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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155회

 

 

 

1

 

 

읽는 라디오 살자 백 몇 번째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사랑이에요.

반갑습니다, 여러분.

 

 

요즘 가을 날씨가 아주 좋은데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고 있습니까?

저는 성민이랑 같이 지내면서 가을을 아주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날씨도 좋고 성민이가 바쁜 것도 많지 않아서 산책을 자주 나갑니다.

제가 산책을 제일 좋아하기 때문에 산책을 자주 나가는 건 너무 너무 너무 좋습니다.

산책을 나가서도 성민이가 빨리 가자고 보채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냄새를 맡을 수 있어서 더 좋습니다.

그리고 어... 성민이가 비닐하우스에서 일 할 때도 같이 들어갑니다.

성민이가 일하는 주변을 따라다니면서 놀고 있으면 성민이가 자주 쓰다듬어줍니다.

그리고 성민이가 맛있는 간식도 가끔 주기 때문에 그것도 기분이 좋습니다.

 

 

이렇게 가을이 좋기만 한데 성민이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걱정을 했습니다.

저는 비가 오지 않아서 좋지만 성민이가 걱정을 하니까 비가 조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정말로 비가 조금 내렸습니다.

그래서 더 좋습니다.

 

 

이렇게 기분 좋은 가을에 사연이 도착했습니다.

얼마 동안 사연이 없어서 조금 심심했었는데 이 사연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하늘 한 번 디다볼 여유없이 정신없이 살고 있었네요. 하늘,구름,달 잘 봤습니다. 맑은 하늘처럼 사랑이도 맑아 보입니다. ^^

 

 

 

 

이 사연을 득명님이 보내주셨습니다.

한 달 전쯤에 득명님 사연을 소개하면서 자주 오시던 분이 아니어서 기분이 좋았었는데

또 찾아와주시니까 더 기분이 좋습니다. 멍멍멍

 

 

그런데 득명님은 하늘 한 번 볼 여유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해서 좀...

예전에 사연에서는 직장을 옮겨서 정신없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사시는 분은 제가 행복하다고 하면 기분이 나쁠까요?

만약에 그렇다면 죄송합니다.

 

 

사실은 저도 하늘을 볼 일은 별로 없습니다.

산책을 나가면 땅에서 나는 냄새를 맡기에 바빠서 하늘은 잘 보지 않습니다.

그나마 성민이가 부르면 잠시 성민이를 보느라고 하늘을 보기는 하지만...

어... 성민이처럼 하늘에 있는 구름을 보고 좋아하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어... 이렇게 얘기하면 득명님 기분이 좋아집니까?

어... 제가 사람들 마음을 위로하는 건 잘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득명님, 제가 맑아 보인다고 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이 방송을 하면서 처음 들어보면 표현들이 많은데요

맑아 보인다는 표현도 처음 들어봅니다.

그래서 기분이 너무 너무 좋습니다.

 

 

득명님, 제 얘기 듣고 저처럼 기분이 좋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득명님이 원하신다면 제가 갖고 있는 행복도 조금 나눠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작아서 미안하기는 하지만 이거라도 괜찮다면 드리고 싶습니다.

1초만 시간을 내서 하늘을 보신다면

하늘에 구름이 떠 있을 겁니다.

제가 그 구름 위에 행복을 올려놓을 테니까 시간될 때 가져가세요.

 

 

 

2

 

 

성민이가 이어가겠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허리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벼운 통증이어서 처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하루 이틀 지나면서 통증이 더 심해지더군요.

병원에 갈까 하는 고민을 살짝 하기도 했었는데

며칠 지나서 조금 완화되는 느낌이 있어서

스트레칭을 자주 하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 허리디스크로 오랫동안 고생한 적이 있어서

그동안 허리에 대해서는 신경을 많이 써왔습니다.

일을 할 때 허리에 무리가 되는 일은 가급적 피하고

평소에 허리와 하체근력을 단련하기 위한 운동도 부지런히 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갑작스럽게 허리통증이 찾아오니 적잖이 긴장이 되더군요.

몸의 이상은 부지런한 노력만으로는 완전히 예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허리에 신경을 쓰면서 보내는 와중에 거울을 봤더니

귀밑머리가 하얗게 돼 있더군요.

내 몸에 나타나는 노화현상들이야 이것만은 아니지만

눈에 또렷하게 드러나는 모습이 조금 심란함을 안겨줬습니다.

허리 때문에 예민해져서 그런가보다 하고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노화를 지연하기 위한 노력을 특별히 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늙어가는 내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건 아직 잘 안됩니다.

늙고 병들고 고난이 닥쳐오는 것이 인생의 순리라 하지만

그 순리를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은데

내가 노력하든 노력하지 않든 그 파도는 밀려오고 있으니

그냥 받아들이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이번 방송은 할 얘기가 많지 않아서 짧게 끝내려고 했는데

앞에서 사랑이가 너무 사랑스럽게 진행을 하는 바람에

제 얘기가 너무 대비가 돼 버렸습니다.

그래서 가을 사진 한 장 더 보여드리면서 방송을 마쳐야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방송에서 이곳의 가을풍경을 자주 소개해드리는데요

이 사진 역시 요즘 이곳의 가을풍경입니다.

녹색의 밭과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이 서로 어울려 있습니다.

거기에 검은 현무암이 포인트 역할까지 하고 있네요.

 

 

이곳에서는 지겹게 보는 모습이지만

이곳과는 다른 모습들을 지겹게 보고 계신 분들도 많겠죠?

득명님처럼 하늘 한 번 쳐다보기 힘든 분도 많을 테고

바다를 보려면 작심을 하고 몇 시간을 나가야 하는 분도 있을 테고

푸르른 초록이 회색빛 암갈색으로 다가오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냥 그런 분들에게 선물로 드리고 싶어서 올려봤습니다.

저기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자세히 보시면 사랑이 올려놓은 행복이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바다 앞 언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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