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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교육적인

늘 있는 일이지만, 오늘 아침 혜지와 상원이의 토닥거림은 유난히 눈에 거슬렸다.

식사 준비를 하다 말고 아이들을 방으로 불러 앉혔다. 

오래 전부터 생각해 온 아침수련을 이런 식으로 시작하다니..

 



가부좌를 하게 하고 양 손은 두 무릎위에 살짝 펴서 놓아라 등등  아이들에겐

너무나 낯설고  어려운 시작이었다. 게다가 거기에 더해진 나의 어려운 선문..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나는 어떻게 대할 것인가"

"말은 나의 마음이며, 얼굴 또한 나의 마음이다"

 

혜지는 그래도 좀 컸다고  자세를 유지한 채  듣고 있었지만, 상원이는 계속 궁시렁대며

몸을 비틀어 댔다. 이게 바로 상원이와 혜지의 다른 점이다. 상원이는 "왜 해야 되는데?"

" 왜 그런건데?" 하며  계속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혜지는 의심가는 마음을 표명하지 않으며 겉으로는 내가 시키는대로 잘 따랐다. 속마음은 상원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당장 보기엔 혜지가 순응적이고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발전하기 힘든 스타일이다. 전형적인 맏이다. 나 또한 그랬던 거 같다. 반면 상원이는 늘 딴지를 놓는다. "왜"에 대한

해명이 자신으로부터 속 시원히 느껴져야 행동한다. 탐구심과 창의력이 강하다.

 

 둘의 성향이 이리 다르니  수련도 달리 가야 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나도 사실 명상 스타일은 감당하기 어렵다. 그 전에 늘 생각해 오던 방법은, 여름 방학 때 하려다 실패한 "요가"..어린이 요가는 간단하고 즐겁게 할 수 있긴 한데 자칫하면 놀이개념으로만 갈 수 있다..어찌할꼬,, 시작을 이왕 했으니 내일 아침도 뭔가 하긴 해야 될텐데..나도 즐겁고  애들도 기쁘게 할 무엇..

 

디카 들고 나가 가을 캠퍼스나 찍자..포항에서의 마지막 가을..그러다 보면 뭔가 또 생각이 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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