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광고가 싫어

from 우울 2004/01/15 11:35
사랑은 이제 LG의 것이 되었다.
어떻게 LG와 나의 김상을 '똑같은 사랑'으로 대할 수 있겠는가.
나는 더이상 김상을 '사랑'할 수 없다.
아무도 사랑할 수 없다.

여자마음은 이제 '딤채'가 되었다.
여자마음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 모르나
적어도 '딤채'는 아니라고 생각해 왔다.
나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내 마음에는 하늘도 달도 바다도 아닌
김치냉장고가 담겨 버렸다.

또하나의 가족이라기보다는
아예 유일한 가족이 되어버린 삼성.
텅빈 집에서 세계와의 통로가 되어주고
의지가 되어주고 위로를 주는
내 가족 삼성 TV와 삼성 모니터 만세, 만만세다.

내가 좀 더 어렸을 적엔 광고가 좀 더 솔직했다.
치사하게 거짓말을 할지언정
뜻도 모를 '사랑'이니 '여자마음'이니 '가족'이니
반짝반짝 무지개가 그려진, 속이 텅빈, 실팍한 비누방울같지는 않았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그 광고들은 파괴충동을 일으킨다.
그들이 진흙탕에 쳐박고 있는 그 모든 것이
나를 슬프게 한다, 분노하게 한다.
하루에 열두번도 더 분노하겠구나.

나는 속이 좁아서 대체 TV며 신문이며 도저히 못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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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15 11:35 2004/01/15 1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