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01/12 21:43

정원초과가 유발하는 다양한 문제들
 
그런데 문제는 정원초과가 단순히 '비좁다'의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단 정원이 초과되면 시설장은 관할 구청이나 시,도에 허위사실 신고를 하는 문서 조작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스럽게 인가받은 정원에 맞게 급간식을 준비하고는 초과된 인원에게 먹인다.
이 과정에서 쫄쫄 배를 곯게 되는 건 결국 아동과 교사들.
보다 더 심각한 것은 그나마 높은 교사 대 아동 비율이 더 높아진다는 점이다. 결국 1 대 8 로 볼 반이 1 대 10, 1 대 15 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조금만 고민해봐도 금방 깨닫게 되는 문제 이외에도 부가적으로 생기는 문제는 수두룩하다.
서울 Y 어린이집은 3배에 가까운 정원 초과로 인해 교사 역시 적정 교사인원보다 더 뽑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몇몇 교사는 임명보고가 되지 않아 실제 '교사'로서의 활동을 인정받지 못한 상태가 되었었다.
게다가 이러한 상태에서 교사의 근무시간 초과와 초과근무수당 미지급은 교사의 몸에 체화되는 뻔한 현상이 되어버린다.

정말 양치기소년 되는 건 그야말로 시간문제다.

 

정원초과는 '아동학대'의 시작이자 과정중 하나

 

창원 J 어린이집의 경우, 작년 11월 창원 중부 경찰서에 사건 접수를 한 상태이다.
주요 접수 내용은 정원초과, 아동학대, 교사에 대한 부당한 대우(노동권 및 교권침해).
하지만 주변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아동학대건 무혐의 처리'를 말하고 있다.
정원 초과 좀 했다고, 간식 좀 덜 줬다고, 교사대 아동 비율이 너무 높았다고, 원장실에서 '딱'소리 다음에 아이 우는 소리 좀 들렸다고...
이 정도 가지고는 아동 학대 축에 못 낀단다.

 

오늘 한 신문에 난 기사에 의하면, 지난 달 18일 장롱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4살 아이의 사인에 대하여 부검 결과 '영양실조에 의해 굶어죽은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 나라에선 이 정도되어야 '학대'라고 부른다.

 

그러니 정원초과 == 아동학대 라 부르기엔 좀 약하다고?
그렇다면 적어도 이것만은 인정해야한다.
정원초과는 아동학대의 시작이자 과정중 하나다.
정원초과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 우리 아이들을 학대의 수준으로 내몬다.
이제와서 '학대하지 않았다'고 시침 뚝 떼는 양치기는 되지 말자.

 

* 참고자료 : [보도자료]정원초과와 노동자 부당 대우 만연
http://go.jinbo.net/mybbs/view.php?board=kcwu-10&id=29&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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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2 21:43 2005/01/1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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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mlist 2005/01/13 1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 어리석은 질문일지 모르지만) 자모들은 정원초과인 줄 모르나요?아이를 맡기기 전에 사전견학을 할텐데 그런 사실을 모르고 맡기나요? 음..그런데 우리 한별이를 9월에 맡겨야하는데 씩씩이에 한별이 또래의 애들이 대거 몰려올 것같아서 한별이 들어갈 자리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해서 조마조마하고 있는 중..

  2. jineeya 2005/01/13 1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창원 J 어린이집은 부모들 모여있는 자리에서 한 부모가 원장과 교사에게 '지금 정원초과 맞냐?'라고 물어보면서 사건이 외화되었어요. 그전까지는 몰랐다는 거겠죠?
    그리고 일부에선 부모가 알아도 주변에 마땅한 다른 시설이 없거나 '우리 아이 하나만 더'라는 생각에 참고 넘기는 경우도 있대요.
    참고로 씩씩이 이모들은 평생 양치기 소년되긴 틀린 사람들이니, 한별이가 짤릴 수도 있겠네요.(알엠 겁주기)...음훼훼...^^;;

  3. bopool 2005/01/15 1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럼 한별이와 그 뒤에 온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되죠? ㅠ_ㅜ;;;;

  4. jineeya 2005/01/15 15: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진심으로... 보풀님의 우려를 고대로 구청과 여성부에 전달해주세여.
    (어제 Y어린이집 자모들은 회의하면서 구립어린이집 개설촉구민원을 구청과 여성부에 보내기로 결의하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