽑았고, 지방자치까지 이룬 풀뿌리 민주국가다. 따라서 586운동권 집단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반독재 민주화 투쟁은 대한민국의 위상이나 현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일본으로부터 독립한지 79년이나 되는 대한민국에 반일(反日) 선동이며 죽창가 발언을 부르대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선진국 반열에든 대한민국을 과거로 회귀시키려는 퇴행적 행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다. 586운동권 세력은 지나치게 과도하게 대표돼 있고, 특권층화 돼 있고, 진영 이익을 위한 투쟁 집단이 돼 있다. 선진 대한민국이라면 586운동권 특권세력들이 계속해서 상위 10% 상층부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 귀족노조로 군림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모든 투쟁목적을 기득권 강화에 두는 것도 용납해서도 안 되겠다. “586을 청산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할 뿐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586운동권 특권정치 세력들을 깨끗이 설거지하자.” 이런 점에서 함운경 위원장이 586운동권 특권정치세력들을 직격하는 이유다.

 

글쓴이/박정례 피플투데이 선임기자.르뽀작가.칼럼니스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4/01/30 20:48 2024/01/30 20:48
트랙백 주소 : https://blog.jinbo.net/8434pjr/trackback/613

[인터뷰➃] 각 전시 공간의 특성과 관람객 반응

-米美味, 남원 보절미술제 개최 성과와 이후의 전망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관람객 규모는 어땠는가?

“이게 재밌다.” 김 작가는 설명한다. “1,2,3관의 관람객들이 각각 다르다. 어떤 분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자녀들의 전시 작품을 보기 위해 주로 3관을 찾는다. 또 어떤 이들은 신식 도구에 밀려 구석에 처박아 두고 잊고 지내던 예전의 구식 농기구가 자신들의 산 역사였다는 것을 자각하고 향수를 느끼는 식이다. 이런 분들은 농협창고에 꾸린 ‘문화쌀농’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한편으로 제2관에서 보이는 반응은 또 다르다. 작가들의 그림을 접하고 나서 구매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술제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관람 포인트와 취향에 따라 백인백색 천인천색인 것 같다.”

 

언론매체의 반응은 어땠는가?

“각 일간지에서 관심을 가져줬고, 남원시청 공보실에서도 촬영을 해갔다. 이밖에 지역 mbc, kbs, sbs 등 공중파 방송뿐만 아니라 기타의 매체에서도 영상취재를 해갔다. 영상 매체의 효과가 컸던 것 같다. ‘TV 보고 찾아왔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으니까. 대전이나 전주, 익산을 비롯해서 멀리 울산과 부산 서울에서까지 찾아줬다.”

투데이전북의 밀착취재 영상을 보자. ‘요즘 문화를 즐기는 데는 공간의 제약이 없는 것 같습니다. 거리에서 공연이 열리는가 하면 비닐하우스에서 그림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이 가을 시청자 여러분들께서는 비닐하우스에서 문화를 즐겨보는 것은 어떤가요?’라며 미술제를 소개하고 있다.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남원 보절면에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바쁜데 웬일인지 함께 따라 가보자.‘면서 방송 카메라를 이동하면서 소개 멘트를 날린다. ’여기가 하우스를 개조하여 꾸민 미술관이다. 첫 번째 영상을 만나보겠습니다.‘라는 식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상 화면에 손자 손녀와 며느리와 함께 전시관으로 들어가는 중년 아주머니가 잡히면서 그 아주머니의 소박한 모습을 소개한다. “그림을, 미술품을 많이 해 놨다 해서 지금 구경 가요.” 이어 제3관에서는 자녀의 그림을 앞에 두고 반색을 하고 있는 부부를 비춘다. “이거 우리 아들 그림이네!” 이어 건너 편 쪽에선 사진 작품을 내건 마을 아저씨가 지인들을 안내하고 있는 모습이 한창이다. 그 아저씨는 “마을 사람들을 찍어 봤는데 걸어 놓고 보니 마음이 뭉클하다.”며 손수 찍은 사진작품에 경도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참여 작가들의 반응이나 호응도는 어떤가?

 

“대체로 신선하다는 반응이었다. 2관엔 54명 작가들 작품 83점이 걸렸는데 이만하면 호응이 좋았다고 자평한다. 이를 참고해서 내년엔 칸막이를 질러서 농촌미술에 특화된 모습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트 페어도 활성화시켜보고 싶다. 그림을 사고 싶다는 요구가 있는 걸 보며 상당히 고무적이라 생각했다.“

