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2013/07/23

일기를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만, 몇 년 째.

게으른 건지, 싫은 건지.

 

보여주려는 글은 안쓰면 좋겠다.

쓰기 전에 알아차려야 할텐데.

어떤 글이든, 독자를 상정하는 것일테니,

보여주려는 글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보여주려는 글인데, 독백인 것 마냥 적는 글이랄까.

자기 기만은 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게 더 적합한 표현인가보다.

 

 

2013/07/23 00:52 2013/07/23 00:52

지나간다2013/07/19

일하는 병원에 새로운 의사가 왔다. 나이가 좀 지긋한 분인데, 이분이 범상치 않다.

 

그러니까.. 한의학에 대한 믿음이 대단히 깊다. 이것까지는 괜찮은데, 자꾸 무리한 걸 요구한다. 이미 무릎 연골이 다 닳은 사람의 통증을 제어해 달라든지, 입마름이 심한 환자(원인이 따로 있었다)를 침으로 호전시킬 수 있지 않느냐든지.. 침으로 안되는 게 없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어떤 계기로 그런 믿음을 가지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안되는 건 안되는 거라고 계속 말해도 도무지 듣질 않는다. 불로장생약을 요구할 기세다.

 

뭐가 됐든지 맹신은 참 무섭다. 무엇을 하는 게 과학인 게 아니다.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아는 게 과학이다. 근거없는 불신보다는 낫지 싶지만.. 진짜 골아프네.

2013/07/19 16:16 2013/07/19 16:16

지나간다2013/07/16

일하는 곳 사무실에 방음이 되지 않아 노래를 켜 놓을 수 없다.

노래를 듣지 않은지 꽤나 된 것 같다.

한참 전에 모아놓았던 음악 파일을 정리하다, 어차피 듣지도 않을 거, 왜, 라는 생각이 또 든다.

헤드폰이라도 하나 장만해봐야하나.

기타도 방한구석 자리만 차지하고 있고, 책도 잔뜩 쌓여있고, 뭔가를 장만하는 게 별로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말을 조심해야겠다 싶다.

누구에게 상처될 말들 쉽게 내뱉지 않기.

이미 뱉어진 말이, 돌고 돌다 보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도 하고.

애초에 안꺼내는 게 가장 좋겠지. 눌어언, 민어행.

2013/07/16 13:32 2013/07/16 13:32

지나간다트랙백 스팸 iptables로 막기

서버에 트랙백 스팸이 몰려오니까 load가 치솟으면서 서버가 죽어버린다.

 

iptables 로 막으면서 근근히 버티고 있다.

recent 모듈을 이용해서 초당 몇번 이상의 접속을 알아서 막는 건.. 해봤는데 안된다. 아무 반응이 없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래서 일일이 ip를 특정해서 막고 있다.

 

xe 트랙백 스팸 들어오는 걸 보니까

 

201.49.209.146 :- - - [21/Jun/2013:14:28:19 +0900] "POST /xe/index.php?mid=labor_board&document_srl=12659&act=trackback&key=24b HTTP/1.1" 200 147 "http://findcarinsurequotes.com/" "PHP/5.2.10"
201.49.209.146 :- - - [21/Jun/2013:14:28:19 +0900] "POST /xe/index.php?mid=......&act=trackback&key=24b HTTP/1.1" 200 147 "http://findcarinsurequotes.com/" "PHP/5.2.10"
 
이런 식으로 들어온다.
그래서 이런 쉘 스크립트를 하나 작성해서, 서버 부하가 올라갈 때마다 한번씩 실행시키고 있다.
 

#!/bin/bash

tail -n 2000 /usr/local/apache/logs/access_log | grep 'act=trackback&key' | awk '{print $1 }' | awk -F. '{print "/sbin/iptables -I INPUT -s "$1"."$2"."$3".0/24 -j DROP"}' | sort | uniq | sh -v

 

나중에 내가 기억 못할테니 적어놓으면,

아파치 로그 최근 2000개 중에, trackback을 요청하는 부분을 걸러내고, 그 중에서 1열(ip)만 걸러내고, 그걸로 iptables 명령어를 만들고, 정렬해서, 겹치는 ip 골라내고, 쉘로 실행하고, 결과는 보여달라.

