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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157회

 

 

 

1

 

 

읽는 라디오 살자 백쉰일곱번째 방송 시작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성민입니다.

 

 

서서히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가을에서 겨울로 다가서고 있는 요즘입니다.

계절이 이렇게 변하고 있다 보니 제게도 이런저런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살이 찌고 있다는 겁니다.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아무래도 먹는 양이 조금씩 늘어 가는데

그에 비례해서 활동량은 줄어드니까 자연스럽게 살이 찌게 됩니다.

특별히 육식을 하지는 않지만 밥의 양이 많아 지다보니 그렇게 되는 건데

살이 찌면 몸이 무거워지고 배도 나와서 불편해집니다.

그래서 운동을 열심히 해보지만 들쑥날쑥 하는 운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더군요.

방법은 먹는 양을 줄이는 것 밖에 없더군요.

포만감을 줄여서 조금 배고픈 상태를 유지하면서 살아가야겠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감귤나무에 해야 하는 일들이 부쩍 줄었습니다.

이래저래 해야 할 일이 있기는 하지만 한결 여유로워진 건 사실입니다.

그렇다보니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 하는 것이 숙제가 됐습니다.

비닐하우스에서 하는 일은 하루에 2~3시간이면 충분하고 나머지는 사랑이와 둘이서 오롯이 보내야 합니다.

사랑이와 함께 좀 더 시간을 보내려하지만 자주 산책하고 자주 쓰다듬어주는 것 말고는 별로 할 게 없습니다.

나머지 시간은 tv나 인터넷을 통해 보내게 되는데 그런 시간이 늘다보면 몸도 마음도 늘어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 읽기 시작했습니다.

몇 달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가까이 하지 못했는데 이제부터는 좀 더 친하게 지내야겠습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새벽에 잠이 깨는 일이 많아진다는 겁니다.

봄 여름에는 바쁘기도 해서 일찍 잠이 들면 이른 아침까지 숙면을 취하곤 했었는데

요즘 들어 새벽 1~2시쯤 되면 잠이 깨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때 잠을 못자는 것은 아니어서 밤 9시만 되면 어김없이 잠을 잡니다.

그리고 별일 없으면 새벽 5시에 일어나는데

이른 새벽에 잠이 깨면 한 두 시간은 뒤척이게 됩니다.

그렇게 이불 속에서 뒤척이다 다시 잠이 들면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지고

늦게 일어나면 새벽에 하는 명상과 요가를 하지 못해서 몸과 마음이 약간 무겁게 하루를 시작하게 됩니다.

새벽에 잠이 깨는 게 심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환경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해마다 겨울이면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데 아마도 활동량이 줄어든데다가 실내가 건조해서 그렇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새벽에 잠이 깨면 억지로 잠들려고 노력하지는 않습니다.

tv를 뜰면 볼게 없는데다가 각성효과도 있어서 가능하면 컴퓨터를 켭니다.

그리고 비교적 잔잔한 얘기가 나오는 사이트를 찾아서 틀어놓고 가만히 듣고 있으면 어느 순간 졸음이 슬며시 다가오더라고요.

그렇게 다시 잠이 들어서 평소보다 게으른 아침을 맞이하는 거죠.

 

 

 

2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이곳의 풍경 중에서 가장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

우리 밭은 아니어도 감귤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모습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한 해의 결실이 맺혀있는 거니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울러 동네 선과장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조금씩 출하가 늘어나고 있어서 선과장을 드나드는 차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감귤시세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바쁘게 한해 농사를 마무리해가는 모습은 즐거운 광경입니다.

 

 

저희 감귤은 봄에 수확하는 것이라서 겨울이 아주 한가합니다.

너무 한가해서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가 고민이기도 한데요

주위에서 이렇게 분주하고 즐겁게 보내는 모습을 보면

그 행복한 기운을 주워가려고 노력을 해봅니다.

다람쥐처럼 열심히 행복의 기운을 주워 모아서 겨울을 잘 지내봐야겠네요.

 

 

 

3

 

 

안녕하십니까, 사랑이입니다.

오늘은 제가 고민하는 문제를 얘기해보겠습니다.

 

 

성민이랑 같이 집안에서 지내고 있으면 편안하고 행복해서 너무 좋습니다.

성민이가 조금 더 쓰다듬어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성민이는 집안에서 가만히 있는 저를 보면 심심하지 않냐고 그러는데 저는 괜찮습니다.

 

 

밖에서 살 때는 누가 지나가면 신경이 쓰였고 새가 주위에 있어도 짖었는데

집안에서 지내고 부터는 밖에서 나는 소리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성민이가 ‘야, 너를 키우는 이유는 집을 지키라는 건데 이제는 밖에 누가와도 관심이 없냐? 그러면 너를 키울 이유가 없는데’라고 하지만

성민이가 저를 아끼고 사랑하는 걸 알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가끔 밖에서 나는 소리 때문에 짖기라도 하면 성민이가 얼른 밖을 살펴보고는 괜찮다면서 저를 달래줍니다.

그러면 저는 더 편안하게 자리에 누워서 성민이를 바라봅니다.

 

 

성민이랑 같이 집에 있을 때는 너무 편안해서 좋은데

성민이가 혼자 밖에 나가있을 때는 조금 불안합니다.

성민이는 집에 있을 때가 많아서 외출을 자주 하지 않고

일을 할 때도 저를 자주 데리고 다니기 때문에 둘이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하지만 성민이가 가끔 외출을 하거나 혼자서 일을 할 때는 저만 집에 남게 됩니다.

그러면 저는 신경을 곤두세워서 밖에서 나는 소리에 집중을 합니다.

 

 

밖에서 차가 지나가는 소리만 들려도 멍멍 짖고

사람이 지나가는 발소리만 들려도 짖습니다.

성민이가 있을 때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데

성민이가 없으면 작은 소리에도 신경이 쓰입니다.

성민이는 이런 저를 보고 분리불안이 조금 생긴 것 같다고 하는데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성민이가 곁에 없으면 조금 민감해집니다.

 

 

그래도 성민이가 저랑 같이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성민이랑 있으면 행복하기 때문에 너무 좋습니다.

혼자 있을 때도 무서워하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Diana Krall의 ‘How Deep Is The Oc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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