계속해서 김 감독의 말을 들어본다. “‘일단 비닐하우스미술관이기에 설마 했는데 신선하다. 전시공간으로서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더라도 공간에 대해 선입견을 깨고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였다.” 또 어떤 분은 “’폐쇄된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이라서 좋고, 비닐하우스라서 채광이며 자연조명인 셈인데 이점에 대해선 좋다 나쁘다 섣불리 단정하긴 이르다. 그렇더라도 새소리며 바람 소리가 날 것 그대로 들리는 면에서는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전시장인 건 맞다. 이런 곳에서 그림을 대한다는 사실이 흥미롭고 신기한 터라서 하우스미술관이라는 공간이 주는 약간의 불확실성을 상쇄하고도 남았다고 생각한다.‘라는 의견을 주셨다. 또 ’만사 제쳐두고 달려왔다. 내 앞에 다른 작가들의 다양한 그림이 있다는 사실에 흥분된다.’는 소감도 있었다. 이게 다 관심이라고 생각하여 허투루 듣지 않고 진지하게 경청하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비닐하우스 지붕을 덮고 있는 검은 차광막마저 걷으면 어떨까.’ 하는 의견도 들렸다. ‘농촌에 문화가치를 심을 수 있어 스스로 위로를 받았다’고 한 부분에서는 ‘봉사하러 갔다가 오히려 얻은 것이 더 많았다.’고 토로하는 유명 인사들의 후일담 그런 거를 연상하며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덕담일수록 평정심을 유지하며 듣는 것이 중요할 것 같고, 미술제의 가치 창출과 문화 프로젝트로서의 가능성을 키워나가기 위해서 보다 냉철한 분석적 사고를 작동시키려고 노력했다.”

 

살릴 점 보강할 점에 대해서도 한마디 부탁한다.

“제1관은 농촌 친화적인 전시로 기획됐다. 볏짚과 왕겨를 이용한 설치물이다. 누구든 망석 위에 수북이 쌓인 왕겨 속에 파묻혀 오감을 동원해가며 농촌의 소출 물을 손수 느껴보는 콘셉트다. 다시 말해서 작년에 이어 일관성 있게 구성했다. 3관은 중고생 작품과 주민작품으로 채워졌다. 여기서 생각할 점은 발전적인 전시 형태에 대한 고민이다. 장르를 제한하지 않고 다양하게 열어주는 전향적 자세는 좋다고 생각했고, 미술제라고 해서 종이에 그리는 그림만 고집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무슨 말이냐면 “‘글.그림’ 즉 그림 위에 할 말이 있으면 덧붙여도 된다는 식의 주문을 했는데 이점엔 호평을 받았다고 보고 이렇게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미술제의 응모작품이 앞으로 만화 또는 웹툰이 들어온다 해도 전혀 낯선 조합은 아닐 것이다.” 이어 김 감독은 “제1회 때는 보절면 아이들을 상대로 그림을 모았다면 제2회 땐 전라북도 내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그림을 모았다. 명칭은 어린이ㆍ학생 그림ㆍ글.미술 공모전이다. 주제 제시는 ‘20년 후의 나의 직업과 나의 변화된 모습’ 그리고 ‘인공지능과 농촌의 미래’였다. 초.중.고생 가리지 않고 범위를 넓혀 작품 응모를 받았다.” 김 감독은 제3회 때는 특정지역에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전국단위로 모집할 예정임을 밝히는 모습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어 제2관에 대해서다. “1관 3관과 달리 2관은 좀 더 전업 작가들의 입장에서 접근할 예정이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된 부분이지만 “그림을 사려면 누구를 통하면 되나?“라는 질문에 맞닥뜨리게 됐고, 이런 요구에 부응할 필요성에 대해서 생각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한편 각 언론매체들이 우리 보절미술제를 소개할 때 부각시키는 포인트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농촌의 비닐하우스에서도 문화를 즐길 수 있다.’라든지 ‘비닐하우스를 개조하여 미술관을 열었다.’는 식의 멘트였다. 모든 상황을 종합하여 관람객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 한다.”

출품 작가들 중에는 보절아트페어는 ‘농촌에서 하니까’, ‘전시공간이 특이하니까’, ‘초창기이니까 돕는 셈치고’ 등등의 이유로 작품을 출품해줬을지 모른다. 그러나 남이 베푸는 호의는 기껏해야 한두 번이라고 생각한다. 받아들이는 쪽에서도 호의에 기대는 마음을 빨리 정리할수록 피차 혼선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획자인 저 자신부터 그런 마음은 쏙 빼고 ‘내가 만약 작가라면’하고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중이다. 하긴 피아를 떠나서 ‘아트페어’ 활성화와 지속적인 발전을 응원하는 사람들이라면 다양한 방안이 좀 더 단단하게 마련되기를 바라는 입장일 것 같다.

예컨대 성공적인 미술제를 위한 좋은 시스템 구축과 장치는 빠를수록 좋다. 주최 측 입장에서도 언제까지 참여자들의 단순한 열정이나 호의에만 기댈 순 없겠기에 말이다. 작품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의 요구에 응할 방법도 하루 속히 최적화되었으면 한다. ➄에서 계속

글쓴이/박정례 피플투데이 선임기자.르뽀작가.칼럼니스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4/01/24 18:26 2024/01/24 18:26
트랙백 주소 : https://blog.jinbo.net/8434pjr/trackback/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