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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6/06/10 13:15

10일 MBC의 편성표. 공영방송이라더니 뉴스도 못 보겠네.

오~ 필승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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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0 13:15 2006/06/1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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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6/06/10 13:00

이상한 주다.

연 이틀동안 1년 내내 거의 없던 경조사가 쏟아졌다.

8일엔 친구 아이 돌잔치, 9일엔 노조조합원 부친상 장례식장.

 

9일 - 산 자를 위한 자리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쭌모]]님을 볼 수 있었는데, 언제나 인생이 쿨한 쭌모님은 이런 경조사 자리가 별로란다.

(밝혀도 괜찮은 거죠?^^;;; 미리 자진 신고(-.-)/ )

 

듣고 보니 나도 실은 경조사같은 행사를 별로 않좋아하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서 "가자!"라고 말을 들을 때 흥쾌히 발이 떨어진 적이 참 드물다. 주변엔 신심으로 경조사를 챙기는 사람들이 꼭! 있다. 결국 그런 사람들의 에너지에 이끌려(말려들어?^^) 그 자리에 가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뻔한 얘기를 하자면 사람 사는 게 다 그렇고 그런데, 그냥 잘 살고 잘 죽으면 좋은 것 아닌가 싶다. 아마도 나에겐 그닥 친하지도 얼굴도 못봤었던 사람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하거나 기뻐해줄 여력이 없어서 그런가보다.

 

그래도 이 자리가 (전적으로 나에게) 좋았던 점이 두가지 있다.

첫번째는 쭌모님을 만난 것일테고,

두번째는 조합원의 눈물.

이미 펑펑 울어버린 조합원의 퉁퉁 부운 눈을 마주치면서 손을 부여잡으니,

어느새 그녀의 눈가에 다시금 눈물이 쏟아진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울고 싶은 걸 꾹꾹 눌러 참는다.

'운다'

얼마나 오래전에 겪었던 경험인지? 

진심어린 그녀의 슬픔에 어느새 동화가 되어버린다.

물론 얼굴 한번 못본 조합원 아버님과 아무 상관이 없다.

 

이 자리도 곧 우리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와 마찬가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날 흩뿌려진 엄마의 눈물에도 불구하고 결국 수많은 우리 부모님의 인간 관계 확인과 그간 뿌린 돈을 추수하는 마음이 식의 대미를 장식했었다.

 

나 역시 이번 장례식을 그렇게 이용했다.

오랜만에 본 쭌모님과 조합원을 반가워하면서...

 

이거 완전히 산 자들의 심신 회복 택 같다.



8일 - 어른을 위한 자리

 

7일날 저녁에 친구 녀석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런데 왠지 목소리가 영 시원찮다.

'사는 게 힘들다'느니 하며 한숨 나올 듯, 그러나 나긋나긋하게 말을 건넨다.

워낙 조용하고 진중한 사람이라 '무슨 일 있는 거 아닐까'라며 걱정하기 시작했다.

왠지 만나야 할 것 같은 기분에 "내일은 시간 어때?"라고 말을 건네는 순간

내일이 바로 아이 돌잔치 있는 날이란다.^^;;

이것저것, 이 사람 저 사람 챙기다가 바로 전날 저녁 11시도 넘은 시간에

나를 빼먹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 친구, 왠만해선 그 시간에 남의 집에 전화 걸 성정이 아닌데다

전화로 어찌나 미안해하던지...

오랜 기간 전화를 못 건 내가 더 미안해지면서 여전히 수비범위 안에 끼워넣어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친구 아이 태어난지 일주일때인가 한번 봤으니까 거의 1년만에 얼굴 보는 거다.

솔직히 그 녀석 아들은 관심 밖이다. 이름도 모르겠다...-_-;;;

 

 

 

준비하는 자에겐 가는 자를 위한, 내 아이를 위한 누구나 하는 최선의 방식이겠지만

솔직히 요즘 경조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기쁘고 슬프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지 의심스럽다.

완전 목표 위반이다.

그래도 안 하면 이상한 기분마저 들게 되어버렸다. 뭔가 그닥 말끔하지 않은 끈으로 얼기설기 엮인 기분이다.

 

산 사람들이, 어른들이 잘 못 살아서 그런거 아닐까?

잘 못 사니까 맨날

'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죽은 자를 위한 자리, 어린이를 위한 자리를 자꾸 침범하고

산 자스럽게 어른스럽게 탈바꿈시켜버리지.

 

잘 살자.

경조사 때마다 너와 내가 친구였음을 확인한다는 게 좀 그렇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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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0 13:00 2006/06/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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