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양날의 검, 나는 가수다 2011/03/24
  2. 선택의 기로 (2) 2011/03/14
  3. 몇 가지 단상들 2011/03/10
  4. 서천에서 2011/03/07

나는 가수다를 빼놓지 않고 봤다.

개인적으로 7명의 가수 모두를 좋아하기에,

목숨을 걸고 노래하는 그들의 노래를 나 역시 재밌게 앉아 즐기고 있었다.

꼭 보게 만드는 MBC의 치밀한 전략에 나도 말려들어가는 구나,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노래들이 좋은 걸 어떡하나.

 

솔직히 김건모의 노래는 좋았다. 떨어진 김건모 만큼 다른 가수들의 노래도 다 좋았다.

립스틱 퍼포먼스를 할 때 저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떨어질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거의 비슷하게 공을 들이며 노래를 부른 듯 했다.

무엇을 기준으로 어떻게 평가할 수가 없는 무대였는데, 누군가 붙으면 누군가는 떨어져야 하기에...어쩔 수 없나보다 싶었다. 애초부터 재도전 형식을 넣었거나 서바이벌이 아니었으면 이런 잡음이 나오진 않았을텐데...

 

자처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순간 김건모 만큼은 나와줬으면 했나보다 나도.

찌들긴 했어도 초창기 데뷔곡들은 이십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너무 좋고,

그의 음성이 담긴 라이브 무대를 오랜만에 맛볼 기회를 놓치는구나 싶어 너무 아쉬웠다.

재도전에 찝찝하기도 하면서 이건 뭐야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김건모에게 주어진 기회에 안도했다.

처음 선정된 가수들이 경합하며 도전에 도전을 거듭나는 것도 나쁘지 않구나, 후폭풍은 있겠다 싶었지만 

이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서바이벌을 문화적 코드로 차용했다가

아, 이게 아니구나 하고 선회했기로서니

대체....갑자기 원칙은 왜 나오며, 중견가수에 대한 전관예우?는 왜 나오는가. 내 생각이지만, 김건모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탈락했어도 이소라는 똑같이 행동했을 것 같다. 웬 자질 논란? 500명의 청중이 절대적 기준이라 할 수 있나. 납득하기 어렵고, 치욕스럽고... 그럼 그런 기분도 표현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왜, 리얼리티 쇼에서 출연자들이 밥을 먹지 않는 것에 대해 시청자들이 목을 매게 만드는가?

꼭 굳이 그래야 하는가?

누가 누구와 약속했는가. 피디들이? 출연진들이?

피디들은 애초부터 강건한 의지가 있었을지 모르겠다. 그치만 출연진들은 모두가 탈락할까봐 벌벌 떨었다.

기성 가수들의 파격적인 서바이벌이 아니면, 그만큼 자극적인 코드가 아니면 대중들을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다. 물론 방송사는 대중들이 길들여진 문화적 코드가 그렇다는 핑계들을 대며, 그것을 활용하여 더 자극적인 서바이벌로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 발언할 기회가 없는 대중들은 그저 수용하거나, 외곽에서 주시하고 때로 비판하며....거대 방송사와 자본이 주입하는 문화들을 수용/저항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분위기는 쫌....

 

'떨어지고 탈락하는 살벌한 분위기로 만들지 않겠다'는데도 사람들은 난리를 친다.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오히려 다행이지 않나.  거짓말쟁이 피디라고 속았다, 고 비난만 퍼부을 때인가.

 

순식간에 원칙을 저버리는 인간으로 낙오된 피디는 누굴 탓하며,

광대 노릇하는 가수들의 긴장과 분노는 누구를 향해 있으며,

500명의 청중들을 바보로 만든 것은 무엇인가.

 

서바이벌이 문화적 코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그것을 활용하고 있는 방송사나 자본,

거기에 이미 잠식되어 있는 대중들의 여론이

서로가 서로에게 겨눠진 양날의 검이라는 것도...

망각해서는 안 되지 않나.

 

총체적인 문제다. 누구를 자르고, 누구를 비난하고 탓하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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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4 18:54 2011/03/2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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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기로

from 분류없음 2011/03/14 22:14

단순함의 극치가 복잡한 공부를 하고,

대충이, 헐랭이가 치밀하기 짝이 없는 일을 배우며

1년을 났다.

 

다시 이 곳에 온 것은 무언가를 해보고자 하는 목적이었으나

꾀꼬리처럼 반복 작업을 하고 있는 나는 정말 무어냐...

 

생협 콜센터 일을 1년간 했다.

귀의 통증이 상당하고, 가끔은 이명이 들리며

몸에 전류가 흐르는 것 같은 퀭한 기운이 하루 종일 맴돈다.

