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from 우울 2006/12/17 01:57

불공평하게도

세상에는 더 많이 사랑받고 더 많이 주목받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남들보다 적은 노력을 하고도 좋은 평가를 받거나

그냥 제멋대로 구는데도 사람들이 좋아해준다.

 

공평하게도

이런 사람들이 살면서 심각하게 곤란한 점이 있는데,

주변의 평가에 우쭐해서 스스로를 잃어버리기 쉽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보기에 그들 가운데는 텅 비어있는 사람들이 많다.

 

진짜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찾기도 전에

남들이 추켜세워주는 일에 휩쓸려

자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떠맡게 되기도 하는데,

책임도 지지 못하면서

자존심을 세우고 사람들의 애정에 기대어 두리뭉실 떠다닌다.

 

운이 좋으면 자신과 잘 맞는 일을 찾아 스스로도 만족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

 

남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존재하기 위해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는 것만 같았다.

 

상황을 자각한 이후로는,

스스로를 위해

평가와 주목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기 위해 무척 노력하게 되었는데,

자각의 시간이 그리 길지 못해

그 거리를 두는 방식이 아주 서툴다.

 

서툴다보니

의도하지 않게 상대에게 거북한 느낌을 전달하게 되는 것도 같다.

최근에 내가 그런 것 같다고 느끼게 되었다.

 

정말 지금은 모든 일에 서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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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7 01:57 2006/12/17 0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