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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10/19
    리니지2 관광가이드5 - '악마섬' 편
    파수꾼
  2. 2004/10/19
    I'm the Boss - 협상게임에서 롤플레잉의 재미를 느끼다.(2)
    파수꾼

리니지2 관광가이드5 - '악마섬' 편

*L2 관광가이드는 아덴월드의 유명한 유적지들 중 볼거리와 들을거리가 풍성한 명승고적들에 대한 설명과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 뒷이야기들을 소개하는 짧은 이야기입니다^^

 

 

 그 소녀를 만난 것은 해적들의 터널에서 득시글 거리는 언데드들을 겨우 정리하고 악마섬 초입에 이르렀을 때였다. 소녀는 우리가 빼앗아 가기라도 할 것처럼 바느질이 풀려 솜이 여기저기 비어져 나와있는 자신의 곰인형을 꼭 끌어안고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아이의 눈에는 두려움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가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눈처럼 보이기도하고 이미 공포의 극한을 경험하여 다른 감정은 느끼지도 못하는 눈빛같기도 했다.

 

해적들의 터널 입구 스크린샷

 

 쟈켄의 보물이 묻혀있는 섬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드워프의 말을 믿고 기란항의 선술집에서 급조된 파티였지만 해적의 터널이라는 거대한 적앞에서 동지애 비슷한 것도 생긴 전사와 마법사들은 악마섬에 이르러서 보게된 생경한 광경에 섣부른 행동을 허용하지 않고 서로를 난처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파티를 자연스럽게 리드해왔던 팔라딘은 측은해 보이는 그 소녀에게로 먼저 선뜻 다가갔다. 그때 뒤에서 지켜보던 실리엔엘더가 그를 제지했다.

 "잠깐, 뭔가 이상하지 않아? 지긋지긋한 언데드 해골들을 박살내고 겨우 악마섬 입구에 왔더니 그 앞에 곰 인형을 들고있는 인간 여자아이가 있었다...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가는데?"  

 순간 소녀의 묘한 분위기와 눈빛에 이상한 기분을 느끼던 파티원들은 다시 의심스러운 눈으로 소녀를 바라보았다. 그런 와중에도 소녀는 예의 그 멍한 눈빛으로 파티원들을 바라볼 따름이었다. 

 켈렘보르는 성기사의 작위를 수여받은지 이미 수년이 지났지만 아인하사드교단의 뒷배경이 없어서 말단 기사와 다름없는 대우를 받고 있는 팔라딘이다. 우연히 쟈켄의 보물이라는 믿기지 않는 목적때문에 묶여있긴 하지만 거리의 불량배에 다름없는 자신의 파티원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 피해의식 때문이었을까 자신을 제지하는 동료에게 화가 났다.

 '특히 저기 저 실렌의 지팡이 녀석이 제일 맘에 안든다고..감히 파티리더인 나를 가로막아?'

 영 탐탁치 않은 상황에서 켈렘보르는 실리엔엘더의 제지를 뿌리치며 말했다.

 "그럼 이 위험한 곳에 저 소녀를 그냥 두고 가자는 제안인가? 실렌의 의지를 수행하는 사악한 성직자다운 말이군..하지만 광휘의 아인하사드의 종복인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어! 저 소녀를 데리고 간다."

 팔라딘의 단호한 결정에 다른 파티원들인 드워프와 글라디에이터는 불안을 감추진 못했지만 그렇다고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았다. 자신의 신에 대한 모욕을 들은 실리엔엘더지만 그것이 그닥 기분나쁘진 않은 듯 비웃음만 날렸다.

 "훗, 너 자신의 자존심인가? 아니면 아인하사드의 자존심인가? 굳이 자존심을 건드릴 생각은 없어.. 알아서 하라구"

 실리엔 엘더의 말을 무시한 켈렘보르는 여전히 곰인형을 안은체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녀를 안아올렸다.

 "이제 우리가 너를 지켜 줄게 걱정하지마라" 

 그러나 소녀는 팔라딘의 말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악마섬 내부 자켄의 해적선

 

 며칠간 악마섬에 대한 수색작업이 진행되었지만 기대했던 대해적 쟈켄의 보물은 보이지 않고 간간히 출몰하는 몬스터의 위협에 파티원들 모두가 슬슬 지쳐가기 시작했다.

 켈렘보르는 침낭에서 벌떡 깨어났다. 간밤에 파티원이 몰살당하는 악몽을 꾼것이다.

 "불길하군"

 식은땀을 흘리며 일어난 켈렘보르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이상하군.. 분명히 내가 중간에 일어나 불침번을 서기로 했었는데..'

 켈렘보르는 자신의 직전 순번이 누구였는지 기억해내기 위해 미간을 찌푸렸다.

