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만화영화책 - 2005/02/13 20:46

[갤러리 현대]는 경복궁 오른쪽면의 '미술관의 거리'에 있는데 오늘 처음 가봤다.

내부는 그다지 넓지 않다. 좁지만 깔끔.

그래도 왠지 Andreas Gursky 와 Thomas Struth 두 사람의 작품을 같이 전시하기엔 왠지 너무 좁아 아쉬웠던 공간...




토마스와 안드레아스는 독일사진의 미래라 불리우는 사람들이란다.

이번 작품들은 모두 사진이고, 가로 또는 세로 길이중 하나는 반드시 내 키보다 큰 작품이었다.

 

먼저 지하 1층의 토마스 작품부터 관람을 시작했다.

 

Thomas Struth

 

[Paradise 25]이라는 이 작품은 브라질의 열대우림인가보다. 우림을 보면 항상 느끼는게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인간이란 존재는 발디딜 틈이 없어보인다. 마치 오지 말라고 밀어내고 있는 것 같다.

희한하게도 계속 쳐다보면 사진의 가로 가운데, 세로 아래에서 1/3 지점으로 눈의 초점이 돌아와버린다. 그건 바로 그 지점 말고는 초점이 다 깨져서이다. 눈을 어디 둬도 소용돌이처럼 그 지점으로 고정된다.

 

 

[Pargamon Museum 2]인 이 작품은 베를린의 박물관인가보다.

박물관의 사이즈에 놀라워해야 할지^^;;, 어떤 건축물인지 몰라도 외벽을 통째로 옮겨놨다.

박물관에 갇힌 것 자체는 굉장히 답답해보이면서, 반대로 박물관안의 디스플레이만 생각하면 매우 세련되고 숨통 트여보인다.

 

[National Museum of Art Tokyo] 인 이 작품은 그 유명한 프랑스 혁명 그림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서서 우러러보고 있다.

일본의 집단의식으로 해석할지 혁명에 대한 경외로 해석할지 고민하는 가운데,

하층민의 봉기가 조명발 좋은 두꺼운 유리안에서 번쩍이고 있는 이 언밸런스한 상황 또한 머리를 멍하게 만든다.

 

 

 

Andreas Gursky

 

[Klitschko]인 이 작품은 가운데 사각 링이 있는 걸 보니, 복싱 아니면 레슬링이나 격투기 같은데 잘 모르겠다. 가운데 메인 빼고도 스탠드만 3 단인 이 거대한 공간에 모인 모든 사람들은 오로지 가은데 링만을 주시하고 있다.

묘하게 눈길을 끄는 사진이다. 사진과 동일한 사이즈 포스터가 있다면 사고 싶을 정도인데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 

 

[Hong Kong Stock Exchange], 이 엄청난 사람들이 보이는 사진은 가로로 나란히 걸려있었다.

오로지 주식만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 이런 사진은 언제나 현대인의 공포를 자극하기 충분하다. 바라보고 있는 모니터보다도 가치없어 보이는 자신...

 

 [Parada III], 이 작품은 프라다 매장의 검은 니트 옷이 엄청 곱게 접혀 전시되어 있다.

배경색도 좋고 디스플레이도 좋고...

그러나 공허함이 느껴지는 저 청결함에 질려버릴 것 같다.

 

 

이상하게도 토마스의 작품은 볼때마다 뭔가 불편하다.

사진을 못찍은 것 같지도 않고, 꽤 있을법한 장면들인데도 말이다.

이 불편함은 마치 끼어들면 안 될 것 같은 곳에 뭔가가 끼어든 것 같은 느낌이다.

간혹 그런 존재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물건이 되기도 한다. 

 

반면 안드레아스의 사진은 공허하다. 매번 깨닫는 사실인데도 현대는 정말 공허하다. 그리고 이젠 좀 적응될만도 한데 사진을 보니 또 느껴버렸다.

절어버린 사람들에게 잠시 눈감고 있었던 사실을 회귀하여 다시금 깨닫게 만드는 사진...

 

* 맨처음건 내가 찍은 거, 나머지는 : http://www.galleryhyunda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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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3 20:46 2005/02/13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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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ivermi 2005/02/21 14: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나야~ 얼굴본지 넘 오래돼서 얼굴모양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잊버어렸당~~니도 그러니?
    저런 멋진 전시도 가궁~ 나두 가얄텐뎅..아직 미디어비엔날레도 못갔다는...쩝(장모양이랑 월욜 갔다 휴관이라는 팻말을 뒤로하며 눈물을 찔끔했다는~~ㅋㅋ)
    3월~ 따뜻한 봄이 되면 더 풍성한 전시들이 나를 방길터이니~~기둘려요~

  2. jineeya 2005/02/21 18: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rivermi/언니~! 오랜만. 내 얼굴 좀 있으면 터질 것 같아..^^;; 진짜 조만간 봐야할터인디(~~)?
    (월욜 미술관 기행은 '이제 그만!' 이미 최모세진모군도 당한 일이라오.)

  3. Dreamer_ 2005/02/22 2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저도 이거 가보고 싶었는데.ㅠㅠ;;; 멋져요.ㅠㅠ;;

  4. jineeya 2005/02/23 08: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목요일까지는 하던데 시간 안되실지도...^^ 또 기회가 오겠죠.
    다행히 홈피에 작품은 다 나와있어요. 본래 크기의 감동은 감소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