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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부르는 사랑

 

이렇게 울부짖으면,

정이 떨어질만도 한데...

사랑한단다... 

 

아름다운 사람.

그 사람보다 아름다운 사람을 이제껏 본적이 없다.

 

이 말을 전하고 싶은데-

그사람 앞에만 서면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나면 그제사 

조그만 목소리로 

'나도...'

라고 말하지만

그 조차도 부끄러워 뜸을 들인다.

 

나도....

그 사람의 눈물을 가려줄,

그 사람의 땀을 식혀줄

그런 그늘을 만들고 싶다.

 

나에게 사랑이 무언지를 느끼게 해 준 그를,

한없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_ 최영미

 

그리하여 이 시대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

 

창자를 뒤집어 보여줘야 하나, 나도 너처럼 썩었다고

 

정당히 시커멓고 적당히 순결하다고

 

버티어온 세월의 굽이만큼 마디마디 꼬여 있다고

 

그러나 심장 한 귀퉁이는 제법 시퍼렇게 뛰고 있다고

 

동맥에서 흐르는 피만큼은 세상 모르게 깨끗하다고

 

은근히 힘을 줘서 이야기해야 하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나도 충분히 부끄러워 할 줄 안다고

 

그때마다 믿어달라고, 네 손을 가슴에 얹어줘야 하나

 

내게 일어나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두 팔과 두 다리는 악마처럼 튼튼하다고

 

그처럼 여러번 곱씹은 치욕과, 치욕 뒤의 입가심 같은 위로와

 

자위끝의 허망한 한 모금 니코틴의 깊은 맛을

 

어떻게 너에게 말해야 하나

 

양치질할 때 마다 곰삭은 가래를 뱉어낸다고

 

상처가 치통처럼, 코딱지처럼 몸에 붙어 있다고

 

아예 벗어붙이고 보여줘야 하나

 

아아 그리하여 이 시대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

 

아직도 새로 시작할 힘이 있는데

 

성한 두 팔로 가끔은 널 안을 수 있는데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_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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