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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20
    위안 2(5)
    새삼
  2. 2007/02/20
    위안(7)
    새삼
  3. 2007/02/20
    새해입니다.(2)
    새삼

위안 2

돕헤드님의 [앨범이 나왔습니다] 에 관련된 글.

 

그제였나,

여하튼 설 연휴 하루 전날,

돕이 자전거를 타고 와 앨범을 건네주었다.

나는 싸인을 하지 않는다는 그에게 싸인을 강요해가며 ㅋ

"아름다운-"

으로 시작되는 멋진 싸인을 받았다. ㅎㅎ

 

그리고 앨범을 들었다.

 

처음에 돕을 봤을 땐

좀 무섭다고 생각했다.

블로그에선 너무 올바른(?) 사람 같아서 무서웠고

공연하는 걸 처음 봤을 땐 표정이 무서웠다. ㅋ

아마 삼성 문화제여서 그랬나...ㅎㅎ

여하튼 그 때 보면서 관객도 많지 않고 노래도 못 부르는데

참 열심히 한다는 생각은 한 거 같다. 크크

 

민중가요 울렁증(?)

이라기보다 장조에 밝은 노래를 좋아하지 않는 나의 성향 때문에

돕의 노래 중에서도 아무 것도 아닌 일 같은 노래를 좋아했는데

이번엔 일하면서 씨디를 주-욱 틀어놓았다.

 

근데 이상하게도 어찌나 마음이 좋은지

일 때문에 스트레스 만땅인 상태인데도

어떤 부분에선 눈물이 방울방울하고

어디선 웃음이 나고

또 어디선 노래를 따라부르게 되면서

이상하게도 마음이 따땃해졌다.

위로가 됐다.

앨범 안에서 말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럴리가 없는데도

다들 나에게 힘내라고, 괜찮다고 어깨를 투닥거려주는 것 같았다.

유치하게도 이렇게 밖에 쓸 수 없는 게 안타깝지만 정말 그랬다.

그래서 성능 떨어지는 내 컴퓨터가 색색거리며 노래를 끊어먹을 때조차

용서가 되더라 이 말이다.

 

노래하고 연주하고 그러고 싶어졌다.

디게 오랜만에.

오래전 꿈들이, 새록새록.

돕에게 따로 메일을 보낼까 하다가

옆집 레이블 홍보요원으로서

앨범 홍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ㅋㅋ

이렇게 써 본다.

돕에게 사실 되게 고맙다고 하고 싶었다.

 

앨범 구입하실 분들은

1. 경기도 수원 부근 '다산인권센터' (031) 213-2105 http://www.rights.or.kr/
2. 경기도 평택 부근 - 대추리로 직접 들어오시면 2007년 3월 31일까지 대추리 찻집에서 판매합니다. http://cafe.daum.net/vigil
3. 전라북도 부안군 - 계화도에 있는 갯벌배움터 '그레'에서 구입이 가능합니다. (063) 583-3985 http://nongbalge.or.kr/
4. 대구 부근 '녹색평론사' (053) 742-0663 http://www.greenreview.co.kr/
3. 서울 대학로, 성균관대 부근 '풀무질' 서점 (02) 745-8891
4. 서울 종로3가 부근 '문화연대' (02) 773-7707
http://www.culturalaction.org/
5. 서울 서대문 부근 '피자매연대' (02) 6406-0040 http://bloodsisters.or.kr
6. 서울 합정동, 망원동 부근 '대항지구화행동' (02) 3141-6950 http://cgakorea.org/
7. 서울 충정로 부근 '인권운동사랑방' (예정) (02) 365-5363 http://www.sarangbang.or.kr

위 곳에서 사시거나

dopehead@jinbo.net로 구입메일을 보내셔도 됩니다요~ 후후

 

+) 오른쪽 상단의 배너를 클릭하셔도 알 수 있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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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

요즘 나는

이라부 종합병원 신경과의 환자들처럼

알 수 없는 자괴감과 무력감에 휩싸이곤 한다.

길거리에서 퍽 하고 울음이 터지질 않나

지저분한 집을 보고도 폭발하듯 통곡을 하질 않나

애인에게 매일 같이 나는 잘 하는 게 없어라고 말하고 있다.

 

공중그네와 인더풀을 연달아 읽고 나니

나와 비슷한 인간들을 만나 반갑고

나도 이라부 선생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어린아이처럼 가볍게

다른 사람들의 눈치 볼 것 없이 재미있게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살면 좋겠다,

고 생각하지만

역시.

