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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14
    우리 가족 미누 내놔라!(2)
    빈집

우리 가족 미누 내놔라!

우리 가족 미누 내놔라!

 

 

17년을 이 땅에서 함께 살아온 우리의 가족 미누를 내놓아라. 17년 동안 함께 일해 온 우리의 동료 미누를 내놓아라. 17년 동안 우리와 함께 세상을 나누던 친구 미누를 내놓아라. 우리는 다시 미누의 노래를 듣고 싶다. 우리는 다시 미누가 보여주는 세상을 나누고 싶다.

 

미누는 그 기나긴 17년을 노동으로 이 땅을 일구고, 미디어를 통해 이 땅에 살아가는 이주민과 한국인을 이어주었다. 이 땅 어두운 곳에 가려진 세상을 그의 노래로 보여주었다. 우리는 해방촌에 미누와 함께 가족을 이루고, 우리와 세상을 노래하며 살아가리라 믿어왔다.

 

그런데 지난 주말, 우리는 바쁘게 출근하는 미누와 인사를 나눈 직후 길에 몰래 숨어있던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에게 끌려갔다는 소식을 들어야 했다. 이 땅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노동하고, 세상을 고민하고, 어두운 곳을 찾아가는 미누를 그들은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미누가 돌아오지 않는 방에는, 그가 읽은 책과 노래, 그의 손으로 만든 영상들이 빼곡한 사이로, 지난 주말 바쁘게 출근하며 남겨놓은 곱게 다려진 바지와 말끔하게 닦아놓은 구두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미누가 돌아오는 날까지 그 방의 주인을 함께 기다릴 것이다. 우리의 가족 미누를 내놔라!

 

 

2009년 10월 14일

미누 되찾기 빈집 식구들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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