 

운나쁘게 정상적으로 트랙백을 보낸 경우도 포함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1번 보내고 굳이 연달아 또 보내진 않을테니, 일단 차단시켜도 될 것 같다. 스팸 IP를 보니 매일매일 계속 바뀐다. 그러니 며칠에 한 번씩 차단 규칙을 삭제하면 될 듯 하다.

 

 

 

 

잘 모르겠는게,

테스트를 해보려고 

iptables -A INPUT -s 내 아이피 -j DROP

이렇게 했는데,

계속 접속이 된다.

iptables -I INPUT -s 내 아이피 -j DROP

이렇게 해야 차단된다.

-A 로 해도 적용되야할 것 같은데.. 왜 그럴까?

 

 

 

그냥 서버를 다시 설치하고 싶다 ㅠㅜㅠㅜ

뭔가 덕지덕지.. 어디에 손을 대야할지도 모르겠고.. ㅠㅜㅠㅜ

여름 지나서 좀 한가해지면, 서버 재설치 도전하겠어.

2013/06/21 14:56 2013/06/21 14:56

지나간다2013/06/05

다시 홈페이지 만들일이 하나 생겨서..

틈틈이 그 작업을 하고 있다.

 

당장 봉착한 큰 일은 데이터 이전.

처음엔 참 막막했는데, 몇번 하다보니 대충 감도 생기고..

못옮기는 데이터란 없다는 자신감도 생긴다 ㅋㅋ

 

하지만 역시 근거없는 자신감일 뿐,

여러번의 시행착오 끝에 얼추 옮겼는데.. 옮기지 못한 항목들이 있다.

 

Rankup 뉴스솔루션 데이터를 XE로 옮기는 작업이었는데,

zb4->xe 마이그레이션 툴을 수정해서 사용했다.

 

XML 제작 문제와 별개로,

XE 최신버전(1.7)에서는 댓글이 아예 옮겨지지 않는다.

그래서 XE를 1.5로 설치하고 데이터를 이전시켜야 한다. (XE 버전에 따라 마이그레이션이 안되는 건 문제 있는 거 아닌가? XE끼리도 마이그레이션을 해야할 경우가 있을텐데, 이럴 때 완전히 옮겨진다고 장담할 수 없는거잖아.)

 

확장변수는 마이그레이션 툴 소스를 수정해야만 옮겨진다.

(이것도 xe 어느 버전에서부터 이전이 안되는거라고 한다. 임시방편으로 '<key>값</key>' 이렇게 xml을 작성하는데, '<key></key>' 사이에 '<value>값</value>' 를 넣어주면 된다.)

수정해도 완전히 의도한대로 옮겨지지는 않았다.

왜 그런지 이해는 안되지만, 아무튼 옮겨졌으니까 패스.

 

혹시 참고할 사람들이 있을까 해서 사용한 소스를 올려놓는다. 나같은 삽질을 좀 덜하면 좋겠단 마음에 ㅠㅜ

 

두고두고 사용할 게 아닌지라 필요한 부분만 대충 수정해서 모양새가 좀 그런데, 사용에는 문제없다.

사용하려면 zb4 형식으로 config.php 파일을 작성해야 하고, db에는 zetyx_admin_table 을 만들어서 게시판 항목을 하나라도 만들어 놓아야 한다.

 

config.php 예제

<?

localhost

db id

db pass

db name

?>

 

zetyx_admin_table 테이블에는 no, name 필드를 만들고 아무 레코드나 입력해놓으면 되리라 생각한다. 해보진 않아서 확신은 없지만..

 

[rankmig.zip (36.72 KB) 다운받기]

2013/06/05 15:36 2013/06/05 15:36

지나간다20130419-21 구례구-쌍계사-사성암

섬진강에 다녀왔다.

자전거를 기차에 싣고 금요일 저녁, 구례구역에서 내렸다.

바람은 선선하고, 물은 반짝이고, 도로엔 아무도 없고, 좋았다.

 

하룻밤 자고, 아침에 나오니, 왠걸, 비가 주룩주룩 쏟아지고 있다.

일기예보도 확인안하고 온터라, 망연자실, 자전거를 끌고 기차역으로 가서 어째야 하나 고민했다.

내가 비맞으며 자전거 끌고오는 걸 보더니, 우비를 입은 라이더 분들이, 화이팅을 외친다.

허허, 이렇게 비맞으면서 계속 타라는 건가.