 

그래도 그들의 작은 일탈이

내게도 미세하게 퍼졌다.

 

오쿠다 히데오의 글은 때로 옮겨 적어놓고 싶기도 한데

그러려면 얘기 전체를 옮겨야 할 것 같다.

난 이야기꾼들이 정말 좋다.

 

다음엔 얀 마텔에게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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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입니다.

엄마랑 새해를 보낸 건

거의 13년만이다.

아주 색다를 줄 알았지만 별로 그렇진 않았다.

태어나서 한 번도 명절에 할아버지댁에 안 간 적이 없던,

아주 착실한 나는

그냥 내가 없어도 모든 건 잘 돌아간다,

라는 명쾌한 진실을

또 다시 깨닫는다.

엄마는 엄마의 엄마와 새해를 보냈고

나는 새해 직전에 집으로 기어들어가

늦은 밤까지 엄마와 수다를 떨다 잠들었다.

그리고 새해 직전까지는 그와 함께 있었다.

그랬던 적이 있었나.

문득

새롭다고 생각했다.

 

 



2002년 2월,

설이라고 지방으로 내려가기 하루 전날,

나는 정말 술을 옴팡지게 마셨다.

정말 지겹고 지겨웠던 한 학회의 차장자리를

후배한테 넘겨주던 날이었다.

나이가 졸라게 많던 한 선배가 술을 사겠다며 나와 그 후배를 불렀는데

나에겐 소주를, 그 애에겐 콜라를 주었다.

평소 같음 개기고 안 먹었을 것을 나는 주는대로 족족 잘도 받아 먹었다.

그 때까지만해도 나는 나만의 명절 증후군 같은 게 있었고

그런 방식으로 도망치곤 했다.

후배는 집으로 갔고

나와 그 선배는 소주 4-5병을 마셨다.

그 선배는 갑자기 그를 불러냈다.

그는 내 앞에 앉았고

나는 취했고 그가 내 앞에 보였고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의 마음을 찢어놓았으며

나를 데려다 준다고 나선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는 이후에 내가 되게 무서웠다고 했다..ㅋㅋ)

 

집에 들어간지 한 시간도 안 되어 아부지 차는 할아버지댁으로 향했다.

술냄새를 풍기며

나는 고속도로 휴게실을 3-4번을 들르며 토 해댔고

결국 카키색 쓸개즙까지 토해낸 후에야 잠이 들었다.

 

영화 원더풀라이프처럼

죽을 때 어떤 하나의 기억만 가지고 평생을 가져가야 한다면

난 어쩐지 그 때의 불쌍한 나를 선택할 거 같다고

그 영화를 보며 생각했었다.

엄마에겐 미안했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편해졌고

당시 만나던 사람에겐 미안했지만 마음이 들떴던 날.

 

이제 오래된 얘기다.

그는 더이상 나를 무서워하지 않고

엄마도 나도 서로 덜 미안해하며 살고 있다.

나는 그 이후로 명절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었고

어른들에게도 굉장히 싹싹하게 굴고 있다.

그래도 설이 되면 나는

그 날이 떠오른다.

 

이번 설에는 엄마와 엄마의 엄마와 엄마가 낳은 두 딸,

이렇게 삼대의 네 여자가 함께 앉았다.

아, 우리 또또도 있었으니 다섯 여자로구나.

외할머니는 수다쟁이고

엄마는 그걸 말리느라 바쁘고

나와 동생은 그걸 구경하느라 웃고

또또는 집에 손님이 많아 좋은데 좋은 척 안 하느라 바빴다.

 

외할머니는 일찍간 외할아버지 얘길하다가

외할아버지를 아끼던 외할머니의 엄마 얘기가 나왔고

그러다 그 분이 나를 한 번 보러 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엄마는 산모라 누워있고, 나는 아기라 그 옆에 누워있고

외할머니와 당시 약간 치매기가 있던 외할머니의 엄마는

힘이 들어 그 옆에 잠깐 누웠더란다.

고 와중에 엄마가 생각하니,

아이고, 4 대의 장녀들이 나란히 누웠고나 싶어

그 얘길하니 나 빼고 셋이서 호호 웃었다는

훈훈한 이야기였다.

안토니아스 라인 같다고 얘기하고 싶었는지

엄마는 안데라스 라인이란다..ㅋㅋ

이름바꾸기 대마왕.

여하튼 간만에 편안한 설이었다.

 

물론 진짜 못 내려간 이유인 일은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을 누르고 있었지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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