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8일, 서울과 광주에서 열린 세계여성의날 집회에서 '십억 명의 저항, 공동 판화' 현수막을 펼쳤습니다. 이 공동판화는 2020년에 138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만든 것으로 차별과 폭력에 맞서 춤추며 저항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 종식되는 날까지 함께 싸웁시다.
2025년 3월 8일, 서울과 광주에서 열린 세계여성의날 집회에서 '십억 명의 저항, 공동 판화' 현수막을 펼쳤습니다. 이 공동판화는 2020년에 138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만든 것으로 차별과 폭력에 맞서 춤추며 저항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 종식되는 날까지 함께 싸웁시다.
2025년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광주의 빵과장미에서 이틀에 걸친 여성의날 큰잔치를 준비하여서 3월 7일에 동아시아 에코토피아도 팔레스타인평화연대와 함께 참여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연대를 주제로 참가자들과 목판화를 만들고, 사전에 제작한 실크스크린을 함께 찍었습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서 그간의 투쟁과 연대 활동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셨고, 광주 지역의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큰잔치를 마련한 빵과장미, 그리고 참가자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두 달가량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후원하는 2025년 판화 달력 만들기 모임이 네 차례 진행되었습니다. 32명이 참가했고 총 66만원의 참가비는 가자지구 3차 긴급지원 모금함에 전달되었습니다.
첫 번째 모임은 2024년 12월 26일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사무실에서 열려 13명이 함께했습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가 현재의 팔레스타인 투쟁 상황과 팔평연의 활동 내용을 이야기하고, 3차 모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 번째 모임은 1월 10일 까페여름에서 열려 6명이 함께했습니다. 동네 주민부터 멀리 대전과 공주에서 찾아오신 분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의 활동가가 참가하여 팔레스타인 연대활동에 대해 상세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모임은 1월 16일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사무실에서 열려 8명이 함께했습니다. 마침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협상 소식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팔평연에서 축하 떡과 다과를 준비해주셔서 같이 음식을 나누며 판화를 만들었습니다. 팔평연 회원이 팔레스타인의 현재 상황과 투쟁 경과, 계속되고 있는 연대 활동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주었습니다.
네 번째 모임은 1월 18일 언니네트워크에서 운영하는 퀴어 페미니스트 서점 책방 꼴에서 열려 5명이 함께했습니다. 대구에서 먼 길을 오신 분도 있었습니다. 팔평연 활동가가 팔레스타인 상황과 연대 활동을 소개했고, 언니네트워크 활동가는 책방과 단체의 활동에 대해서 안내해주셨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며 차분하게 판화를 완성하고 자리를 정리한 뒤, 일부 참가자들은 광화문으로 이동하여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 합류했습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주민 집단학살과 팔레스타인 땅뺏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집단학살을 멈추고, 땅을 되찾고,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라며, 연대 활동 후원을 위한 모임을 준비했습니다.
목판화로 2025년 새해 달력을 직접 만들어 보는 모임입니다.
🌵 일시 : 1월 16일 목요일 저녁 7시
🍉 장소 :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사무실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41, 2층)
💖 선착순 10명
🌵 일시 : 1월 18일 토요일 낮 12시 (탄핵 촉구 집회 참가를 위해 시간을 2시에서 12시로 변경하였습니다)
🍉 장소 : 책방 꼴 ( 서울 월드컵북로 5나길 18 )
💖 선착순 10명
■ 목판화로 천달력 만들기
- 참가자는 구상해온 스케치를 바탕으로 목판화를 팝니다. 2024년 달력이 찍혀있는 천에 판화를 더해 달력을 완성합니다. 판화를 처음해보는 분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 판화를 찍을 패브릭천을 참가자 한 사람당 3장씩 제공합니다.
