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ㅋ 아랫글을 쓰다보니 또 생각나서.

 

ㅁㅁㅁ 미술교실에 또 취직을 하려 했었다. 이건 폰마켓팅 이전의 경험.

기냥 아르바이트나 할까 하다가 연수 받고 정식으로 취직했다. 그 때도 역시 아주 가난.

 

그러니까 이건 학습지 선생 일이었는데 발품파는 일이었다.

 

여기서도 완전 몇년전의 교재를 나누어주고.. 자기가 알아서 프로그램 연구해야되고..

예쁘게 입어야 하고.. 화장을 하래서 첨 파운데이션을 발랐을 때의 부담스러움과 역겨움..

그걸 보고 또 예쁘다고 하는 팀장의 말에 토하고 싶은 심정 ...-ㅠ-

한 번 하고는 안해버렸지만.

엄마들에게 잘 보여야 되고 ..뭐..

 

이런 것은 많은 미술학습지 선생님들이 느끼고 있는 점일것이고 좋은 느낌은 절대 아니었지만 정말 열심히 하려고 했었다.

몇일동안 상황을 살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즐겁게 하려고 했었는데..

결정적으로 도난사건이 발생하면서 다 박살났다.

 

어느 날 예쁜 팀장과 예쁜 언니가, 신촌 근처에 왔다고 전화로 불러냈다. 로바다야끼에서 맛난 걸 먹자고 하며 할 이야기가 있단다.

잘 먹고 나서 이야기하기를  

 

사무실에서 돈이 10만원인지가 없어졌는데, 내가 가져간 것이 아니냐는 거다.

 

 

처음엔 화도 안나고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이 사람들, 참 괴상하다. 자꾸 나를 설득하는 거다. 네가 한 것이라도 상관 없다. 형편이 힘들어서 그럴 수 있다. 말만 해줘라. 등등.

 

생까고 그냥 미친X들.. 하고 무시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밥을 먹인 뒤에 그따위 소리를 하니 정말 미치도록 비참하고 서글펐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펑하고 눈물샘 터지고 나니 수습이 안 되었다. 그러고 보니 생각보다 꽤 울었구나.

 

상황은 사무실에서 팀장이 돈을 세어서 노트 사이에 끼워놓고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그 때 사무실에 있었던 사람이 나 뿐이라는 거다.

울면서 나는 아니라고 하는 나를 달래면서 안되었다는 듯이 쳐다보던 그 예쁜 언니들, 정말 다시보면 패주고 싶다... 왜 그 때 제대로 화 내지 못했던 걸까.

 

사무실에 이박삼일쯤 안 나갔는데 연락이 다시 왔다. 돈이 돌아온 것이다.

 

은행에서 돈을 안 줬단다. 나도 은행에서도 실수를 한다는 것은 그 때 첨 알았다. -_-;

팀장은 정말 미안하고, 내가 불편하면 다른 팀으로 옮겨서 일하게 해 주겠다고 했다.

그래도 자기는 나를 좋아하며 같이 일했으면 좋겠고 다른 곳에서 일하더라도 자기에게 연락을 하며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단다.

 

그냥 꼴도 보기 싫어서 "안 한다"고만 했다. 

내가 아닌 걸 알았으니 후련하고 기쁘다는 기분까지 들었다.. 왜 나는 나를 죄인으로 규정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 부당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괴상망측한.....

아무래도 그 즈음의 나는 심각한 자폐였던 것 같다. 지금도 조금 남았겠지. -_-;

 

돌아서 나가는데 또 연락하란다.

휙 돌아보며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봐줬을 뿐 뭐라 하기 싫어서 기냥 문 쾅닫고 나와버렸다.

 

자기 잘못은 냉정하게 생각 안 하고 착한 사람이고자 하면 괴물이 될 수 있다는 걸 그 때 배웠다.

그리고..부당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는 건 나도 부당한 사람이라는 증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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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5 00:21 2005/01/15 0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