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04/14 17:41

여성부 보육료 지원 강화의 맥락과 문제점

2005년 보육예산이 전년도 대비하여 약 50% 정도 증액되면서 여성부는 아동별 보육료지원 비율을 높여 수요자인 부모(가구)의 부담을 줄이는 한편 보육시설의 인건비 지원을 감소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인건비 지원 감소로 인해 발생하는 보육시설의 재정 부족분은 보육료를 현실화하여 충당하도록 하였다.
그렇다면 과연 가구의 부담은 얼마나 줄었으며, 보육시설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가?

보육료단가 상승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5배 넘어

조사에 따르면 가구가 보육비용에 대해 부담스럽게 느끼는 비율이 무려 61.6%나 된다. 2004년도 보육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이 정도인데 설상가상으로 2005년도 보육료 표준단가비율은 작년도 대비하여 무려 16% 이상 상승하였다. 지난 4월 1일 발표된 소비자 물가상승률 3.1%와 비교하여 5배나 높은 상승률이다.
이렇듯 보육료 단가가 상승한 이유는 여성부가 아동별 지원 정책을 펼치면서 인건비 등 보육시설에 지원하는 비용을 축소하였고, 그에 대한 시설의 손실분을 보육료단가 현실화라는 명목 하에 보육료 상승으로 해소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인건비 지원 축소로 인한 보육시설 운영의 어려움

2005년 여성부의 인건비 지원 비율은 국공립영아반교사의 경우 90 -> 80%, 국공립유아반교사의 경우 45 -> 30%로 감소하였다. 반면 이번 조사에 따르면 보육시설 지출내역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59.8%에 달하고 있어 실제 인건비 지원 감소가 시설들의 존립조차도 위협할 수 있는 조치임을 알 수 있다.

여성부 보육정책으로 인한 영향

현재의 여성부 아동별 지원정책 고수
▷ 인건비 등 시설 지원 축소
▷ 보육료 상승
▷ 가구의 부담 증가 / 보육시설 경쟁
▷ 보육의 질과 공공성 약화 초래


‘자녀양육비용 지원’과 ‘국공립기관의 확충’은 같은 말

이번 조사에 따르면 아동이 있는 가구 중 56.2%가 국공립 시설을 선호하는데 그 이유로 54.1%가 “비용이 저렴해서”를 들었다. 결국 부모가 느끼는 보육료 부담과 지원에 대한 요구는 국공립기관 확충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국공립기관의 실제 운영구조를 살펴보면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데, 우선 국공립 어린이집은 일반 민간에 비해 인건비 지원을 받는 비율이 높고, 초기 투자비용 회수에 대한 부담이 없다. 또한 보육료 부담에 있어서 적어도 여성부가 발표하는 표준보육료단가에 맞춰 받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민간시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신뢰감 있는 운영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러한 국내 국공립 어린이집은 현재 총 시설의 5.3%에 지나지 않는다.
공.사립 비용이 같아야 한다고 대답한 가구의 비율이 47.5%라는 결과도 있는데, 이는 결국 국공립 수준으로 민간시설의 보육료를 낮추어달라는 요구이지 현재와 같이 민간 수준으로 높아진 상향 평준화를 의미한 것이 아니다.

실태조사의 진정한 의미를 반영한 정책이 되어야

이번 조사는 저렴하고 질 좋은 보육서비스에 대한 부모들의 요구를 재차 확인함과 동시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여성부의 정책으로는 문제의 해소가 어려움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부모의 요구를 반영한 보육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아동별 지원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보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적절한 보육료 책정에 힘써야 한다. 더불어 인건비 지원을 포함한 국가기관의 시설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건전한 시설 유지에 힘쓰고 보육노동자의 고용불안 해소 및 노동조건 개선에 힘써 사실상 시설 운영의 체계를 안정화시켜나가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정부가 공적 책임을 절감하고 직영 국공립 보육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가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보육은 부모의 책임이나 몇몇 보육노동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해서는 안 된다. 보육의 공공적 의미를 이해하고 국가가 적극적으로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4/14 17:41 2005/04/14 17:41
TAG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jineeya/trackback/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