- 목판화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그리고 싶으신 분들은 천만 제공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 판화는 자유 주제입니다. (각자 만들고 싶은 것을 생각해오세요)
■ 참가비 : 2만원 (참가비는 전액 가자 지구 지원 모금함으로 전달합니다)
■ 참가비 입금: 하나은행 159-910020-13505 팔레스타인평화연대
■ 제공하는 것 : 판화 도구, 그림 부분이 비워져있는 패브릭 달력 3장
■ 준비물 : 판화 스케치
■ 진행시간 : 3시간
■ 주관 : 동아시아에코토피아, 팔레스타인평화연대
■ 참가신청 : https://forms.gle/4p17rhJNoSGqP4Kh9
한강의 북쪽편에서 밤섬을 바라보고 제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생명평화 백배를 하며 2025년의 첫번째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어둡던 강가가 서서히 밝아오는 동안, 누구나 평온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날을 위해 점령과 폭력을 멈추려 고군분투하는 모두의 노고를 생각했습니다.
백배를 마친 뒤, 팔레스타인 차와 디저트인 크나파, 그리고 떡만두국을 나누어먹었습니다. 강정의 친구들도 멀리서 같은 음식을 나누어먹었습니다. 새해를 맞이한 모두에게 연대의 인사를 전합니다.
제주 강정마을에서는 매년 새해 첫날에 강정천 끝자락 멧부리에서 범섬을 바라보며 평화를 기원하는 백배를 합니다. 서울에서도 한강변에서 밤섬을 바라보고, 제주와 팔레스타인에 하루 빨리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며 백배를 합니다.
강정 앞바다 범섬 일대는 제주연안연산호군락지로 지정된 보호구역이지만 군사기지건설로 계속 훼손되어가고 있습니다. 한강의 주요 습지 중 하나인 밤섬은 1968년에 군사독재정권의 한강개발계획에 따라 원주민들이 이주되고 섬은 폭파되었습니다. 우리는 범섬과 밤섬을 바라보며 개발 앞에 파괴되고 군사화되어가고 있는 땅과 바다를 생각하고, 팔레스타인에 정의로운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며 2025년의 첫 해를 맞이합니다.
서울 지역에서는 지하철 6호선 상수역 4번 출구에서 아침 6시 40분에 만나 한강으로 이동해서 7시 무렵 백배를 시작합니다. 바닥에 깔 돗자리나 매트를 챙겨주시고, 비치할 피켓이나 배너가 있다면 가져오셔도 좋습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주민 집단학살과 팔레스타인 땅뺏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집단학살을 멈추고, 땅을 되찾고,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라며, 연대 활동 후원을 위한 모임을 준비했습니다.
목판화로 2025년 새해 달력을 직접 만들어 보는 모임입니다.
🌵 일시 : 12월 26일 목요일 저녁 7시
🍉 장소 :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사무실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41, 2층)
💖 선착순 10명
■ 목판화로 천달력 만들기
- 참가자는 구상해온 스케치를 바탕으로 목판화를 팝니다. 2024년 달력이 찍혀있는 천에 판화를 더해 달력을 완성합니다. 판화를 처음해보는 분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 판화를 찍을 패브릭천을 참가자 한 사람당 3장씩 제공합니다.
- 목판화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그리고 싶으신 분들은 천만 제공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 판화는 자유 주제입니다. (각자 만들고 싶은 것을 생각해오세요)
■ 참가비 : 2만원 (참가비는 전액 가자 지구 지원 모금함으로 전달합니다)
■ 참가비 입금: 하나은행 159-910020-13505 팔레스타인평화연대
■ 제공하는 것 : 판화 도구, 그림 부분이 비워져있는 패브릭 달력 3장
■ 준비물 : 판화 스케치
■ 진행시간 : 3시간
■ 주관 : 동아시아에코토피아, 팔레스타인평화연대
■ 참가신청 : https://forms.gle/4p17rhJNoSGqP4Kh9
* 1월에도 또 진행할 예정이에요!
3일 동안의 캠프가 끝나는 9월 21일에는 이른 새벽부터 거센 비바람이 불어왔습니다. 머문 자리를 정리하고 각자 짐을 꾸린 뒤, 창문을 흔드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닫는 회의를 가졌습니다. 각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나눈 뒤, 거제씨월드를 향해 이동했고 거제 지역 활동가분들과 함께 피켓팅을 시작했습니다.
