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고독, 상상, 그리고 저항 - 이정배

길을 걷다가 보면 때로는 자신보다 우월한, 부러워할 만한 사람도 만나고, 어떨 때엔 자기보다 열등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 우월한 사람을 만나도 초라해지지 않고 못한 이들을 만나도 우쭐하지 않는 감정, 그것이 바로 고독입니다. 만약 열등감을 갖거나, 내가 우월감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고독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자신이 걷는 길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확신이 있기 때문에 도득은 타자에 대해 깊게 열려있는 감정입니다. 고독은 결코 폐쇄적이지 않습니다. 반면에 외로움은 고독과 달리 우월감과 열등감을 시달리며 자신을 닫힌 사람으로 만들어 갑니다. ...... 세상에 대해 열린 감정으로서의 고독은 자기에게 깊어질 때 가능합니다. 그래서 고독은 믿음과 상관된 개념입니다. ...... 목사나 교회가 구성원들에게 고독을 훈련시키지는 않습니다. 오리혀 더욱 외로운 존재로 만들어 욕망덩어리로 타락시킵니다.
- ‘고독, 상상, 그리고 저항’ 중에서, 이정배 목사


저항은 일차적으로 자신에 대한 저항일 것이며 나를 구성한 사회에 대한 저항을 뜻합니다. 내 전통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고 동시에 전통 밖의 낯선 세계에 대한 저항일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저항은 흑백 도식에 근거하지 않습니다. 살면서 벽과 경계를 쌓고 동질영역에 안주합니다. 적과 아군을 만들고,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에 대한 분별로 두려움도 생겨납니다. 사는 동안 이런 분별들이 수없이 생겨나는 바, 이를 넘어서는 것이 우리들 과제입니다. ...... 그렇기에 저항은 만든 틀에 안주하며 길들여진 삶에 대한 항거입니다.
- ‘고독, 상상, 그리고 저항’ 중에서, 이정배 목사

 

인간이 ‘하느님의 형상’을 가졌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를 생각해 봅시다. ...... N. 베르자예프라는 러시아 사상가는 하느님의 형상을 인간이 지닌 상상력으로 이해했습니다. 상상력을 통해 우주도 갔다 오며, 다른 사람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상상력을 통해 모든 것들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고 보니 상상력만큼 하느님을 닮은 것도 없는 듯합니다. 상상력으로 우리는 하느님이 하시는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형상이란 아마도 전혀 새로운 것(체제 밖)을 상상할 수 있는 힘이라 여겨집니다. ...... 일찍이 함석헌은 “하늘의 별은 우리가 손에 잡으려 있는 게 아니라 쳐다보려고 있는 것인데, 손에 넣을 수 없다고 해서 사람들이 별보기조차 안 한다”라고 탄식한 바 있습니다.
- ‘고독, 상상, 그리고 저항’ 중에서, 이정배 목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