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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길상사에서

사람이 많지 않으리라 짐작하며 서울에 있는 조용한 절을 찾았다.
법정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불교 신자도 아니었지만 인터넷에서 여러번 본 바가 있어서 달껌언니, 도단언니를 꼬셔서 가기로 하고 출발!
길상사는 성북동에 위치해 있고, 한성대입구에서 아주 가깝다. 원래 요정이었던 곳을 신자가 법정스님에게 시주했다고 한다.
처음 절에 들어서면 극락전과 명상수행하는 안채같은 것만 보여서 되게 작고 아담하다고 느끼게 한다.

 

[극락전]

바로 옆에는 마리아상을 닮은 관음상과 안채 같은 수련장이 있다.

단청도 없는 극락전 만큼 수수한 공간이고 욕심 부리지 않는 느낌도 강했다.

 

극락전에 가서 잠깐 절을 하면서 올한해 엄마가 덜 아프고, 다들 걱정없이만 지내게 해달라고 빌었다.

극락전에서 나와 올라가는 갈 입구에 부조로 새겨진 돌부처가 있었다. 경주 남산에 올라가서 본 부처와 닮아서 한참을 보았다.

 

작고 아담한 절이라는 생각은 갈수록 깨지기 시작했다.

극락전 왼쪽으로 올라가니 스님들의 거처가 있었고, 꼬불꼬불한 길마다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있는 작은 명상공간들이 차곡차곡 자리잡고 있었다. 번잡하지 않게..

 

[스님들의 거처]

 

[작은 골목길]

 

어떤 길로 갔었는지 기억도 못하고 올라갔다 내려가다 극락전 후원의 지붕을 바라볼 수 있는 옥상 비슷한 곳에 머물렀다.

그곳에서 본 기와와 소나무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절 곳곳을 돌아다니다가 다시 출발했던 곳으로 내려왔다. 바람이 부는지 작은 풍경이 고운 소리를 내고 있었다. 우리는 잠깐 풍경 밑에서 서성거리다가 봄 되면 다시 찾아오자 약속하고 내려왔다..

 

 

원래 계획은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월북 소설가 이태준의 생가에서 전통차를 한잔 하는 것이었다.

동네 의무경찰 아저씨의 알아듣기 힘든 사투리를 의지해 찾아갔더니 노는 날이었는지 한옥이 굳게 닫혀있었다.

아쉬웠다. 수연산방...이곳에서 차한잔 하고 싶었는데...

날 풀리면..사진 찍기 좋아하는 미숙언니를 꼬셔서..꼭 같이 가야겠다..괜찮은 새해 첫날이었다.

(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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