9월 8일에 거제씨월드에서는 태어난 지 열흘 가량 된 새끼 큰돌고래가 사망했습니다.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 거제씨월드가 문을 연 이래로 15번째 죽음이었습니다. 9월 18일에는 지역 모임 ‘통영 비건’에서 거제씨월드 사망 돌고래 추모 집회를 열어 추모 공간을 운영했습니다. 18일에 만났던 통영 분들은 19일의 캠프 일정에도 함께하셨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거제씨월드를 방문하고 있었습니다. 아쿠아리움 앞 피켓팅에 처음 와 본 한 참가자는 생각보다 시설의 규모가 너무나 작다며, 이 안에서 10마리의 고래류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하다고 말했고, 관람료가 이렇게 비쌀 줄 몰랐다는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사육시설의 중대 과실로 인한 동물의 폐사, 시설 내 번식 등을 통한 고래목 동물의 신규 개체 보유 등 야생생물보호법과 동물원수족관법 위반 사항이 명백한데도 거제시나 경상남도, 환경부나 해수부 그 어디에서도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거제씨월드는 거제시로부터 시유지를 장기간 무상임대하여 고래를 감금하고 학대하며 이윤을 얻고 있는데 행정기관들은 이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는 관람객들에게 고래가 그들의 집인 바다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함께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9월 19일, 거제 남방동사리 책방을 거점으로 하여 3일 동안의 캠프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새롭게 합류하는 사람들을 기다리며 참가자가 준비해온 게임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점심을 먹으며 여는 회의를 가지고, 14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분들의 안내로 골프장 사업 예정지 답사를 시작했습니다.
노자산과 가라산 일대 369만㎡ 면적에 걸쳐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포함한 리조트 등을 조성하는 거제남부관광단지 사업은 2016년 경동건설과 거제시가 추진하기 시작하여 이후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업 진행의 주요 근거가 되는 환경영향평가서는 사업 예정지 일대의 생태적 가치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했고, 멸종위기종과 법정보호종의 존재를 누락했습니다.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를 바로잡기 위해 시민들은 수년 동안 자체 조사를 통해 50여 법정보호종의 서식을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근거로 문화재청, 환경부, 시청과 도청에 사업 보류와 재조사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평가서 거짓 작성에 대한 고발이 이루어져 2023년 12월에 부산지방법원에서 해당 업체에 대한 1천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재판이 한창 진행되던 작년 6월과 12월에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문제의 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로 통과시켰고, 사업은 강행 추진되고 있습니다. 환경적 타당성은 물론 절차적 타당성도 확보하지 못한 개발사업에 맞서서 노자산과 거제의 미래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은 관광단지 지정을 무효화하기 위한 소송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환경영향평가제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개정을 추진하는 공동행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100만평 숲을 밀고 골프장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듣기는 했지만, 실제 가라산 능선에 올라 바라본 사업 예정지의 규모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넓었습니다. 노자산과 가라산 사이 마을을 연결하는 도로가 보였는데 도로 위 산 정상부근을 포함하여 율포고개 바로 앞 봉우리까지가 관광단지에 포함된 곳이라고 합니다.
골프장 사업 허가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기 전에는 해발고도 550m가 넘는 가라산과 노자산 정상부 근처에 골프장을 지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1980년대 후반에 올림픽 개최를 거치며 골프장 인허가 관련 제도가 크게 변화되어 전국에서 골프장 건설 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2천년대 초반 또다시 대대적으로 골프장 건설 규제가 완화되고 이전에는 골프장을 지을 수 없었던 농경지나 높은 산지에서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각 시도별 임야 대비 면적 상한제가 폐지되며 골프장 공사에 맞서 땅과 숲을 지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미군과 국군의 골프 시설을 제외하고도 전국 골프장의 수는 522개에 이르며, 골프장이 차지하고 있는 땅은 전체 체육시설의 90%에 달합니다. 체육 종목으로서 골프는 연중 온난한 기온 범위와 고른 강수량이 유지되고 한지성 잔디가 분포하는 일부 특정 지역에서만 가능한 스포츠입니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해 남부 아시아 등 기후적 여건이 전혀 부합하지 않은 여러 지역에서 골프장 개발이 추진되며 기존 주민의 땅과 삶을 빼앗고 여러 생물의 서식지를 돌이킬 수 없이 파괴하며 녹색 황무지를 확장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거제도의 마지막 원시림인 노자산에는 세계 유일의 팔색조 번식지 보호구역인 학동 동백숲이 위치해있습니다. 팔색조는 정부가 지정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이며, 국제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서에는 팔색조의 존재가 지워졌지만, 2019년부터 5년 동안 시민행동의 자체조사로 37개의 팔색조 둥지가 확인되었고, 국가유산청이 실시한 현지 조사에서도 6개의 둥지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가라산에서 내려온 다음 우리가 향해 간 곳은 팔색조 두 쌍이 한 바위 위에 두 개의 둥지를 튼 곳입니다. 이런 쌍둥지는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되었으며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합니다.
