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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42호> 가슴으로 함께 하는 비정규직 투쟁을 하자

가슴으로 함께 하는 비정규직 투쟁을 하자

 

 

 

지난 11월 22일 긴급하게 장소를 변경하여 울산 북구 오토벨리에서 열린 금속노조 제28차 정기대의원대회에서는 현대자동차비정규직 3지회의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1공장 농성장에 대한 구사대 및 공권력 진압 시 즉각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 결정을 했다.

 

또한 현대차 비정규직 황인화 동지의 분신을 알리기 위해 11월23일부터 지회(사업장, 사업부, 분회)별 중식투쟁을 전개하며, 당일 대의원대회 이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금속대의원과 비정규직 공동집회를 개최하고 참여가능한 대의원은 현대자동차 정문 앞에서 철야농성에 결합하기로 했다.

 

이후의 투쟁계획으로는 11월24(수)에 금속노조 확대간부파업 및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금속노조 결의대회 개최, 11월26(금) 정규직·비정규직 공동행동의 날로 정해 잔업거부 및 민주노총에 제안하여 동시다발 지역집회 개최, 11월27(토) 전국노동자대회를 울산에서 개최하고 확대간부는 현대차 정문 앞에서 48시간 철야농성을 전개한다는 것이고 현대차 회사가 11월30일까지 불법파견 교섭에 나오지 않을 경우 금속노조는 12월초 1차 총파업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현대차 정문 아닌 고속도로로 향한 버스

 

그러나 이러한 투쟁 계획과 결의는 대의원대회가 끝나는 순간부터 지켜지지 않았다. 대의원대회가 끝난 후 경남지부 소속 대의원들을 태운 버스는 현대자동차 정문으로 향하지 않고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쪽으로 가고 있었다. 몇 몇 대의원들이 왜 현대자동차로 가지 않느냐고 물어보자 그때서야 ‘그냥 가기로 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런 결정을 누가 왜 내렸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24일 확대간부파업과 26일 잔업거부투쟁에 대해서도 과연 얼마나 실천되었는지 알 수 없다. 26일 잔업거부 투쟁에 관해서는 아예 점검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27일 울산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는 겨우 버스 한 대를 채웠고 철야 농성에 결합한 사람은 불과 10여명뿐이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지침만 있고 실천은 미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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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맞는 비

 

이러한 현상은 최근 전임자 임금 지급금지의 영향도 없지 않겠으나 노동조합의 사업집행이 점점 더 형식적이고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활동에만 집착하게 된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형식적으로 가는 이면에는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간부들의 진정성, 자기 목표성이 약해진 것도 한 요인이다. 노동조합 활동을 단지 직업으로, 즉 돈벌이의 하나로 생각하거나 권력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동자에 대한 진정한 애정이나 역사에 대한 책무 같은 게 약해졌기 때문이다.

 

최근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지침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은, 대부분이 정규직인 금속노조의 현실도 한 이유일 것이다. 만약 지금 싸우고 있는 현대차비정규직 노동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내 자식이라고, 내 형제라고 인식한다면, 아니 최소한 그들의 불평등한 처지에 관해 조금이나마 인간적인 연민을 가진다면 우리들 각자의 행동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게 없다.

 

진정한 연대란 그 상대가 되는 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들과 같이 되는 마음이어야 한다. 비정규직의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나의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 내 자식들의 문제일 뿐 아니라 언제 어떤 상황에서 나 역시 비정규직으로 떨어질지 모른다. 우리는 이미 1998년 외환위기 사태 때 경험했다. 또다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공동체의식과 도덕적 책무에 대해 점검하고 인식을 높여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싸워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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