일단 아침이나 먹고 생각해보자, 싶어서, 아침을 먹고,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서 자전거를 타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침, 아까 화이팅을 외쳤던 라이더 분들이 나에게 길을 묻는다.

화개장터 쪽으로 간단다. 나도 쌍계사로 갈 계획이었으니, 방향이 맞아 같이 가자고 했다.

나도 초행이라고 말했지만, 그 분들은 내가 길을 좀 알겠거니 생각한 모양이고,

우리는 비포장 도로로 한참 달렸다.

아무래도 물 흐르는 방향도 이상하고, 길도 이럴리 없다면서 자전거를 멈춰세우고,

지도를 봤는데, 완전 어먼 곳으로 온거다.

그 분들은 장비 다 갖추고 자전거 타고 있었지만,

내 자전거는 바퀴도 얇은 녀석인데, 비포장도로 달리면서 바퀴 터지면 어쩌나.. 내내 걱정했다.

 

길을 잘 찾아서, 부슬비가 맞으며, 섬진강을 옆에 끼고 신나게 달렸다.

벚꽃이 이미 다 졌는데, 벚꽃 폈을 때 달리면 참 예쁘겠구나 싶었다.

온 몸이 비에 쫄닥 젖으니, 평소 어지간히 씻기 싫어하지만, 그래도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참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화개장터 도착해서, 국밥을 먹고, 그분들은 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돌아가고,

난 쌍계사 쪽으로 천천히 걸었다. 점심을 먹고 나오니 비가 그쳐서 옷도 말릴 겸, 사박사박.

중간에 마을도 하나 들러보고.

 

쌍계사에서 조금 더 올라간 곳에 민박집들이 많은 곳이 있는데,

거기 있는 모텔로 숙소를 정하고,

몸을 좀 녹이니, 기분 좋았다!

누워서 조금 쉬다, 쌍계사로 내려와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러 갔다.

재작년 겨울인가? 쌍계사 앞에서 차를 마셨는데, 그 차가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나서, 쌍계사에 오면 그 찻집에 꼭 다시 가야지 다짐하던 터였다. 어둑어둑해져서 찻집에 들어갔고, 사람도 없고, 조용히 책을 읽으면서 차 마시니, 신선놀음이다. 그런데, 차 맛은 내가 기억하던 맛에는 못미쳤다. 그냥 그 때 맛있게 마셨던 거겠지.

 

숙소에 돌아가서, '무방비 도시' 영화를 보고-

 

아침에 나오니, 햇볕이 따사롭다.

화개장터까지 나와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

구례를 향해 다시 달렸다. 문척면에 오산이 있는데, 그 오산 위에 있는 사성암에 들렀다.

사성암까지는 버스를 타고. 오산을 오르니, 활공장이 있다. 구례와 지리산자락이 한눈에 보이는데, 날아오르면 바로 코앞에 다가올 것 같다. 패러글라이딩이 정말 짜릿하겠구나, 군침을 다시고.

 

다시 전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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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6 17:41 2013/05/06 17:41

지나간다2013/03/13

내 전공을 스스로는 부끄러워한다.

더 가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고,(다른 이보다 더 가지는 것에 대해 죄책감이 심하다)

학교 다니면서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급할 때만 날림으로 공부하곤 해서, 깊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꾸 요구가 생긴다.

내가 아무리 부정한다 해도, 난 현 제도권에서 상당한 권한과 의무를 가진 위치에 있다.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발뺌은, 무책임한 태도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한*** 모임 다녀와서 더 부끄러워진다.

다들 자기 라이센스에 대해서 어느정도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고, 또 그것을 넓히려 노력하고 있다.

내가 내 전망을 이 쪽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해도, 기본적인 건 갖춰야하지 않을까 싶다.

일하는 곳에서 사람들이 뭔가를 물어볼 때면 등골이 축축해진다.

오늘도 몇시간을 끙끙거렸지만.. 공부한 것도 없고 경험도 없으니 답이 나올리 만무하다.

 

그런데.. 이게 끝도 없이 공부해야 하고, 한계가 정해져 있지 않은지라.. 막막하다.

냉철하게 판단해서,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에 매진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매번 들고.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려 하지 말고,

투입 대비 산출과 주변 정세에서 필요와 내 욕구와 능력치를 잘 파악할 일이다.

