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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83회 – 겸손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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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유언장은 ‘유경의 죽음준비학교’라는 책의 도움으로 작성됐습니다.
- 미리 죽음을 준비함으로서 남은 삶을 좀 더 의미있게 살아가자는 취지로 작성되는 것이니 별다른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 필수기재사항 중 몇 가지를 기재하지 않았고 자필로 작성되지도 않아서 법적효력을 갖지는 못하지만, 만약 저에게 불상사가 생기면 이 유언장의 의견을 존중해주시길 바랍니다.
- 시간이 흘러 유언장의 내용에 변화를 주고 싶어질 경우 ‘작성일’을 변경하고 별도의 표기를 추가하겠으니 그 이전까지는 이 유언장의 내용이 유효합니다.
- 이 유언장의 오리지널 버전은 제 블러그(http://blog.jinbo.net/comworld/)에 2017년 7월 14일자로 올려진 글임을 밝힙니다.
유언장
* 이름 : 김성민 (도장)
* 주민등록번호 : (생년월일 : )
* 주소 :
* 작성일 : 2017년 7월 14일
* 작성장소 : 집
◆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1. 부모님에게
사람이 살면서 가장 못할 짓 중의 하나가 부모님보다 먼저 떠나는 것이라는 걸 잘알지만
삶이라는 것이 뜻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어서
만약 제가 먼저 떠나게 된다면 너무 힘들어하지는 마십시오.
그 아픔이 너무 커서 제가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잘 견뎌내주시길 바랍니다.
저를 태어나게 해주시고
제가 큰 탈 없이 자라게 해주시고
제가 속을 상하게 할 때도 무던하게 받아주시고
제가 의지할 곳 없을 때는 곁에 계셔주셔서
너무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효도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서
짜증도 많이 내고
싸우기도 많이 했지만
제가 있는 것만으로 든든하셨다면
그것만으로 감사합니다.
2. 동생들에게
살아온 것을 돌아보면
오빠로서 동생들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걱정만을 안겨준 삶인거 같아서 많이 미안하다.
어려서 여동생들과 다른 방을 혼자 쓰기 시작한 이후
나만을 생각하며 살아왔고
고등학교 졸업 이후 객지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는
더더욱 혼자만의 삶에 집중해왔었다.
그러다 중년의 나이에 디댈곳이 없어지자
슬며시 동생들에게 의지하며 살아왔던
이기적인 오빠였다.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살려고 노력했지만
제대로 표현도 못했고
제대로 보담도 못했는데
이렇게 먼저 떠나게 되니
많이 아쉽고 슬프다.
그래도 그 고마운 마음을 가슴 속에 간진한 채 떠난다는 걸 기억해줬으면 한다.
3. 조카들에게
태윤이랑 하민이는
삼촌이 힘들 때
미소 하나만으로
엄청난 위안이 되주었다.
그런 태윤이와 하민이를 위해
많은 걸 해주고 싶었지만
삼촌이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서
많이 속상하고 미안했다.
그래도 어릴 적에
삼촌이 접어준 종이접기를 좋아해준 것만으로도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삼촌이 해줄 수 있는 것이 그것 뿐이었지만
그것이 태윤이와 하민이게도 기쁨이 되었다면
우리 그 즐거웠던 기억을 마음 속에 잘 간직하자.
4. 나를 추모해주는 이들에게
저를 기억해주고 추모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저와 오랜 인연이 있거나 속깊은 관계는 아닐 것입니다.
학창시절부터 오랫동안 알고지냈던 친구들도 어느 순간 멀어지는 것이 다반사고
고운정 미운정 다 들었던 부부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갈라서는 일이 많은 세상에서
세상과의 인연을 마무리한 저를 위해 마음을 전해주신 여러분은
삶의 모서리에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저를 대해주신 분들입니다.
그 마음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합니다.
저는 이제 여러분 곁을 떠났으니 또 다른 이에게도 조심스러운 애정을 표해주시라 믿습니다.