 "음.. 그래 그 재수없는 실리엔엘더 녀석이었지.. 그녀석은 어디로 간거지?..' 그때 켈렘보르는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을 목격했다. 누워 있는 녹색의 옷자락은 분명 실레엔엘더의 카르미안 호즈 자락이었다. 그리고 그위에 올라타고 있는 작은 인영은 분명 며칠전 자신이 구해낸 그 소녀가 아닌가.. 작은 소녀의 몸은 실리엔 엘더의 시체위에서 약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곰인형 대신 그녀의 팔길이 만큼되는 단검이 쥐어져 있었다. 이미 바닥은 다크엘프의 차가운 피로 적셔져 가고 있었다. 순간 켈렘보르는 소녀의 몸을 하고 있지만 인간을 잔인하게 도륙하는 몬스터 '세이튼'의 존재를 떠올렸다.

 '아차, 내 허영심이 파티원들을 위험에 빠뜨렸구나..'

 켈렘보르는 반사적으로  침낭에서 빠져나와 아직도 실리엔 엘더의 사체를 유린하고 있는 소녀를 밀쳐내고는 파티원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분노를 이겨내지 못하고 소녀의 목을 졸랐다. 소녀의 숨은 끊어진 것 같았지만 공포스런 세이튼의 무서움을 익히 전해들은 켈렘보르는 확인 차원에서 더욱 강하게 목을 졸랐다.

 "이봐, 켈렘보르 뭐하는거야?"

 다른 파티원들도 다들 일어나 달려왔다. 켈렘보르는 흥분과 분노가 뒤섞인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미안해.. 미안해 동지들.. 나 때문에 실리엔엘더가 죽었어. 내가 데리고 온 저 소녀가 사실은 세이튼이었어.."

 오열하는 켈렘보르의 주위로 동료들이 모였다. 그 중 악마섬으로 안내해주는 지도를 처음 발견했던 드워프가 말했다.

 "이..이봐..켈렘보르 뭔가 잘못된거같은데.."

 순간 켈렘보르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주위의 동료들의 반응이 이상한 것이다. 섬뜩한 느낌을 받으며 켈렘보르는 얼핏 죽어있는 세이튼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에는 아까 보았던 단검은 존재하지 않았고 항상 그녀가 붙들고 있었던 곰인형이 그대로 들려있었다. 그리고 켈렘보르의  손에는 언제부터였는지 항상 들고다녔던 자신의 검인 스톰브링거가 들려있었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점은 몬스터의 검붉은 피가 아닌 다크엘프의 차가운 피가 흐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켈렘보르는 상황을 깨닫는 순간 들고있던 검을 자신의 동료였던 드워프의 목덜미를 향해 휘둘렀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피하지 못한 드워프는 켈렘보르의 검 아래 피를 뿌리며 쓰러졌고 또 한명의 동료이자 살아있는 마지막 동료인 글라디에이터는 뒷걸음질 치며 물러섰다.

 "켈렘보르, 이 친구야 왜 그러는거야? 미쳤어? 왜 멀쩡한 실리엔 엘더를 죽이고 동료들을 다 죽이는 거야?"

 켈렘보르는 스톰브링어를 치켜들며 말했다.

 "이런.. 어렸을 때부터 고질적으로 나를 괴롭히던 병이 또 발작해버렸어. 미안하다구..크크 그러나 너희들과 저 소녀의 죽음이 교단에 알려지게 되면 팔라딘으로서의 나의 인생은 끝이다...여기서 그냥 조용히 죽어주게나.. 그러면 너희들은 세이튼과 싸우다 쓰러진 용맹한 팔라딘의 동료들이 되는거고 나는 사지에서 살아돌아온 경험 많은 팔라딘으로 교단의 인정을 받게 되는 것이지."

 

 켈렘보르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스톰브링어를 휘둘렀다.

 

자켄 - 오 미소년..

 

악마섬과 대해적 자켄

 

 과거 악명 높은 해적 자켄은 거인들의 보물에 얽힌 전설을 쫓아 길고도 어려운 모험 끝에 오늘날 ‘악마섬’이라는 기분나쁜 이름으로 불리게 될 바위섬에 다다랐다. 하지만 대해적 쟈켄은 보물을 찾는 과정에서의 과도한 집착과 광기때문에 부하들의 신망을 잃고 끝내 부하들에 의해 이 섬에 갇히게 된다.

 당시 쟈켄의 부하들은 자켄이 그 곳에서 혼자 죽어가리라 생각했지만 그는 과거 거인 유산의 힘을 이용하여 영원한 삶에 다가갈 수 있었다고 한다. 사실 자켄의 전설과 악마섬의 존재가 밝혀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덴왕립 아인하사드 교단의 성기사단장 켈렘보르경에 의해 밝혀진 악마섬의 실체는 전설처럼 흡혈귀가 된 자켄이 나타나는 무시무시한 곳도 자켄이 편집증적으로 평생 모아놓은 어마어마한 양의 보물이 있는 곳도 아니었다. 단지 악마섬의 굴을 파면서 자켄이 동원했던 인부들의 원혼과 망령들 그리고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채로 모험가들을 도륙하는 세이튼 같은 몬스터들이 다수 출몰하는 위험한 장소였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기란항의 선술집에는 악마섬의 전설과 보물의 실재를 믿는 수많은 모험가들이 파티를 맺고 악마섬으로 가고있다고 한다. 자켄의 보물을 발견하는 순간 막대한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역시 인간들의 물질과 명성에 대한 욕구는 드워프의 그 것 만큼이나 크다.

