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생각_펌 - 2006/05/21 01:35

술 마시고 들어가는 길에 늦어서 택시를 탔다.

서대문 사거리를 통과하는데 경찰차 쫘~악 깔린 것이 심상치 않다.

처음엔 음주단속인 줄 알았더니 플랭카드에 '박근혜 대표 피습'이 쓰여있다.

오잉? 술 마시는 동안 뭔 일이????

택시아저씨 말로는 50대 쯤 되는 아저씨가 박근혜 얼굴에 10cm정도 상처를 냈다던데, 바로 그 아저씨가 서대문 경찰청에 있었나보다.

너무 놀라운 나머지 "어머어머, 어떻게 그런 일이!"라며 흥분하여 대꾸를 했다.

 

그 덕분으로 두런두런 택시아저씨와 대화할 분위기가 형성되었는데,

솔직히 이런 대화를 트게 되면 속으로는 '어떤 사안이라도 하나 잡아서 세상에 대한 얘기 한번 해봐야지'라고 마음 먹게 된다.(세상에 대한 얘기 들어봐야지 하고 맘 먹어야 하는데, 역시 지니야는 철도 없지)

 

이 와중에 불현듯 택시아저씨가 "노무현대통령 어떻게 생각해요?"라고 묻는다.

나는 순간 자연스럽게 "아 노무현이요?"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아저씨가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말한 걸 상기하고는

요즘 나처럼 젊은 사람이 일자리 구하기 넘 어렵다며 당연스럽게 "호칭없이 노무현이라고 나오네요"라고 둘러쳤다.

그리고는 나름 '옳다구나 '싶어 비정규법안 얘기도 슬쩍, FTA 얘기도 슬쩍 해봤는데,

왠 걸!

 

아저씨 역시 나를 의식하고 둘러치며 '노무현 대통령'의 호칭을 슬쩍 '노무현'이라고 낮추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겉으로 드러난 건 없지만 괜찮은 정치가 꽤 있다고 몇마디 한다. 주택의 경우 전세값이 실제 내렸다던가, 공직사회의 수직관계가 많이 유연해졌다던가...

 

생각해보니 박근혜부터 시작해서 노무현 타도라니...

이렇게 붙여놓으니 새파란 꼴보수주의자 맞네.

택시아저씨, 의지의 한국인이더만... 나름 친노 세력으로 만들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시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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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1 01:35 2006/05/21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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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olot 2006/05/21 23: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지난 17, 18일에 광주 취재 갔다가 남총련 학생들이 평택 사진 들고 학살자의 후예는 광주에 못온다며 박근혜 유세 방해하는걸 보고서. 학살자의 후예가 한나라당이 맞긴 한데 평택 사안이나 요즘 일들은 노무현이나 열당 책임이 더 크지 않냐고 물어봤더니...돌아온 대답인즉슨....


    조선일보 기자세요? 였어요 ㅠㅠ

  2. 조이 2006/05/22 04: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엣분~
    붉은 악마는 그럼 죄 빨갱이요?라고 되받아쳐주삼

  3. jineeya 2006/05/22 06: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molot/ㅋㅋ 그 엄청난 조선일보 기자가 되셨었군여?
    조이/글고 보니 그 택시아저씨, 붉은 악마 굉장히 싫어하던데... 다들 이상한 데 미쳐있다고. 아무래도 아저씨 의지에 내 의지가 압도된 듯..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