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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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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1998, Guy Ritchie

 

내 취향을 정확히 저격당했던 영화. 그리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게 해준 영화. 누가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뽑으라면 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가 언제나 부동의 1위였다. (Trainspotting을 보고난 후에는 공동 1위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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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을 때 기억이 난다. 2003년에 처음 봤다.(웬 아이 워즈 초등학교 4학년 시절ㅋㅋㅋㅋ) 학교가 끝나고 오랜만에 한국에 온 언니를 만나러 고모네 집에 갔다.

언니가 호두마루를 넣은 아이스 믹스커피를 타줬다. 엄청 달고 맛있었다. ㅅㅇ이 언니가 줬다며 CD를 하나 꺼냈다. 그리고 영화를 같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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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이런 거

 

그 때 잘 이해는 못했다. 어린 나에게 너무 충격적인 (다시 보니 별 장면도 아니긴 하다만)스트립댄스와 총질 장면이 있었다. 다만 언니가 막 웃겨했고, 나도 웃기다고 생각했다. 언닌 몇 장면의 웃음포인트를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예를 들어 소프가 칼을 딱 꺼내는 장면에서 언니가 막 웃었다. 뭐지? 하고 있는 나에게 말해줬다. 영국은 총기 합법이 아니라 칼을 꺼내는 거라고. 뭐 그 외에도 남부 놈들이 싫다고 하는 도둑 2인조의 말에 남부 북부 악센트 이야기도 해줬다. 이런저런 설명들을 해줬고, 마지막 장면은 그 때도 기억에 남았다. 왠지 웃기니까ㅋㅋㅋ

언니의 친절함과 언니의 영화를 함께 봤다는. (무려 19세영화를!) 모든 게 버무려져 이해는 잘 못해도 좋은 기억이었다. 이건 스토리 전개와 진행도 짱짱인데 하하 그걸 모르고도 좋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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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쯤 다시 봤다. 그리고 ​취향 저격. 화면도 연출도 편집도 플롯도 와 진짜 짱 스타일리쉬했다. 98년 영화지만 여전히 멋지다고 생각했다. 아니 여전히가 아니라 지금 것들 보다 더. 이탈리안잡, 오션스일레븐, 뭐 이런 류들이 많던 시절이었는데 록스탁을 넘어설 수 없다고 생각했다. 가이 리치 팬이 되었다. (난 최동훈 영화도 좋아했다)

아마 5번은 봤을 것 같다. 가이 리치 식 편집과 나레이션, 음악. 뭐 다 좋았다. Snatch도 좋았지만 이 느낌을 따라갈 수는 없었다.

 

왠지 에너지 충전이 필요한 것 같아 오랜만에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졌다. 오늘 다시 보고는 아, 나는 아주 예전부터 영드를 좋아할 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이건 너무 영국영국하잖아ㅋㅋㅋㅋ 원래 이런 걸 좋아했었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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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땐 저게 영국인지 미국인지 알게 뭐야. 영어를 쓰고, 백인 흑인이 나오네? 이런 식이었는데. 이젠 저 졸라 친숙한 악센트와 농담, 그리고 분위기까지. 아 익숙하고, 또 익숙하다. 

별 내용 없지만 피식피식 웃게 되는 저 이야기. 유쾌한 것도 같은데, 저 침침한 톤과 어딘가 지저분하고 살짝 더러운 그런런. 기억했던 것 보다 전개가 훨씬 빨라서 조금 놀랐다. 

아, 그리고 여기서 스타템을 처음 봤는데 저때도 지금도 20년 차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ㅋㅋㅋ 그렇다고 지금 동안인 것도 아니고ㅋㅋㅋ 여기도 외계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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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닝

좋아하는 장면들이 많다. 첫 장면의 편집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슬로모션과 느닷없는 나레이션의 인물 소개. 계단에서 가방이 쏟아지는 그 장면. 아 진짜 설렜다.

 

 

 

- 에디의 멘붕

내가 좋아하는 장면. 저 포커씬 전체도 좋지만, 마지막이 너무 좋았다. 에디의 동공, 카메라 워킹, 트럼프가 주는 묘한 느낌. 저 흔들림의 화면화와 음악, 50만 파운드의 충격.

 

 

 

- 마지막 씬

언제나 빵터지는 마지막 씬. 안전을 위해 포기해야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예쁜 총. 톰은 저 총을 가져도 될까, 의리를 떠올리며 포기해야 할까 번뇌하고, 가격을 알게 된 친구들은 저 총을 되찾길 원하게 되었고. 입에 물린 핸드폰. 받지 않는 전화. 와후!ㅋㅋㅋㅋ

뭔가 인생이 저런 거지 싶었다. 예상치 않은 곳에서 행운이 생기고, 버리려던 걸 되찾아야 하고, 원하는 대로 되지 않고, 뭐 몰라 정신 없다. 결국 사면초가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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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져보니 예쁜 아트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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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g Guillemin 작품이라고 했던 것 같다. 깔끔하고 확실하다.

출처 - http://okoknoinc.blogspot.kr/2013/02/minimalist-illustrator-greg-guillemins.html?m=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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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하얀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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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ad Rodriguez 이런 사람이 자기 작업이라고 올려놓았다. 짱 멋있어

출처 - https://www.behance.net/gallery/31998889/Snatch-Lock-Stock-and-Two-Smoking-Barrels?utm_medium=email&utm_source=transactional&utm_campaign=project-published

 

 

애초에 맨 위 저 까만 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였다. 너무 예쁘잖아. 

사실 한국 포스터는 겁나 구리다ㅋㅋㅋ 영국판도 썩 예쁘진 않은데 저건 너무 예쁘다. 

사실 노래들도 엄청 좋다. 

 

 

지식인에서 이런 걸 발견했다. 

총의 발사 장치인 총기(lock), 어깨에 대고 발사하는 개머리판(stock) 그리고 총알이 타고 나가는 총신(barrel)이다. 'lock, stock and barrel'은 총의 모든 것을 총칭하는 말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것저것 모두다' 라는 의미를 가진다

저게 총신의 부분들을 뜻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것저것 모두 다라고 하니 너무 잘 어울린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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