 

 

-워크라이어 '불꽃의분노' 저 '지성있는 오크들이 알아야할 아덴제국에 대한 109가지 진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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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the Boss - 협상게임에서 롤플레잉의 재미를 느끼다.

 

 보드 게임 장르중 '협상'이라는 장르가 있다. 흔히들 보드게임하면 주사위 신神에게 모든걸 내 맏기는 부루마블류의 게임을 상상하기 쉬운데 사실 인기있는 게임들의 장르를 보면 협상이나 전략, 경영 등이 많은 것은 운이나 재수보다 게이머의 실력에 의해 게임의 승패가 좌우되는 게임들이 더 재미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협상이라는 장르는 이른바 '말빨'과 '눈치'등 주사위 운과는 상관없는 '실력'들이 게임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I'm the Boss라는 게임은 전설적인 게임디자이너 시드 잭슨의 1994년 작 Kohle, Kie$, & Knete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협상 장르의 백미로 꼽히는 타이틀이다. 보드게임 카페에서 도우미에게 게임을 골라달라고 하면 권해주는 몇개의 유명게임중에 하나이니 많이들 해보셨을 듯.

 게임의 대략적인 진행방식은 입찰대상과 배당금이 정해진 개개의 사업에 대해 보스(제안자)가 사업자들을 끌어모아 배당금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다만 여기에 같은 자격으로 낮은 몫을 제안하여 들어오는 각각의 플레이어들과 각종 모략과 술수로 이를 저지하려는 플레이어들간의 경쟁, 그리고 합종연횡을 통해 더 많은 배당금을 노리는 작전세력등의 협상과 권모술수로 게임은 더욱 풍성해진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게임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롤플레잉(Role-Playing),   즉 역할 연기를 하게 되는데 예를들면, 자신이 애초에 요구했던 배당액을 입찰에 성공하지못한다하더라도 밀고나가는 뚝심있는 사업가나 약간의 이익이 되는 곳이라면 의리나 도의적인 책임은 도외시하는 파렴치한 사업가, 또는 금전적 이익보다는 플레이어들간의 관계를 중시하는 몽상가적 사업가 등등 여러유형의 사업가 형태를 연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언젠가 지인들과 함께 이 게임을 진행하게 됐을 때 나는 악랄하고 파렴치하고 비굴하기까지한 양아치 사업가로 분했다. 더 많은 배당을 위해 지난 턴의 사업적 동지와 연을 끊는 것은 기본이고 보스에게 아양떨기와 다른 플레이어에 대한 중상모략을 통해 협상에서의 우위를 지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이 게임의 공간을 롤플레잉의 공간으로 본다면 나는 연기자이고 보드판은 무대이기때문에 나는 성실히 악역을 수행했다.

 그런데 이 롤플레잉이라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 양모양(내 여자친구다)은 내가 더 많은 액수의 배당을 제안했는데도 더 낮은 배당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입찰자와 계약을 해버리는 것이 아닌가. 이유는  입찰자중 그녀의 친구들이 있기때문에..

 이런..나는 이 게임의 재미와 연기를 하는 것의 당위성 등등등 나의 게임철학을 동원해 설득을 시도했지만 그녀는 돈보다 의리를 선택하였더라..

 아무튼 게임은 그렇게 진행되고 마지막 순위를 정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그런데 극악무도한 금융자본가를 연기했던 나는 6명중 공동4위였고-_- 자본주의를 모르는 철없는 사업가를 연기한(또는 그녀의 본질이었든지간에) 양모양은 6명중 1등을 하였던 것이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이 게임을 안해보신 분들은 나중에 친한 사람 5명을 모아서 보드게임방에 들러 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그들을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들여 월스트리트의 영웅 또는 반영웅이 되어보시라. 어떤 사업가를 연기하든 그것은 당신의 자유니까.. 그것이 롤플레잉이다.


 

 

*참고 : 다이브다이스 I'm the Boss 리뷰



패키지 모양새 - 하나 사고싶다


이분이 시드 잭슨? 시드 마이어랑은 무슨 관계일까?

 

깔끔한 보드 디자인과 일러스트


플레이어 카드와 방해카드

 

협상이 진행중인 보드 - 굉장한 난투극이 벌어진것 같다. 친구들끼리 의 상했을 수도..


게임상의 화폐 - 시드 잭슨의 캐리커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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