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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가 드디어 학교에 갑니다

올해로 열 살,

저의 둘째 아들 김동규가 드디어 병영초등학교에 가입학 했습니다.


발달장애 1급.

제 아들 동규가 평생을 달고 살아야 하는 꼬리표입니다.

발달장애란 흔히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자폐아를 이르는 말 입니다.

대부분의 자폐아들이 그렇듯이 동규 또한 정신지체를 동반하고 있습니다.


보통의 아이들은 여덟 살이 되면 당연히 가는 초등학교를

동규는 열 살이 되어서야 겨우 들어섰습니다.

집 가까운 곳에 울산공립특수학교가 생기면 보낼꺼라고 2년을 유예를 하고 기다렸지만

공립특수학교는 아직도 말뿐인 현실이고,

세월이 주는 물리적인 나이도 나이려니와

엄마 키만큼 커버린 아이를 더는 감당할 수 없어

올해는 드디어 제도권 속으로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2년을 기다리고 맘 다잡아 먹었으면서도

막상 동규가 학교를 간다고 생각하니 두려움에 잠이 오질 않습니다.

담임은 어떤 분이 되실까?

친구들은 동규를 얼마나 괴롭힐까?

동규가 친구들의 공부를 방해하면 어쩌나?

착석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급식시간엔 또 어쩌나?

교실을 이탈하면 어떻게 찾아야 하나?


장애아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엔 5분 대기조란 말이 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집으로 전화가 오고

엄마들은 5분 안에 학교로 뛰어간다는 말입니다.

5분 대기조 하기에도 부족한 아이들의 엄마 중엔

1학기 내내 학교 앞 교문을 지키기도 합니다.

춘삼월 그 복도가 너무나 춥고 서럽더라는 어느 엄마의 이야기엔 저도 울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베란다 난간에 서 본 심정을 보통의 엄마들은 알까요?

동규를 키우면서 여느 보통의 엄마들이 겪을 수 없는 특별한 일들을 겪으면서

죽고싶을 만큼 고통스럽고 힘들기도 했지만

장애아의 엄마였기에

낮고 어두운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병영의 학생들, 학부모님들, 그리고 선생님들.

제겐 너무나 특별하고도 귀한 이 녀석이

앞으로 친구나 선생님들을 엄청 많이 힘들게 할 것을 너무도 잘 압니다.


여덟 살 친구들이 이해를 하면 얼마나 하겠습니까마는

그래도 또 어쩌겠습니까?

어차피 병영의 가족이 되었고

모자라면 보살펴주고 배려해 주는 것이 가족 아니겠습니까?

올해 병영에는 다섯 명의 장애인 친구들이 입학을 한다고 합니다.

귀찮다 모자란다 너무 미워 마시고

다섯 아이 아니, 도움반 친구 열일곱 명 모두와

병영의 모든 가족들이 행복하게 학교를 다녔으면 합니다.

나와 조금 다를 뿐

모두가 귀한 존재라는 걸 생각해주시고

차이를 차별하지 않는 멋진 병영초등학교가 되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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