그런데.. 이게 넘흐넘흐 어렵다 ㅠㅜ

 

아무튼, 이러니저러니 해도 기본적인 실력은 갖춰야겠다 ㅠ

사실, 난 너무 게으르다. 뭔가 책 한권 꾸준히 읽으면서 공부해본 게 없다. 히유.

2013/03/13 22:55 2013/03/13 22:55

지나간다2013/03/12

입이 있으되, 말을 아낀다.

 

말을 모두 꺼내지 않는 것이 좋은 듯하다.

기표는 기의에 미끄러진다?

그보다는,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설사 하지 않든, 그 자체로 발화와는 상관없는

또 다른 기표를 보내고 있다.

 

A를 말해도, B가 되고,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도, C가 전달된다.

 

난 A를 말하고 싶지만, A를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할 것 같다.

 

입이 있으되, 말을 할 수 없다.

2013/03/13 00:07 2013/03/13 00:07

2013/03/04

어디이려나.. 뭔가 낯선 장소.

팔뚝에 매선을 한다는데, 왼팔에 먼저 했다.

실이 아니라 종이 같은 걸 말아서 밀어넣는다.

왼팔을 마치고 오른팔을 하는데,

뭔가 끝도 없이 들어간다. 왼팔보다 종이도 더 커졌다.

이거 돌팔이 아냐,라는 생각과 불안감.

그렇게 밀어넣고는, 오른팔뚝, 손목 위에를 길게 짼다.

왜 쨌는지는 모르겠는데.. 째고서 빠르게 다시 꿰매놨고, 보기에 너무 징그럽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서 다시 보니 상처가 벌써 다 아물고 티가 안난다.

2013/03/04 16:15 2013/03/04 16:15

마오쩌둥 실천론 모순론 / 프레시안북

슬라보예 지젝이 서문을 달았다. 슬라보예 지젝의 서문과, 마오쩌둥의 본문에 대해 각각 적어야할 것 같다.

 

슬라보예 지젝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되짚어보니 글 하나를 온전히 다 읽은 것도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그런데 당췌 번역이 그런건지, 쓰는 말이 그런건지, 못알아들을 말이 많다.(이를테면 '마오쩌둥의 변증법은 이해, 즉 고정된 관념적 대립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말하자면 관념적 결정의 변증법적인 자기동일화를 형식화하지 못한 것이다.'-이게 무슨 말일까?)

 

 

  • 마르크스주의의 역사에서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은 언제인가? 후기의 엥겔스가 역사적 유물론을 실증주의적 진화론으로 변질시켰을 때인가? 제2인터내셔널의 수정주의와 정통주의였는가? 레닌이었는가? 아니면 ('인간주의적 마르크스주의자'가 수십 년 전에 주장했듯) 젊은 시절의 인간주의를 저버린 만년의 마르크스 자신이었는가? [...] 마르크스주의의 몰락은 이론의 여지 없이 애초부터 각인된 것이다(좀더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원래의 모델을 오염시키고 타락을 일으킨 침입자를 찾는 행위는 반유대주의의 논리를 재생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는 다른 마르크스주의자를 가차없이 비판하기 전에 우선 자신을 비판하고 그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지젝은 마르크스주의에서 두 번의 중요한 전치가 일어났는데 한 번은 마르크스에서 레닌, 그리고 한 번은 레닌에서 마오쩌둥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운동은 아시아적인 '근본적 낯섦'에 기반한다고 주장한다.
 
지젝이 보기에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의 승리는 '자본주의'라는 단어 자체가 언급되지 않는다는 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반세계화 운동은 오히려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비판을 '제국주의 비판으로 변형하려는 유혹'에 굴복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반자본주의'라는 기표는 전북의 힘을 잃었고, 오히려 민주주의(정치)를 문제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마오쩌둥이 상부구조를 주요모순으로 제기한 것을 유비시키는 듯하다.
 
이어서 지젝은 마오쩌둥이 변증법을 기각하며 '악무한' 개념에 사로잡힌다고 비판한다. 마오쩌둥이 보기에 모든 물질은 무한히 분열될 수 있고, 인간은 무한히 광대한 우주(시공간)안에 존재하는 보잘것 없는 존재일 뿐이다. 지젝은 마오쩌둥이 이런 사상이 중국의 인민들이 기근으로 굶어죽는데 일조했다고 본다. 그래서 홀로코스트는 '비이성적'이었지만, 마오쩌둥-스탈린의 공산주의는 '이성적'인 '죽음의 공업적 생산'이라고 묘사한다.
 