나를 잃지 않고 싶다. 정말!

 

사실은 골 아픈 활동을 쉬면서 일이 힘들어도 곧잘 이겨냈고,

공부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만났으며

이제 곧 나올 미약한 토론과 공부의 성과들을 내 손으로 일구고 있는데도....

몸의 피로감은 가시질 않는다.

 

또 다시 마주한 선택의 기로

지역에 밀착해서 새로운 활동들을 만들어낼 것인가

혹은 안주할 것인가

 

두 가지 선택보다, 이제 진짜 쉬고 싶다.

졸업하기도 전에 들어간 문화원은 어차피 생계 목적이었지만

그 반동성에 치가 떨려 그만두고,

결혼 후 울산에서의 두 달은 악몽 같았다.

 

정말, 어찌 된 게 고등학교 졸업하고 다리 삐어 쉰 두 달 말고는,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다.

강산이 변한다는 그 10년간, 나는 여전히 일하는 기계가 되어 있고 타인을 빨아 먹고 사는 기생충이 되어 있다. 지역 활동이 활발한 곳에 거주하며 생활과 운동이 밀접한 연관을 맺는...뭐 그런 상을 꿈꾸었는데 막상 용기가 잘 나지 않는다.

 

머리보다는 몸으로 살아온 것 같은데,

이제는 머리와 몸 모두 빳빳이 굳은 것 같다.

한 발 내딛으면 어렵지 않다는 것, 힘은 들어도 알아오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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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4 22:14 2011/03/1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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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단상들

from monologue 2011/03/10 15:42

# 며칠 전 TV에서 영화 접속을 봤다.

파란 화면에 오타 한 자 없이 채팅을 이어나가는 능력, 오랜만에 보는 장면들이 그렇게나 반가웠다.

물론 한없이 유치한 연애드라마일 뿐이었던 것을, 그 땐 왜 그렇게 센세이션하게 느껴졌을까

여인2의 직업이 마음에 들었다.

어릴 때 봤을 땐, 전도연의 직업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었다. 그저 사람 사이의 밀고 당기기와 뭔가 또 다른 사랑이 이어질 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을 줘서...그래서 좋았는데 이제야 텔레마케터인 전도연의 직업이 눈에 들어왔다. 나의 처지와 비슷하여서. 

귓가에 맴도는 더스티 스프링필드의 노래들...

 

# 개인적으로 김영하 소설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다.

故 최고은 작가의 논쟁 과정 역시 그러했다. 고인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맘에 들지는 않았는데

김영하의 지적도, 한겨레의 보도도 어떤 것이든 고인에게 위로가 되는 말들은 없었던 듯.

왜 죽은 사람을 더 처참하게 만드는 걸까. 

누구에게 잘못이 있든, 세상은 너무 더럽다. 순수하든 불순하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그래서 생각난 그의 소설, 퀴즈쇼를 봤는데

학교 다닐 때 밤새 술마시며 영퀴를 즐기던 생각이 났지만 이내 재미가 없어 덮었다.

조건과 환경은 비슷할지라도 이물감이 있다, 그가 세상을 보는 것 그리고 내가 세상을 보는 것..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소부르조아들의 농담 따먹기의 장인 것일 뿐일까.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예나 지금이나 네트워크를 해야 사람들이 모인다.

모니터를 켜고 보는 것도 말을 하는 것도 생각만 하는 것도 어떤 실질적 주체의 행위(로 이어질 초석)는 아닐까.

게다가 '소부르조아'라니, 저 낡은 강박관념.....기껏 하는 것은 '좋아요'나 '공유하기', 리트윗이지만 저 멀리 진짜 '자스민'처럼 불어오는 혁명의 향기들이 바로 이 온라인 상에서 공유되고 있지는 않을까.

가끔은 전혀 현실과 맞지 않게 황당무개한 고집만 내세우는 활동가적 자세,

버려야 한다.

 

#땀나게 사무실에서 나사를 조이며 파티션을 설치하니

자판을 두드리는 팔이 아프다.

누군가 볼까봐 조마조마한 마음도 똑같다.

다 가리워지지도 않는 공간에 벽만 설치했다고 해서,

자유로운 몸이 되기는 불가능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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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0 15:42 2011/03/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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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에서

from the road 2011/03/0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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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는 스러져 있고

못난이 둘은 웃고 있네 활짝.

 

한 해를 시작하며 맞는 시원한 바람이다.

심지어 이 공간까지도 4대강 공사가 한창이었지만...

 

무작정 찾아간 이 한적한 마을까지도,

덤프트럭과 포크레인이 덮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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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7 13:34 2011/03/0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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