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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6월 1일 프랑스, 금방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혁명

햇살은 뜨겁게 내리쬐고, 프랑스 전체는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자동차 대신 수거되지 않은 쓰레기더미가 거리에 나뒹굴었으며, 내연 기관의 엔진 소리 대신 대화를 나누는 왁자지껄한 소리가 거리를 메웠다. 어디를 가든 사람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것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과 함께.
브르따뉴의 농촌 지역에 있는 도시 낭뜨에서는 여성 판매원이 대형 할인 매점 쁘리쉬닉을 점거하고는 경영자의 안락 의자에서 자고 있었다. 휘발유는 없었다. 도시를 장악한 파업위원회가 오직 의사들에게만 주유를 허용했다. 식품 협동조합 매점에서는 지역 농민들과 연계해서 주식과 야채를 저렴하게 팔고 있었다. 우유는 세 통까지는 무료였다. 학생들과 파업 노동자들은 팀을 짜서 농장을 돌며 감자 수확을 도왔다. 교사들은 파업 노동자들의 아이들을 위해 공동 탁아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공장의 기계들은 완전히 침묵에 싸여 있었다. 기계의 소음 대신 햇살을 받으며 뛰어 노는 아이들의 떠들썩한 소리가 공장 뜰에 가득했다. 남자들과 여자들은 둥글게 앉아 빵을 나누어 먹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었다. 적기(赤旗)와 점거를 선언한 손으로 쓴 현수막이 머리 위에서 펄럭이고 있었다.
빠리의 거대한 씨뜨로엥 자동차 공장도 점거되어 있었다. 공장 밖에는 혐오스런 보안 경찰 우두머리의 인형이 교수형에 처해져 매달려 있었다. 공장 안에는 공동 식당이 꾸려져 무료 급식을 하고 있었다. 미술가, 음악가 그리고 연극인들이 와서 공연을 펼쳤다. 점거중인 노동자들은 야외로 나와 앉아 외부 사람들과 공장과 경영에 대해 진지하게 의견을 나누었다. 군부대가 수거되지 않은 쓰레기를 태우고 있던 가까운 쓰레기장에서 짙은 연기가 날아왔다.
다른 군인들은 공장 점거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병영 안에서 조직되고 있었다. 그들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즉 지금은 나라 전체가 단결해야 할 시간이라는 것이었다. 그들의 리플렛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군인 여러분.
지금 실직과 빈곤으로 가득 찬 반민중적인 드골 정권에 대항해서 온 국민이 궐기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거리에서 보안경찰대와 싸우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공장을 점거하고 있습니다. 농촌에서는 가난한 농민들이 이농 형상과 농지의 독점화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군인 여러분.
여러분은 민중의 아들입니다. 여러분이 있어야 할 곳은 노동자와 농민과 학생들 곁입니다. 정부는 여러분을 보안경찰대처럼 진압군으로 이용하려고 합니다. 정부는 대중 교통 파업을 중단시키는데 여러분을 (아무런 대가도 없이) 이용하려 합니다. 정부는 여러분을 민중으로부터 격리시키기 위해 병영에만 가두어 두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민중의 아들입니다. 여러분이 있어야 할 곳은 바로 그들 곁입니다. 정부는 반기를 든 민중을 진압하는 데 여러분을 이용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여기에 반대해야 합니다.
뭉쳐야 합니다.
민중을 탄압하는 것을 거부해야 합니다.
모두 다 함께, 탄압과 탐욕의 정부에 반대합시다.
- 뱅상느 군사위원회

- 『1968 - 희망의 시절, 분노의 나날』, 타리크 알리, 수잔 왓킨스 지음, 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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