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은 밤이 되면 가로등 때문에, 주황빛 거리가 된다. 영락없이 빛바랜 사진이다. 여기서 몇발짝만 벗어나면 총천연색의 간판들이 번쩍거린다. 나를 갉아 달라고, 나를 핥아달라고, 애잔한 외침들. 종내는 빛바랜 퇴물이 되기위해 소모하고 있다.
지나간다2011/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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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새벽 불빛을 본 기억이 나네요, 휑한 거리에 뒹구는 먼지가 되버린 기분이 들던, 그런 날이요.
사는 곳이 재개발된다는 지역인데, 소문만 무성하고 공사는 언제시작될지 몰라요. 그래서 새로 들어오는 사람은 별로 없고, 집을 고치는 사람도 없고, 거리의 간판은 못해도 10년은 넘겼을 것들만 걸려있어요.
뭔가, 도시 한 가운데 유령들이 사는 것 같은 느낌. 먼지가 되버린 그런 기분과 비슷하겠죠.. ㅋ
유령과 먼지, 그 어느 쪽도 썩.. 기분 좋은 건 아니네요. ㅎㅎ
나는 멍청이 동네 좋은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