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일째]108배

2010/03/12 08:53

 

 

 

 

52. 평범한 것이 소중한 것임을 깨달으며 쉰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평범한 것이 소중한 것이라는 말이

평범한 삶이 소중하다는 말인줄 알았는데

오늘보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소중한 것임을 알라는 말이었나보다.

그냥 평범하게 걷고 말하고 먹고 자고 하는 것들이

소중한 것이라는 가르침.

 

그런것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에

마음은 좀더 편해지고 낮아진다.

 

 

 

................

같이 일하는 사람이 일을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것도 다음주부터 당장 못나온다는 말을 했다.

같은 업무를 맡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그만두면 혼자 그 몫을 감당해야 한다.

그런데도 화가 나지 않았다.

다만 심란할 뿐이었다.

그 사람이 이해가 되버리니 별로 대거리 할만한 것도 없었다.

돈이 적고 전망이 없어서 더 돈주는 대로 가겠다는 말 앞에서 무슨말을 하겠는가?

양심이 없다느니 뭐 그리 당당하느니

그냥 마음이 심란해 눈물이 조금 났다.

내가 좀 불쌍하달까.

왜 그런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어쩌면 함께 일한 나에대한 몫이 없는게 서러웠는지 모르겠다.

어쩜 다시 모든걸 지고가야 한다는 마음에 심란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혼자라는 외로움이 날 울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

어제저녁 책을 빌리러 책방에 갔다.

어릴땐 만화책을 참 많이도 봤었는데

바쁘고 피곤하다보니 못본지 꽤 되었다.

아파트 바로 앞에 만화책방이 없는 탓도 있다.

어튼 한정거장 못가서 내려

우리동네 유일의 책방에 들어가 만화책을 골랐다.

11시가 되었는데도 사람은 참 많았다.

어제는 목요일이었는데;;;

 

어떤 남자애가 여자애에게 만화책을 권해주고 있었다.

'재 저 여자애에게 작업거는 거구만!'

누가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지고 새로 뭔가를 시작하려고 한다는 것이 

재밌고 즐거워 한참 만화책을 고르고 5권을 빌렸다.

그런데 주인이 없어 두리번거리니 아까 한참 여자애에게 설명했던 그 남자애가 카운터로 나왔다.

'알바고만!'

이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금 비시김이 음흉한 웃음을 흘리고

책방에 자주 오는 여자애를 보다가 맘에 들어 작업을 걸었다는 식의 로멘스소설책 한편을

슬그머니 쓰고 있는데

5권 빌리면 2권 써비스라는 것이다.

내일 월차를 냈다는 당당한 여유로움(?)에 다시 2권을 찾았지만

자주 만난 사람과 대화할꺼리가 많듯

자주 보았을 때만이 볼만한게 많다고

한참을 멀뚱멀뚱 있으니

그 남자애가 다가와 먼저 말을 걸었다.

책을 이것저것 소개해 주면서

알고보니 이 가게 아들내미라는 것과 내동생과 나이가 같다는 점을 알게되었다. 

전부터 여기서 나오는 음악이 꽤 좋았던 난 본인의 선곡이냐고 너무 좋다고 했더니

반색하며 일렉기타로 진로를 정했다는 것과 음악을 보내줄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오오

이메일을 주고 연락처도 남기고 보니

 

훔...

이런식으로 사람과 관계맺었던 적이 언제던가?

오다가다 만난 사이

아무런 계산도 없이

서로에 대한 호의로 이어진 관계.

잠시 머물다가는 인연이라 할지라도 너무도 신기하고 즐거웠다.

오늘 고단한 나를 위해 안겨주는 선물인가 싶기도 하고

원래 언제나 먼저 인사를 하고 말을 걸고 질문을 하는 입장에만 있었기에

먼저 말을 걸어주고 호의를 베풀어주는게 너무 감사하고 즐거웠다.

 

애정이 부족했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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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치즈 2010/03/12 10:22

    오오~~심란한 캔디에게 풋풋한 경험을 안겨준 만화책방 착한 동생에게 감사를! ㅎㅎㅎ

    perm. |  mod/del. |  reply.
  2. 캔디 2010/03/13 16:33

    나 역시 감사를~ ㅎㅎ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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