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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40호> 중앙교섭은 앞으로 어찌 될 것인가

중앙교섭은 앞으로 어찌될 것인가

 

    

금속노조 6기는 기업지부의 지역지부 편제 문제를 포함한 금속노조 조직발전과 관련하여 조직발전특위를 구성하여 조직소위, 교섭소위, 교육소위, 재정소위로 나누어 논의를 진행하여 왔다.

 

지난 10월 7일 조발특위 3차 회의를 통해 교섭발전 방안과 교육혁신 방안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소위에서 제출한 원안을 수용하였다. 10월 28일 열린 조발특위 4차 회의에서는 차기회의 전에 구체적인 안을 만들고 조합에 제출하여 토론하기로 하였다. 교섭방안의 경우 교섭형식과 단협위원회 강화방안을 구체화하여 제출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조발특위 논의 결과는 11월말에 예정된 금속노조 제6기2년차 정기대대에 보고되고 토론될 예정이다.

 

실패한 15만 산별교섭, 그 대안은?

 

교섭소위에서 제출된 의견은 ①현재의 교섭구조는 산별차원의 개입력을 가져갈 수 없다는 점과 현실을 인식하는 가운데 업종별/부문별 등 다중교섭체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②산별교섭의 내용적 강화를 위해 단협위원회 강화가 필요하다 ③산별교섭의 위력을 강화하기 위해 교섭투쟁의 시작과 끝을 맞출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등이다.

 

2007년 15만 산별교섭이 처음 진행되면서 위력적 중앙교섭 쟁취투쟁을 통해 투쟁의 성과가 기대되었다. 그렇지만 완성차지부는 차기년도에 중앙교섭에 참여한다는 확약서를 받는데 그쳤다. 그러나 2008년 투쟁도 완성차지부를 중앙교섭에 참여시키지 못하고 다시 확약서를 받으면서 조직 내 논란이 가중되었다. 결국 2009년, 2010년에도 중앙교섭은 완성차지부 교섭과 별도로 진행되었다. 이런 과정이 진행되면서 그마나 중앙교섭이 가지고 있던 기대와 위력도 상실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금속노조)

 

업종별 교섭하면 자본이 나올까?

 

중앙교섭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지만 대부분 공통된 의견은 15만 산별교섭은 실패했다는 의견이다. 다만 실패의 원인이 지도부 투쟁의지 부족인지 구조적 문제인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금속노조의 교섭방안을 어떤 형태로 할 것인지가 제기되고 있다. 기존 중앙교섭과 자동차 완성차를 중심으로 한 부문별/업종별 교섭틀을 설치하자는, 즉 투트랙 교섭구조가 제출되고 있다. 이럴 경우 완성차 부문 교섭은 현재와 같이 완성차 부문교섭에 대한 일치성이 낮고 완성차 상호간에 신뢰성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교섭에 먼저 들어가기 보다는 공동요구를 바탕으로 한 공동실천을 선행한 뒤 부문교섭에 들어가자는 의견이다. 투트랙 교섭구조는 현재 중앙교섭은 유지하면서 산별교섭의 성사경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1∼2년의 단기적 과제로 설정하기 보다는 장기적 목표로 하여 이행경로와 전략을 만들어 가자는 제안이다.

 

투트랙 교섭은 모든 사용자들을 하나의 테이블에 앉히고자 한 중앙교섭 개념을 변경하는 것으로 교섭구조는 다양할 수 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럴 경우 조직에 원심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조직의 내용적 통일성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가가 여전히 남는 쟁점이다. 달리 말하면 모든 교섭에서 금속 중앙이나 지역의 관장력을 어떻게 유지하고 높일 것인가가 문제이다. 그리고 여전히 남는 문제는 부문(업종)별 교섭이라고 현재의 상황에서 과연 다를 수 있겠냐는 제기이다.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3중 교섭체계와 단협위원회 강화

 

이와 맞물려 제기되는 것은 교섭의제와 3중 교섭체계에 대한 설정이다. 3중 교섭체계를 인정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내용이 중복되는 교섭의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층위별 역할에 따른 교섭의제가 설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교섭과 지부교섭, 사업장교섭의 의제와 역할 구분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편 3중 교섭체계는 자본이 산별교섭의 유인책을 제기하는 교섭비용 절감과 중복파업의 문제와 연동되어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3중 교섭체계는 지부집단교섭에 대한 역할에 대한 평가와 이후 지역지부 사업과제와 연동되어 있다. 향후 지부운영이 지회 사업을 관장하는 것과 더불어 지역에 개입하는 방향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산별교섭을 통한 협약의 체결에서 핵심적 내용은 통일성과 일체성 실현이다. 현재 금속노조는 교섭 요구를 마련하는 단위와 실제 대사용자교섭을 수행하는 단위가 분리되어 있는 것을 통일시키는 구조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단협위원회의 강화와 이에 따른 기업별 협약에 대한 통일방안 및 승계, 산별협약 쟁취 경로 설정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은 현재 중집에서 수행하는 기능과 충돌되는 문제가 있고, 이와 더불어 향후 산별노조에서 조직체계와 교섭체계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금속노조 조직발전 방향과 연동되어 있는 문제이다.

 

핵심은 15만의 단결투쟁

 

금속노조 교섭발전방안은 교섭절차와 교섭체계로만 국한될 문제는 결코 아니다. 아무리 잘 짜여진 체계와 절차를 만들더라도 단결의 기운과 투쟁의 정신과 실천이 없으면 잘 그려진 그림에 불과할 뿐이다. 그동안 15만 조합원의 단결된 투쟁을 확보하지 못하고, 각개 분산투쟁이 진행된 결과 내부의 차이는 더욱 커져 보이고, 자신들의 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자본과 정권의 금속노조 불인정을 넘어 금속노조 파괴공작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단결의 기운이 확보되어야 할 절실한 시기이다. 이런 관점에서 그동안의 금속노조 교섭구조를 평가하면서 이후 함께 투쟁할 수 있는 교섭구조가 어떻게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것을 밝혀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교섭구조와 교섭형식은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조직의 힘을 여전히 분산시키는 것으로 작동하게 되고, 이는 조직 내부의 갈등구조를 촉발하기 때문이다.●

 

(2010년 11월 1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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