5. 내가 상처를 줬던 이들에게
제가 말과 생각과 행동으로 상처를 줬던 많은 분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성추행을 했던 분들
물리적 폭력을 가했던 분들
언어폭력을 일삼았던 분들
심리적 학대를 가했던 분들
나도 모르게 상처를 줬을 많은 분들
여러분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일이 찾아가 용서를 구하는 것이
오히려 용서를 강요하는 것이 될 것 같아
차마 용서를 바란다는 말도 못하겠습니다.
그저
제가 했던 악행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변명처럼 남김니다.
이제 김성민이라는 존재가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이 되셨다면
그걸로 용서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 내가 떠난 후에
1. 나의 장례식
장례식은 살아있는 이들을 위한 자리이니
살아계신 분들이 잘 상의해서 치러주시기 바랍니다.
단지, 너무 번잡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형식에 얽매여 불필요한 과정이나 지출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가지 생뚱맞은 부탁이 있다면
출상하기 전에
자우림의 ‘그래 제길 나 이렇게 살았어’라는 노래를 한번만 들려주십시오.
장례식 분위기랑 어울리는 노래는 아니지만
발버둥치며 살아왔던 제가
생을 마무리하면서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신은 화장한 후 수목장으로 처리해주셨으면 좋겠고
저를 추모하거나 기억하기 위한 일체의 것을 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자식이 없기 때문에 제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혹여나 제사를 한다거나 하는 일도 없었으면 합니다.
세상에 태어나
우여곡절을 겪으면 살았던 성민이가
조용히 사라지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2. 사후 유산 처리 문제
통장에 남아있는 돈이 있다면 장례비용으로 사용하고
그래도 남은 돈이 있다면
오늘도 발버둥치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을 이들에게 쓰여졌으면 합니다.
표현이 모호해서 고민스럽기는 하겠지만
한번쯤 그렇게 주위를 돌아봐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그 외의 자잘한 개인 물품들도
가능하면 버리거나 태우지말고
나눠줄 수 있는 곳이 있으면 나눠줬으면 좋겠습니다.
하다못해 입던 옷들을 헛옷수거함에 넣는 것도 좋겠습니다.
내 시신을 기증하는 것도 고민해봤지만
의료자본에 의해 이용될 것이 걱정되서
그냥 기증없이 화장해주기시 바랍니다.
제 블러그를 비롯해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흔적들은
가급적 지우거나 폐쇄해주셨으면 좋겠고
혹시 모를 무형의 자산이 존재한다면
사유가 아닌 공유의 방안을 모색해주시기 바랍니다.
3. 사랑이에 대해서
사랑이는 저랑 같이 살고 있는 개입니다.
2017년 기준으로 세 살입니다.
제 가족들이 사랑이를 키워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좋은 분과 함께 살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가급적 하루에 한 두 번씩 산책을 시켜주시고
쓰다듬어주는 걸 좋아하니 자주 쓰다듬어주시고
개를 만나면 싸우려고 하니 주의해주시고
성격이 예민해서 낮선 곳에 가려하지 않으니 배려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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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시 유언서
저는 제가 병에 걸려 치료가 발가능하고 죽음이 임박할 경우를 대비하여 저의 가족, 친구, 저의 치료를 맡은 분들께 다음과 같은 저의 희망을 밝혀두고자 합니다. 이 선언서는 저의 정신이 아직 온전한 상태에 있을 때 적어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저의 정신이 온전할 때에는 이 선언서를 저 자신이 파기할 수도 있지만, 철회하겠다는 문서를 재차 작성하지 않는 한 유효합니다.
저의 병이 현대 의학으로 치료할 수 없고 곧 죽음이 임박하리라는 진단을 받을 경우, 죽는 시간을 뒤로 미루기 위한 연명조치는 일체 거부합니다.
다만 그런 경우 저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는 최대한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로 인해, 예를 들어 마약 등의 부작용으로 죽음을 일찍 맞는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제가 몇 개월 이상 이른바 식물인간 상태일 때는 생명을 인위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연명조치를 중단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와 같은 저의 선언서를 통해 제가 바라는 사항을 충실하게 실행해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저의 요청에 따라 진행된 모든 행위의 책임은 저 자신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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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섬 제주에는 알바자리 없나요?부가 정보
성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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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 찾아보면 있겠지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