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책을 공유합니다 - 20

숨 막히는 더위와 열대야가 계속되는 나날입니다.

이럴 때 최고의 피서는 적당한 냉방이 되는 도서관을 찾아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에도 선풍기 틀어놓고 책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이 무더운 여름이 공유의 가치를 나누는 시기였으면 합니다.


아래 적어 놓은 책들 중에 보고 싶은 책이 있으신 분은 저에게 메일을 주십시오.

보고 싶은 책과 받아볼 수 있는 주소를 적어서 메일을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김성민 smkim18@hanmail.net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창비, 2009년판) : 평택에서, 기륭전자 앞에서, 광화문에서, 용산에서, 투쟁하는 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그 어느 곳에서나 달려가는 시인이 송경동입니다. 몸이 먼저 달려가서 뜨거워진 가슴으로 시를 씁니다. 그렇게 쓴 시들에는 심장 박동소리가 들립니다. 때로는 뜨겁게 뛰기도 하고, 때로는 차분하게 뛰기도 합니다. 그런 시들을 읽고 있으면 내 심장도 뜁니다.


생각을 훔치다 (삶이 보이는 창, 2009년판) : 남쪽 끝 제주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 김수열이 있습니다. 4.3의 절규를 얘기하면서도 아이들 속에서 희망을 노래합니다. 나이 오십을 넘기면서 그 동안의 삶을 조심스럽게 돌아봅니다. 이런 저런 조심스러움 속에 지하 주차장에서 계단으로 들어서다가 천장 들보에 정수리를 박치는 순간 “그래 나, 크다”라고 외칩니다.


엘저넌에게 꽃을 (동서문화사, 2006년판) : 나이 많은 저능아가 지능을 향상시키는 수술을 통해 엄청난 천재가 되어갑니다. 그러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기 시작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달라집니다. 저능아이자 천재인 찰리는 급속하게 세상을 경험하면서 삶을 바라봅니다. 대니얼 키스라는 미국 소설가가 쓴 이 책은 순수함을 얘기하는 가장 뛰어난 소설 중의 하나입니다.


전봉준과 갑오농민전쟁 (창작과비평사, 1994년판) : 1894년 부패한 봉건세력과 외세에 맞서 농민들이 봉기를 일으켰고, 그 힘은 권력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혁명은 한풀이로만 그치지 않고 민중세상을 만들기 위한 거대한 실험으로 이어졌습니다. 갑오농민전쟁에 대한 수많은 책 중에 혁명의 에너지를 충실하게 추적한 책으로 꼽힙니다. 전봉준이라는 지도자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 점이 조금은 아쉽지만 갑오농민전쟁에 대한 개괄서로는 손색이 없습니다.


변방에 우짖는 새 (창작과비평사, 1999년판) : 19세기 말 전국에서 민중들의 항쟁이 끊이지 않을 때 바다 건거 변방인 제주에서도 격렬한 민중항쟁이 있었습니다. 방성칠란과 이재수란으로 불린 3년에 걸친 제주 민중의 항쟁은 전도민의 투쟁으로 발전해서 섬 전체를 뒤흔들었습니다. 소설가 현기영은 죽음을 전제로 항쟁의 지도자가 돼야했던 장두정신을 제주 민중항쟁의 특징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분노한 대중의 사회 (후마니타스, 2009년판) :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헌태씨가 노무현 정권과 이명박 정권으로 이어지는 대중의 정서를 여론조사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진보적 모습을 보였다가도 갑자기 보수적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대중의 이율배반적 행동은 어떻게 움직여왔고, 그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여론조사를 통해 대중의 흐름을 추적해온 내공이 충분하게 느껴집니다.


열외인종 잔혹사 (한겨레출판, 2009년판) : 주원규라는 신인작가의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입니다. 퇴직군인, 비정규직 여사원, 백수, 노숙자가 우연치 않게 양의 무리들이 일으킨 혁명 게임에 말려듭니다. 그 속에서 열외인종들의 해방을 위한 혁명은 서바이벌 게임과 함께 진행됩니다. 재치 있고 통쾌한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매력이 충분한 소설입니다. 하지만 영화관을 나오면 남는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길찾기, 2008년판) : 반지하방이나 옥탑방에서 구질구질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얘기를 그려내는 만화가 최규석의 초기 작품들을 모아놓은 단편집입니다. 초기작들이라서 거친 기운이 많고, 자의식이 강하게 드러나지만 최규석의 만화가 갖고 있는 민중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젊은 감각은 충분히 드러납니다. 그 유명한 아기공룡 둘리를 이렇게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은 최규석 밖에 없을 것입니다.


탐욕소년표류기 (텍스트, 2010년판) : 지금 이 땅에서 좌절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20~30대 젊은이들의 자서전을 모토로 기획된 ‘우리 시대 젊은 만인보’ 시리즈의 12번째 책입니다. 한받으로 불리길 원하는 74년생 민중 엔터테이너의 너무 솔직한 얘기입니다.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들을 중심으로 사전형태로 정리한 길지 않은 그의 삶은 철없고, 기발하고, 열정적이고, 한심하고, 짜증스럽고, 순수합니다. 이런 자서전도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