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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156회

 

 

 

1

 

 

읽는 라디오 살자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사랑이에요. 멍멍멍

 

 

 

 

오늘 구름 위 행복 잘 챙겼습니다. ^^ 감사합니다. 멍멐멓~~ ㅋ

 

 

 

 

지난 방송에서 제가 구름 위에 행복을 올려놓겠다고 그랬는데

득명님이 챙겨가셨다네요.

와~ 기분이 너무 좋아요.

제가 누군가에게 아주 쪼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정말 정말 정말 기분 좋아요.

이게 방송의 매력이군요.

좋아 좋아 좋아!

앞으로도 기분 좋아지고 아주 쪼~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방송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득명님, 제게 기쁨을 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어제는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는데,

오늘은 해가 나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사랑씨처럼 땅의 좋은 냄새를 맡아야 하는데,

서울이라는 도시에서는 좋은 땅 냄새를 맡을 수가 없습니다.

거의 하수 냄새가 올라오니까요.

그러니 사랑씨처럼 땅을 쳐다보기보다는

맑고 푸르고 높은 하늘을 쳐다보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씨 사는 곳이라면 땅 반, 하늘 반 쳐다보고 냄새 맡고 한다면

참으로 좋을 텐데 말입니다.^^

사랑씨의 행복이 늘 계속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늙는다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인다는 것은 참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어느 가수가 늙는다는 것은 익어간다고 노래하였지만,

담배 한모금 같은 잠깐의 자기 위로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나이를 먹을수록 더 많은 자기수양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득명님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는데 곰탱이님 때문에 너무 행복해졌습니다.

곰탱이님은 항상 저를 응원해주시는데 이번에도 역시 제 기운을 돋워주셨습니다.

제가 방송을 잘 할 수 있게 도와주셨던 분인데

이제는 방송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시네요.

너무 너무 너무 고마워요.

제 행복이 작다고 생각해서 조금 부끄러웠는데 곰탱이님이 그걸 크게 만들어주셨어요.

이렇게 큰 행복은 나눠가져야 하는데 어떻게 나눠드리는 게 좋을까요?

아~ 생각만 해도 너무 기분 좋아지는 고민이네요.

 

 

 

2

 

 

성민이가 이어갑니다.

요즘 사랑이가 방송 진행하는 게 너무 파워풀해서 그 뒤를 이어 진행하는 게 조금 부담스럽기는 합니다.

그래도 뭐, 그 덕을 보고 있으니 부담스럽더라도 진행해 봐야줘.

 

 

가을이 되면서 감귤나무 병충해에 대한 걱정은 줄어들었습니다.

봄 여름 동안 기승을 부리던 각종 병충해들이 가을이 되면 활동이 뜸해집니다.

그런데 한 가지 골칫거리가 사라지지 않고 가을에도 활동을 벌입니다.

응애라는 녀석이지요.

 

 

응애는 아주 작아서 돋보기로 들여다봐야 겨우 보입니다.

더군다나 이 녀석은 잎사귀 뒷면에 주로 서식하기 때문에 더 꼼꼼히 들여다봐야 하고

농약을 칠 때도 잎사귀 뒷면까지 골고루 닿게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병충해 중에 가장 골치 아픈 녀석이지요.

 

 

봄 여름 가을 계절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이 녀석은

가을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더 신경을 써야 하고

가을 응애를 제대로 방제하지 못하면 익어가기 시작하는 열매에 많은 피해를 줍니다.

재작년에는 응애 방제를 잘 못해서 1년 농사를 망쳐버렸고

작년에도 꼼꼼하게 방제를 못해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올해는 응애와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로 눈을 부릅뜨고 나무를 살펴왔는데

아주 부분적으로 피해를 입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그럭저럭 선방을 해왔습니다.

9월 중순쯤 다시 가을 응애가 보이기 시작해서 더 열심히 더 꼼꼼하게 방제를 했는데

이 녀석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겁니다.

어떤 경우는 농약의 효과가 미비해서 다른 농약으로 다시 방제를 해야 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잔존해있던 세력들이 확장해서 다시 방제를 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 동안 긴장 속에 가을 응애와의 대결을 벌였습니다.

지난 주에 세 번째 방제를 하고나서 다시 잎사귀를 살피기 시작했죠.

여전히 활동하는 응애가 보이면 또 다시 방제를 해야 하기 때문에

무슨 약을 써야할지도 고민이고 언제까지 방제를 해야 할지도 고민이었습니다.

잎사귀를 살피는데 정말로 심장이 떨리더라고요.

 

 

돋보기를 들고 다니면서 잎사귀 뒷면을 꼼꼼히 살펴나가는데

응애가 보이는 게 아니겠습니까.

가슴이 철렁했지만 그 응애를 가만히 들여다봤는데 움직이지 않더군요.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건드려봤지만 역시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일단 죽은 것으로 판단했죠.

이틀에 걸쳐서 나무 전체를 살펴봤는데 움직이지 않는 녀석들이 가끔 보일 뿐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일단 방제에 성공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방심하면 안 됩니다.

응애는 날씨가 추워지기 전인 11월까지도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당분간은 잎사귀를 잘 살펴야 합니다.

하지만 한 달 동안의 노력이 성과를 보여서 기분은 좋습니다.

마음을 졸였더니 몸도 긴장을 했었는데 몸과 마음이 함께 풀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비료도 주고

웃자란 가지들도 정리해줘야겠네요.

 

 

 

3

 

 

연이은 택배노동자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도착예정일이 하루만 지나도 택배회사에 확인하면서 채근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저 그분들이 안전하게 배송을 마쳐주길 바랄 뿐입니다.

때마침 오래전에 주문한 물건을 택배로 받았는데 아침 7시가 되기 전에 갖다 주시더군요.

이 촌동네까지 그 시간에 오려면 도대체 몇 시부터 일은 한다는 건지...

택배배송을 오시면 음료수라도 한잔 드리고 싶지만

언택트 배송에다가 워낙 바빠서 후다닥 가버리는 바람에 그러지도 못했습니다.

 

 

이 와중에 케이블채널을 통해 ‘미안해요, 리키’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가족들이랑 잘 살아보려고 열심히 일하는 택배노동자의 얘기였는데요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현실은 점점 질벅해지고

그 진창에서 발버둥 치면 칠수록 더 빠져들기만 하는 현실이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가슴이 답답해지더라고요.

 

 

코로나로 인해 폭증하는 물량을 소화하느라 목숨을 내걸어야하는 그들과

그를 이용해 배를 채우기에 급급한 자본의 탐욕을 보면서

욕을 하고 앉아있기에는

제가 왠지 공범이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예전에 방송에서 소개했던 어떤 소설가의 글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나의 행복이 다른 이가 겪는 고통에서 나왔을지도 모른다는 얘기였는데

이 말이 지금의 현실에서 너무 정확히 와 닿더군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택배를 이용하지 말아야 할까요?

 

 

 

 

 

(빌리카터의 ‘We Can F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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