'악무한' 개념의 귀결은 '부정의 부정'을 거부하는데 이르는데, 이제 '종합'은 대립물의 '통일'이 아니라 한 측면이 다른 측면에게 승리하는 것이다. 헤겔식의 '부정의 부정'은 낡은 질서가 스스로의 형식 내에서 부정되고, 다음으로 형식 자체의 부정된다. 반면 마오쩌둥은 '부정의 부정'이 진정한 부정인 것을 파악하지 못했고, 끝없는 부정/둘로의 분열/하위 구분의 '악무한'에 빠졌다.
 
그래서 지젝은 문화혁명이 무한한 '부정'에 불과했고, 스탈린의 숙청과 사실상 동일하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문화혁명의 최종적인 결과는 중국에서 자본주의적 역동성이 폭발하게 된 것이다. 지젝이 보기에  자본주의는 시장의 자유로운 지배에 의해서가 아니라 장애물로 인해 자유로운 지배가 제한될 때 발전하는데, 자본주의에 내재하는 이런 역동성과 마오쩌둥 식의 영원한 자기혁명화, 영원한 투쟁 사이에는 근본적인 구조적 상동성이 있다. 그렇다면, 끊임없는 자기혁명화를 원칙으로 하는 질서를 어떻게 혁명할 것인가? 지젝은 "우리는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라는 마오쩌둥의 말을 가져오며 글을 마무리한다.
 
 
지젝은 형식논리로 역사를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형식마저 부정하는 '진정한' 혁명!, 선언하기는 쉽지만 구체적 현실에서 그것을 적용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농민과 노동자의 갈등, 전민소유와 인민공사소유 사이에서의 진동을 극복하기 위해서 숱한 시행착오와 시간이 걸릴 것은 너무 당연하다. 다시 말해서 역사에는 구체적인 분석과 실천이 필요한데, 지젝은 논리에 갇혀 역사를 방기하는 것이지 않나 싶다.
 
또한 자본주의의 근본적 원리가 끊임없는 자기부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론과 실천이 자본주의적 논리에 다름 아니라는 비판을 하는데에는 유용할 수 있겠지만, 실제 자본주의의 역사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지젝이 포스트모더니즘과 선을 긋고 싶어하는 것은 알겠는데, 정말 긋고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고작 '담대하라'라는 훈계라면, 이건 너무 허망하다. 우리는 겁이 많아서 세상을 바꾸지 못했던 것인가?

 

 

모순론/실천론 본문에 관해서는, 기억나는 걸 옮겨놓으면

 

6억을 다 죽일 수 있겠느냐는 배짱. 생태계가 진화의 과정에 있다는 마오쩌둥의 시각은 타당하다.(지젝은 서문에 이 부분을 동물도 의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오독해서 옮겼다.) 다만 그곳에 사는 민족이 그 환경에 가장 적합한 민족이라는 인식은 재고해야할 것이다.

 

정세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계획, 이전 실천에 대한 평가를 얘기한다. 일반적인 원칙보다는 매순간 정세에 따른 전술을 제출하자고 요구한다. 지식분자와 간부들이 현장으로 내려갈 것을 주문한다. 좌익맹동주의와 우익기회주의 양편향을 동시에 경계한다. 

 

낮은 단계의 인식은 감성적인 반면 높은 단계의 인식은 논리적/이성적이다. 높은 단계의 인식을 갖추면 진짜 세상을 볼 수 있다.

 

역시 눈에 띄는 것은 모순을 여러 층위로 나눈다는 것이다.

사물의 양측면을 모두 모순으로 설명하는 것이 좀 견강부회로 느껴진다. 아무튼 마오에게 적대적인 모순과 비적대적인 모순의 층위도 정세에 따라 변한다.

그러보고니 난 변증법적 유물론에 대한 스탈린, 엥겔스의 글을 하나도 읽어보지 않았다. 

 

 

 

마오쩌둥 : 실천론.모순론
마오쩌둥 : 실천론.모순론
마오쩌둥
프레시안북, 2009
2013/02/18 17:02 2013/02/18 1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