노자산에는 팔색조 뿐만 아니라 긴꼬리딱새, 거제외줄달팽이, 거제도롱뇽, 대흥란 등의 보호종이 살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환경영향평가서에 기록된 보호종인 대흥란은 토양 균류와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난초의 일종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노자산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종의 특성상 다른 서식지로 이식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지고, 실제 이식을 한 참고 사례도 하나 없는데도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불가피할 경우’ 다른 곳으로 이식하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개발의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사업자측은 올해 여름에 비공개로 이식 작업을 진행했고, 기존의 서식지는 심각하게 훼손되고 말았습니다.
답사를 마무리한 첫 날 저녁에는 참가자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함께 봤습니다. 통영 앞 바다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시민들과 어민들의 활동을 담은 영화를 보고 난 뒤, 공공과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두번째 날 아침, 우리는 거제시청 앞에서 진행되는 피켓팅에 참가했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골프장 개발 사업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거제시는 지역경제를 내세워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노자산을 지키고자 하는 시민들은 이러한 사업이 오히려 지역을 착취하고 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노자산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 다른 무엇보다도 나 자신의 삶을 지켜내기 위한 일이라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숲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과 한 줌의 이익을 위해 얼마든지 파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 감각과 생각의 차이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고민도 나누었습니다.
피켓팅을 마무리하고 점심을 먹은 뒤 일부 참가자들은 보금자리로 돌아가고 새로운 참가자가 합류하는 와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골프 산업에 대한 문제인식의 공감대를 확대하고 더 많은 행동을 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골프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얼마나 대중적으로 향유되고 있는지, 개개인에 대한 공격이나 비난에 그치지 않고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질문은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빗줄기가 점차 거세어진 오후에는 원종태 선생님의 안내로 민물생물 탐방에 나섰습니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의 도움 덕분에 캠프 동안 거점으로 머물고 있는 남방동사리 책방 근처 하천에는 멸종위기종인 남방동사리가 살고 있습니다. 국외에는 중국 일부 지역과 일본 남서부 지역에 서식하며, 국내에는 거제 산양천 일대가 유일한 서식지입니다. 개울가에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운좋게도 남방동사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왕종개와 돌고기, 긴몰개와 밀어, 갈겨니와 참갈겨니, 두꺼비와 어린 무자치 등을 관찰하며 산양천 부근 지역에서 진행되는 개발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관찰 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하천 물줄기 한쪽은 상류에서 내려오는 부유물로 흐려져 있었습니다.
거점으로 돌아온 뒤 참가자가 준비해온 자연물 프린트 찍기 워크숍이 진행되었고, 한쪽에서는 책방에 꽂혀있는 도감들을 보며 어제 오늘 관찰한 생물종에 대해 찾아보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뒤 내일 일정을 위한 피켓을 함께 만들며 캠프의 마지막 밤이 저물었습니다.
