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잘려진 손가락. 잘라낸 머리칼

* 민중언론 참세상[경찰, 경찰고용직노조 집회 참가 노동자 손가락 절단] 에 관련된 글.

 

 

 


*

인구의 15%가 80%의 땅을 소유하고 있는 나라
다시말해 인구의 85%가 20%의 땅에서 악다구니처럼 살고 있는
우리나라 좋은나라

그 나라에서 오늘
손가락이 잘려진 사람, 머리칼을 잘라낸 사람이 있었다.

 




*

경찰서내에서 각종 사무를 담당하고
심지어 서장의 속옷빨래까지 하면서
그래도 경찰이라는 공무원이라는 자부심으로 버텨오던 경찰고용직공무원들.
그러나 10년넘게 일하던 일터에서
비정규직과 맞바꾸어져
더 싱싱한 젊은 여자애와 맞바꾸어져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린 그녀들.

오늘도 그녀들은 싸웠다.
그러나 세상은 한마디라도 더 외쳐 보겠다는 여성 조합원들을 무자비하게 세상밖으로 내던졌다.



그 와중에 연대하러 온 한 동지의 손가락이 잘렸다.


대치.
.

첫째열 전경 화이버를 부여잡다.
.

뒷열에서 솟아오른 곤봉.
.

손을 찍어내리다.
.

손가락이 찢겨져나가다.
.

피. 터져나오는 피.
.

긴급후송. 전화.
.

손가락이없다! 손가락을 찾아라! 손가락을 내놓아라!
.

머뭇거리는 전경. 화이바 안의 손가락.
.

내놓아라 손가락을
.

내놓아라 화이바를

 


민중의 지팡이에 잘려나간 민중의 손가락
뒤늦게 되받아낸 손가락은 급히 주인에게 보내졌지만
이미 늦은것ㅡ
이미 잘려져버린것ㅡ


잘려진 손가락




 

*

기차를 타는 사람들에게 까까를 파는 사람들. 철도매점 노동자들.

그러나 그/녀들의 삶은 여행처럼 즐겁지 않다.

남들이 놀러가는 일요일, 어린이날, 여름휴가...에도
그/녀들은 좁디좁은 공간에서 하루 16시간 이상 일하면서
고작 50-60만원을 손에 쥔다.

그나마도 용역으로 전환되어
이제 너희들은 철도유통의 소속이 아니야,

그나마도 특수고용 노동자라는 딱지가 붙어
이제 너희들은 사장이니 노동3권 운운말라,

우리도 인간이다 우리도 노동자다 아무리 악을 써도
눈하나 깜짝 않는 세상.



그네들이 오늘부터 단식에 들어갔다.
그네들이 가진 단 하나
바로 스스로의 목숨
그것을 내놓고서 싸움을 하겠단 것.

제살을 깍아먹고 싸울 수밖에 없게 된 그네들
머리칼도 잘라낸다.

한올한올 서럽게 떨어지던 머리칼.





*

손가락이 잘려져나가던 아수라장.
하지만 전경차로 꼭꼭 에워싸여 그 안은 누구도 볼 수 없는 세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세상.
존재하여서는 안될 세상.
꼭꼭 숨겨라, 피칠갑손가락 보일라.

 



*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살기위해 싸우기위해 제 살을 깍아먹고

그러나 너무나 꼭꼭 에워싼 것들이 많아
살점이 떨어져 나간 사람 피를 흘리는 사람
제 살을 깍아먹는 사람 피를 토하는 사람
보이지 않아 들리지 않아




*

오늘
손가락이 잘려진 사람, 제 살을 깍아먹기로 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어느 구석에서 있었느냐 비웃듯

화려한 사람들, 번쩍이는 자가용들





세상은 아랑곳하지않고 변함없이 핑핑 잘만 돌아가는 듯 하지만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변하지 않고서는 버텨낼 수 없게 될 것이다



그건
단순한 의지와 신념만이 아니야








▲ 경찰청 건물에서 누가 볼까 그랬을까? 버스위에 올라간 여성 조합원들을 해산하기 위해 경찰들은 경찰고용직노조 조합원들을 막무가내로 밀어내었다. 그들은 한마디라도 더 외쳐 보겠다는 그녀들을 무자비하게 버스 밑으로 던져 버렸다.

 

 

 

 

 


 

 

 

"경찰청 앞 1인 시위 중에 도로중앙의 플랭카드를 보았습니다.

경찰이 건 플랭카드에는 이런 말이 쓰여있더군요.

<지켜야할 선 세가지-정지선 중앙선 차선>

저는 그것에 반론을 제기하고 싶습니다.

고용직 공무원 강제해고 시킨 것 즉각 철회하고 기능직 공무원으로 전환시켜 주십시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는 공권력 남용말고 정지하여 주십시오.

검찰과 수사권 독립위해 애쓰지 말고 정신차려 민생치안이나 똑바로 하는 것이 경찰의 최선이라고 봅니다."


ㅡ7월 6일 경찰청교옹직공무원 해고조합원 발언 中

 

 

 

 

 

 

 

" 우리 철도매점 노동자들과 지지연대하기 위한 철도 노동자들은 오늘 2005년 7월 20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갑니다.

 

우리는 2001년 1월 노동조합을 결성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노동조합의 이름을 걸고 교섭을 해보지 못하였습니다. 한국 철도유통(주)는 노동조합을 부수고 탄압하는데만 골몰하였을뿐 노동조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철도유통이 왜 그러는 것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 철도유통(주)은 철도역사에서 독과점으로 매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철도매점은 한국철도유통에서 사실상 유일한 수익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회사는 우리 매점 노동자들을 무한정 착취하기 위해 우리를 강제로 용역전환을 시켰습니다.

 

하루 16시간의 장시간 노동, 한달에 휴일 하루도 없는 노동조건, 1인당 50-60만원의 저임금이 모두 근로기준법이나 노동관계법을 위반하고 있으므로 강제로 용역전환을 시킨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노동조합으로 단결하면 그렇게 무한착취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를 강제로 용역전환을 시킨 것입니다. 4년이 넘도록 노동조합을 탄압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한국사회가 얼마나 비인간적인 자본주의 사회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의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을 무한 착취하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량으로 만들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가장 탄압받고 착취당하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이런 착취와 탄압을 부수고 노동자로서 최소한의 사람다운 대접을 맏으려면 다른 길이 없습니다.

 

최선을 다해 투쟁하고, 투쟁하는 모든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단결할 때 우리는 이 모든 질곡에서 벗어나 이길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단식투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 단식투쟁을 지속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결의입니다. 우리는 단식투쟁 중에도 모든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의 직접적인 요구를 관철하는 것뿐만 아니라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자성 인정과 노동3권 쟁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차별반대와 정규직화 쟁취 투쟁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전체 노동자들의 계급적 단결에 앞장서는 단식투쟁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억압에 반대하여 투쟁하는 동지들의 연대와 지지를 호소드립니다.

 

 

 

 

2005년 7월20일

 

전국철도노동조합 철도매점 지방본부. 매점 노동자들을 연대 지지하는 노동자 일동"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