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해안

from the road 2008/04/25 02:21

주전 해안...

 

나에게 여유가 생기고

남편도 해고되고 머...이것저것 바삐 하다가 시간 흐르면

주전 해안에 눌러 앉아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경제적 여유가 되면 조그마한 펜션짓고(없음 해물라면 파는 포차라도)...

아는 사람 불러들여서 매일같이 가볍게 술 마시며 노는 것도 좋겠구나 하는 작은 소망.

 

사실 울산에 있는 많은 이들은 울산을 벗어날 생각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산이나 바닷가로 들어가서 척박했던 젊은 시기를 정리하며 사는 가느다란 희망들을 안고 사는 것 같다.

이렇게 빠지다보면 한도 끝도 없이 몸이나 마음의 건강, 개인의 삶...이런 거시적인 전망들에 착목하게 되는데 물론 중요한 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나는 그것보다는 수영을 배워서 물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미역 따고, 말리고, 이것저것 모아서 좀 팔고...세상 속 모든 잡음과 차단된 채 물 속으로 들어가서 내가 원하는 것만 따오면 되는 일. 기술만 이용해 대상에 몰입하면, 누구나 쉽게 볼 수 없는 다른 세상을 맛보는 일이란..환상같다. 물론 물질을 오래 한 할미들에게는 항상 죽음으로 들어가는 문 같다고 하지만...

 

크레인 소리와 뱃고동 소리가 정말 진저리가 날 때는

치열한 사투의 현장이 언제 눈 앞에 있었냐는 듯 태연하기만 한

주전 앞바다를 찾는다. 

 

숨을 멎고 나 혼자 이 바다 속을 누비는 상상을 하면 어느 새 따뜻해진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4/25 02:21 2008/04/25 02:21
Tag //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jframe02/trackback/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