9월 15일 바이크투어의 둘째날 아침, 자전거와 텐트에 맺힌 이슬을 말리고 머물던 자리를 정리한 뒤 산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산청 읍내에 도착하기 직전에 참가자가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최세현 선생님의 도움으로 바로 보건의료원을 찾아가 응급처치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한숨 돌린 후 모여 앉아 산청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023년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시행 허가가 난 뒤, 전국에서 산악지대를 둘러싸고 지자체마다 앞다투어 케케묵은 케이블카 사업을 다시 꺼내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최초의 국립공원인 지리산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산청군은 4번째 케이블카 사업안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지리산 권역을 통틀어 9번째로 시도되는 케이블카 사업입니다. 환경적, 공익적, 경제적, 기술적 측면에서 모두 부적합하여 환경부에서 반려되었던 2016년의 사업안을 그대로 들고나왔습니다. 경상남도는 산청군의 사업안을 지리산 단일 케이블카 노선으로 체택하고 나서야 뒤늦게 5억 4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사업 추진을 위한 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실제 진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천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군청은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도 없이 군비나 도비를 통해 추진할 수 있을 거라는 안일한 전망을 내놓는 동시에 이미 용역비 등 매몰 비용이 발생했으니 돌이킬 수 없이 사업을 추진해야만 한다는 황당한 논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케이블카가 들어선 어느 지역에서도 수익을 얻는 곳은 찾기 어려우며 오히려 매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운영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현실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립공원 등 보호지역에 케이블카가 들어설 때 가장 우려되는 탐방 압력과 산 정상부 훼손 우려에 대하여 대비책을 내놓기는 커녕, 산청군수는 상부정류장 예정 지역인 장터목 대피소에서부터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탐방로를 연계하는 개발을 추진하겠다며 공공연히 발언하고 다닙니다. 케이블카 사업을 발판삼아 보호지역 산림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개발로 확대하는 사업의 방향성은 산청군민을 비롯하여 이곳에서 살아가는 누구에게도 아무런 이득을 보장할 수 없으며 오히려 지역의 미래를 암담하게 만들 뿐입니다.
또한 케이블카 사업에 맞서고 있는 산청 주민들은 지리산의 앞날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을 지역경제의 측면에서만 국한하여 평가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묻습니다. 지리산을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외침에는 앞으로 삶을 살아나갈 모든 이들을 위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산청 시민들의 모금으로 청소년수련관 앞에 2020년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방문한 뒤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새롭게 합류하는 참가자들도 만나고 투어 경로 근처에서 친구의 공간을 방문해 휴식을 취하기도 하며 원지를 지나 진주에 도착하여 밤을 보냈습니다.
세번째 날 아침, 머문 자리를 정리한 뒤 남강을 따라 고성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자전거 길이 시작되는 지점의 강 너머에는 새로이 조성된 자전거 길과 보행로 데크가 있었습니다. 이는 진주시에서 추진한 자전거도로 조성 사업의 일부분입니다. 당초 사업 예정 구간은 남강에서 유일하게 자연강변 생태계가 남아있는 장소로 생태자연도 1등급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20여 종의 법정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해당 경로를 지나갈 수 있는 기존의 자전거 도로가 이미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되는 공사로 인해 훼손되는 환경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이어졌고, 진주시는 당초 계획의 절반에 해당하는 구간에만 공사를 진행해 2022년에 준공했습니다. 하지만 진주시장은 나머지 구간에 대한 사업 추진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캠프를 향해가는 입장에서 자전거 도로 공사가 어떻게 수변 개발의 초석으로서 악용되는지에 대해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도로를 공유하는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가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것과 동시에 레저수단으로써 자전거를 내세운 개발이 더이상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짧게 나누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고성의 해안가에서 머문 뒤, 거제로 향해가는 네번째 날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이례적으로 더운 9월 중순의 날씨 속에서 바이크투어 전체 일정은 예상보다 힘들었지만, 마지막 날은 유독 더 햇살이 뜨겁고 최고 기온이 34도에 육박하여 더욱 지쳤습니다. 자주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물을 마셔가며 오르락 내리락 조금씩 움직이다보니 어느새 거제 시내를 지나 남방동사리 책방에 도착했습니다. 모두 무사히 도착했음에 기쁨의 한숨을 돌리고, 참가자가 준비해온 질경이 연고 만들기 워크숍을 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나흘 동안의 바이크투어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